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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Literature)/한국 시 (Korean Poetry) 253

Poem) 백석, <고독>: 외로움과 성장의 길목에서

백석, 원문:나는 고독과 나라니 걸어간다희파람 호이 호이 불며교외로 풀밧 길의 이슬을 찬다.문득 녯일이 생각키움은 --- 그 시절이 조앗젓슴이라뒷산 솔밧 속에 늙은 무덤 하나밤마다 우리를 맛어 주엇지만 엇더냐!그 때 우리는 단 한번도무덤 속에 무엇이 무첫는가를 알라고 해본 적도 늣겨 본적도 업섯다.떡갈나무 숩에서 부형이가 울어도 겁나지 안엇다그 무렵 나는 인생의 제 일과를 질겁고 행복한 것으로 배웠섯다나는 고독과 나라니 걸어간다하늘 놉히 단장 홰홰 내두르며교외 풀밧 길의 이슬을 찬다---현대어 변환 시도: 나는 고독과 나란히 걸어간다희파람 호이 호이 불며교외로 풀밭 길의 이슬을 찬다.문득 옛일이 생각나는 것은 --- 그 시절이 좋았었음이라뒷산 솔밭 속에 늙은 무덤 하나밤마다 우리를 맞아 주었지만 어떠냐!..

Poem) 백석, <수박씨, 호박씨>: 평범함 속의 깊은 정서

백석, 원문:어진 사람이 많은 나라에 와서어진 사람의 즛을 어진 사람의 마음을 배워서수박씨 닦는 것을 호박씨 닦은 것을 입으로 앞니빨로 밝는다수박씨 호박씨를 입에 넣는 마음은참으로 철없고 어리석고 게으른 마음이나이것은 또 참으로 밝고 그윽하고 깊고 무거운 마음이라이 마음 안에 아득하니 오랜 세월이 아득하니 오랜 지헤가 또 아득하니 오랜 인정이 깃들인 것이다.태산의 구름도 황하의 물도 옛 님군의 땅과 나무의 덕도 이 마음안에 아득하니 뵈이는 것이다이 적고 가부엽고 갤족한 히고 깜안 씨가조용하니 또 도고하니 손에서 입으로 입에서 손으로 올으날이는 때벌에 우는 새소리도 듣고 싶고 거문고도 한 곡조 뜯고 싶고 한 오천말 남기고 함곡관도 넘어가고 싶고기쁨이 마음에 뜨는 때는 히고 깜안 씨를 앞니로 까서 잔나비가 ..

Poem) 백석, <월림장>: 산골 장터의 소박한 기쁨

백석, 원문:「자시동북팔십희천」의 표말이 선 곳 돌능와집에 소달구지에 싸리신에 옛날이 사는 장거리에 어니 근방 산천에서 덜걱이 껙껙 검방지게 운다초아흐레 장판에산 멧도야지 너구리가족 튀튀새 낫다또 가얌에 귀이리에 도토리묵 도토리범벅도 낫다나는 주먹다시 가튼 띨광이에 꿀보다도 달다는 강낭엿을 산다그리고 물이라도 들 듯이 샛노라티 샛노란 산골 마가을 벼테 눈이 시울도록 샛노라티 샛노란 햇기장쌀을 주물으며기장쌀은 기장찻떡이 조코 기장차랍이 조코 기장감주가 조코 그리고 기장쌀로 쑨 호박죽은 맛도 잇는 것을 생각하며 나는 기뿌다---현대어 변환 시도: '자시 동북 팔십 희천'이라는 이정표가 서 있는 곳돌로 쌓은 집들과 소가 끄는 달구지와 싸리나무 짚신이 있는, 옛날 그대로의 장터 거리에서어디 근처 산과 들에서는 ..

Poem) 백석, <팔원>: 식민지 조선의 차가운 아침, 소녀의 삶

백석, 원문:차디찬 아침인데묘향산행 승합자동차는 텅하니 비어서나이 어린 게집아이 하나가 오른다옛말속 가치 진진초록 새 조고리를 입고손잔등이 밧고랑처럼 몹시도 터젓다게집아이는 자성으로 간다고 하는데자성은 예서 삼백오십리 묘향산 백오십리묘향산 어디메서 삼촌이 산다고 한다새하야케 얼은 자동차 유리창 박게내지인 주재소장같은 어른과 어린아이들이 내임을 낸다게집아이는 운다 느끼며 운다텅 비인 차안 한 구석에서 어느 한 사람도 눈을 씻는다게집아이는 몃 해고 내지인 주재소장 집에서밥을 짓고 걸레를 치고 아이보개를 하면서이러케 추운 아침에도 손이 꽁꽁 얼어서찬물에 걸레를 첫슬 것이다 ---현대어 변환 시도: 차디찬 아침인데묘향산행 버스는 텅 비어 있어서어린 여자아이 하나가 탄다옛날 이야기 속 같은 진한 초록색 새 저고리..

