1장: 낡은 교회와 부서진 꿈낡은 교회의 지붕 위로 노을이 어스름히 내렸다. 금이 간 예배당 창문으로 빛이 스며들며 긴 복도를 오랜 세월처럼 비췄다. 교회의 관리인 이준혁은 묵묵히 바닥을 쓸고 있었다. 그의 손에는 닳아빠진 빗자루, 그의 눈에는 감정 없는 무표정이 드리워져 있었다.하지만 이 고요함을 깨뜨리는 소리가 있었다.“탁, 탁, 탁…”어디선가 농구공이 튕겨지는 소리였다.준혁의 손이 멈췄다. 그는 무언가에 이끌리듯 교회 뒤편으로 걸어 나갔다. 낡고 버려진 농구장. 과거의 자취가 남아 있는 그곳에 한 소녀가 서 있었다.작은 키에 불규칙한 움직임. 그녀는 농구공을 힘껏 튕겼지만 공은 금세 삐딱하게 굴러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녀의 눈빛은 포기하지 않겠다는 결기로 반짝였다.“거기서 뭐 하는 거야?”낯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