Poem) 백석, <북신>: 거리와 향기, 그리고 역사적 회상

백석, 원문:거리에서는 모밀내가 낫다부처를 위하는 정갈한 노친네의 내음새 가튼 모밀내가 낫다어쩐지 향산부처님이 가까웁다는 거린데 국수집에서는 농짝 가튼 도야지를 잡어걸고 국수에 치는 도야지고기는 돗바늘 가튼 털이 드문드문 백엿다나는 이 털도 안 뽑은 도야지 고기를 물구럼이 바라보며또 털도 안 뽑는 고기를 시껌언 맨모밀국수에 언저서 한입에 꿀꺽 삼키는 사람들을 바라보며나는 문득 가슴에 뜨끈한 것을 느끼며소수림왕을 생각한다 광개토대왕을 생각한다 ---현대어 변환 시도:거리에서는 메밀 냄새가 좋다부처를 섬기는 정갈한 할머니의 냄새 같은 메밀 냄새가 좋다어쩐지 향산부처님이 가깝다는 거리인데, 국수집에서는 통나무 같은 돼지를 잡아 걸어놓고 국수에 넣는 돼지고기는 바늘 같은 털이 듬성듬성 박혀 있다나는 이 털도 뽑..

Poem) 백석, <머리카락>: 가족의 기억과 삶의 흔적

백석, 원문:큰마니야 네 머리카락엄매야 네 머리카락삼촌엄매야 네 머리카락머리 빗고 빗덥에서 꽁지는 머리카락큰마니야 엄매야 삼촌엄매야머리카락을 텅납새에 끼우는 것은큰마니 머리카락은 아릇간 텅납새에엄매 머리카락은 웃칸 텅남새에삼촌엄내머리카락도 웃칸 텅남새에텅납새에 끼우는 것은큰마니야 엄매야 삼촌엄매야일은 봄철 산너머 먼 데 해변에서 가무래기 오면힌가무래기 검가무래기 가무래기 사서 하리불에 구어 먹잔 말이로 구나큰마니야 엄매야 삼촌엄매야머리카락을 텅납새에 끼우는 것은구시월 황하두서 황하당세 오면막대심에 가는 세침 바늘이며 추월옥색 꼭두손이연분홍 물감도 사잔 말이로구나 ---현대어 변환 시도: 큰어머니야, 당신의 머리카락어머니야, 당신의 머리카락삼촌어머니야, 당신의 머리카락머리를 빗고 빗에서 빠지는 머리카락큰어..

Poem) 백석, <함남도안>: 고향의 쓸쓸함과 삶의 풍경

백석, 원문:고원선 종점인 이 적은 정거장엔그렇게도 우쭐대며 달가불시며 뛰어오던 뽕뽕차가가이없이 쓸쓸하니 우두머니 서 있다해빛이 초롱불 같이 히맑은데해정한 모래부리 플랱폼에선모두들 쩔쩔 끊른 구수한 귀이리차를 마신다칠성고기라는 고기의 쩜벙쩜벙 뛰노는 소리가쨋쨋하니 들려오는 호수까지는들죽이 한불 새까마니 익어가는 망연한 벌판을 지나가야 한다. ---현대어 변환 시도: 고원선 종점인 이 작은 정거장에는그렇게도 득의양양하며 기세 좋게 달려오던 기차(증기기관차)가끝없이 쓸쓸하게 멍하니 서 있다햇빛이 등불처럼 맑게 비치는데깨끗한 모래 플랫폼에서는모두들 펄펺 끓인 구수한 귀리차를 마신다칠성고기라는 물고기의 팔딱팔딱 뛰노는 소리가맑게 들려오는 호수까지는들죽이 한창 새까맣게 익어가는 망막한 벌판을 지나가야 한다. #..

Poem) 양태사(楊泰師), <야청도의성(夜聽擣衣聲)>: 밤에 다듬이 소리를 들으며 고향을 그리워하다

양태사(楊泰師), 원문:1야청도의성(夜聽擣衣聲) 2霜天月照夜河明 (상천월조야하명)3客子思歸別有情 (객자사귀별유정)4厭坐長霄愁欲死 (염좌장소수욕사)5忽聞隣女擣衣聲 (홀문린여도의성) 6서리 하늘 달 밝은데 은하수 빛나7이국땅 머무는 나그네 귀향 생각 깊도다8긴긴 밤 홀로 앉아 시름 이기지 못하는데9홀연 들리나니 이웃 아낙 다듬이 소리 10聲來斷續因風至 (성내단속인풍지)11夜久星低無暫止 (야구성저무잠지)12自從別國不相聞 (자종별국불상문)13今在他鄕聽相似 (금재타향청상사) 14바람결 따라서 끊일 듯 이어지며15별들이 기울도록 잠시도 멎지 않네16고국을 떠난 후로 저 소리 못 듣더니17먼 이역땅에서 그 소리 다시 듣네 18不知綵杵重將輕 (불지채저중장경)19不悉靑砧平不平 (불실청침평불평)20遙憐體弱多香汙 (요련..

Poem) 백석, <안동>: 이방 거리의 이국적 풍경과 그리움

백석, 원문:이방 거리는비 오듯 안개가 나리는 속에안개 가튼 비가 나리는 속에이방 거리는콩기름 쪼리는 내음새 속에섭누에 번디 삶는 내음새 속에이방 거리는 독기날 별으는 돌물네 소리 속에되광대 켜는 되양금 소리 속에손톱을 시펄하니 길우고 기나긴 창꽈쯔를 즐즐 끌고 시펏다만두꼭깔을 눌러쓰고 곰방대를 물고 가고 시펏다이왕이면 향내 노픈 취향리 돌배 움퍽움퍽 씹으며 머리채 츠렁츠렁 발굽을 차는 꾸냥과 가즈런히 쌍마차 몰아가고 시펏다. ---현대어 변환 시도: 이 고장 거리는비 오듯 안개가 내리는 속에안개 같은 비가 내리는 속에이 고장 거리는콩기름 지지는 냄새 속에누에고치 실 삶는 냄새 속에이 고장 거리는도깨비불 켜는 돌무더기 소리 속에되놈(광대) 타는 되양금 소리 속에손톱을 시원하게 길러서 기다란 창꽈쯔를 질질..

Poem) 백석, <동뇨부>: 어린 시절의 오줌과 추억의 풍경

백석, 원문:봄철날 한종일내 노곤하니 벌불 작난을 한 날 밤이면 으례히 싸개 동당을 지나는데 잘망하니 누어 싸는 오줌이 넙적다리를 흐르는 따끈 따끈한 맛 자리에 펑하니 괴이는 척척한 맛첫 녀름 일은 저녁을 해치우고 인간들이 모두 터 앞에 나와서 물외 포기에 당콩 포기에 오줌을 주는 때 터 앞에 밭마당에 샛길에 떠도는 오줌의 매캐한 재릿한 내음새긴 긴 겨울밤 인간들이 모두 한잠이 들은 재밤중에 나 혼자 일어나서 머리맡 쥐발 같은 새끼 오강에 한없이 누는 잘 매럽던 오줌의 사르릉 쪼로록 하는 소리그리고 또 엄매의 말엔 내가 아직 굳은 밥을 모르던 때 살갗 퍼런 망내고무가 잘도 받어 세수를 하였다는 내 오줌 빛은 이슬같이 샛맑앟기도 샛맑았다는 것이다. ---현대어 변환 시도: 봄날 하루 종일 나른하여 개구쟁이..

Poem) 백석, <박각시 오는 저녁>: 시골 저녁의 소박한 풍경과 그리움

백석, 원문:당콩밥에 가지 냉국의 저녁을 먹고 나서바가지꽃 하이얀 지붕에 박각시 주락시 붕붕 날아오면집은 안팎 문을 횅 하니 열젖기고인간들은 모두 뒷등성으로 올라 멍석자리를 하고 바람을 쐐이는데풀밭에는 어느새 하이얀 대림질 감들이 한불 널리고돌우래며 팟중이 산 옆이 들썩하니 울어 댄다.이리하여 한울에 별이 잔콩 마당 같고강낭밭에 이슬이 비 오듯 하는 밤이 된다. ---현대어 변환 시도: 팥밥에 가지 냉국으로 저녁을 먹고 나서박꽃이 하얀 지붕에 호랑나비들이 주르륵 윙윙 날아오면집은 안과 밖 문을 활짝 열어젖히고사람들은 모두 뒷동산으로 올라가 멍석을 깔고 바람을 쐬는데풀밭에는 어느새 하얀 나비들이 한 무리 흩어져 있고뻐꾸기며 두견새가 산 곁에서 요란하게 울어댄다.이렇게 하여 하늘에 별이 좁쌀 마당 같고강낭..

Poem) 백석, <멧새소리>: 얼어붙은 삶과 서러움의 노래

백석, 원문:첨아끝에 명태를 말린다명태는 꽁꽁 얼었다명태는 길다랗고 파리한 물고긴데꼬리에 길다란 고드름이 달렸다해는 저물고 날은 다가고 볓은 서러웁게 차갑다나도 길다랗고 다리한 명태다문 턱에 꽁꽁 얼어서가슴에 길다란 고드름이 달렸다 ---현대어 변환 시도: 처마 끝에 명태를 말린다명태는 꽁꽁 얼어 있다명태는 길고 말라빠진 생선인데꼬리에 긴 고드름이 달려 있다해는 지고 날씨는 추워지고 바람은 서럽도록 차갑다나도 길고 마른 명태와 같다문지방에 꽁꽁 얼어서가슴에 긴 고드름이 달려 있다 # perspectives 작가와 작품 분석 작가의 삶백석(白石, 1912~1996)은 평안북도 정주 출신의 대표적인 한국 현대 시인입니다. 본명은 백기행(白基行)으로, 일제강점기와 해방, 분단의 격동기를 살아갔습니다. 그의 ..

Poem) 백석, <가무래기의 낙>: 가난한 우정과 세상에 대한 유쾌한 저항

백석, 원문:가무락조개 난 뒷간거리에빗을 얻으려 나는 왔다빗이 안 되어 가는 탓에가무래기도 나도 모도 춥다추운 거리의 그도 추운 능당쪽을 걸어 가며내 마음은 웃줄댄다 그 무슨 기쁨에 웃줄댄다이 추운 세상의 한구석에맑고 가난한 친구가 하나 있어서내가 이렇게 추운 거리를 지나온걸얼마나 기뻐하며 락단하고그즈런히 손깍지벼개하고 누어서이 못된 놈의 세상을 크게 크게 욕할 것이다 ---현대어 변환 시도:가무락조개가 많이 나는 뒷골목에빗을 얻으려고 나는 왔다빗이 되지 않아서 가는 바람에가무래기도 나도 모두 춥다추운 거리의 그 역시 추운 언덕 쪽을 걸어가며내 마음은 웃음 짓는다 그 무슨 기쁨에 웃음 짓는다이 추운 세상의 한구석에맑고 가난한 친구가 하나 있어서내가 이렇게 추운 거리를 지나온 것을얼마나 기뻐하며 즐거워하고..

Poem) 백석, <꼴두기>: 자연과 인간의 슬픔이 교차하는 새벽의 풍경

백석, 원문:신새벽 들망에내가 좋아하는 꼴두기가 들었다갓 쓰고 사는 마음이 어진데새끼 그믈에 걸리는 건 어인일인가갈매기 날어온다.입으로 먹을 뿜는 건멫십 년 도를 닦어 퓌는 조환가앞뒤로 가기를 마음대로 하는 건손자의 병서도 읽은 것이다갈매기 쭝얼댄다그러나 시방 꼴두기는 배창에 너불어저 새 새끼 같은 울음을 우는 곁에서배ㅅ사람들의 언젠가 아훕이서 회를 처 먹고도 남어 한 깃씩 논아 가지고 갔다는 크디큰 꼴두기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슬프다갈매기 날어난다. ---현대어 변환 시도: 새벽녘 들그물에내가 좋아하는 꼴두기가 걸렸다갓을 쓰고 사는 마음이 어질건만작은 그물에 걸리는 것은 어찌된 일인가갈매기가 날아온다. 입으로 먹이를 뿜어내는 것은몇십 년 도를 닦아 터득한 조화인가앞뒤로 자유자재로 다니는 것은손자의 병..

Poem) 백석, <야우소회(夜雨小懷)>: 비 내리는 밤, 작은 그리움의 노래

백석, 원문:캄캄한 비 속에새빩안 달이 뜨고하이얀 꽃이 퓌고먼바루 개가 짖는 밤은어데서 물외 내음새 나는 밤이다캄캄한 비 속에새빩안 달이 뜨고하이얀 꽃이 퓌고먼바루 개가 짖고어데서 물외 내음새 나는 밤은나의 정다운 것들 가지 명태 노루 뫼추리 질동이 노랑나뷔 바구지꽃 모밀국수 남치마 자개집섹이 그리고 천희라는 이름이 한없이 그리워지는 밤이로구나 ---현대어 변환 시도: 캄캄한 비 속에서새빨간 달이 뜨고하얀 꽃이 피고먼 마을 개가 짖는 밤은어디선가 오이 냄새가 나는 밤이다 캄캄한 비 속에서새빨간 달이 뜨고하얀 꽃이 피고먼 마을 개가 짖고어디선가 오이 냄새가 나는 밤은나의 정다운 것들인 가지, 명태, 노루, 산새, 질그릇, 노란 나비, 봉숭아꽃, 메밀국수, 남색 치마, 자개로 만든 화장품 상자, 그리고 천희..

Poem) 백석, <남향>: 바다와 마을, 그리움의 풍경

백석, 원문:푸른 바다가의 하이얀 하이얀 길이다아이들은 늘늘히 청대나무 말을 몰고대모풍잠한 늙은이 또요 한마리를 드리우고 갔다.이 길이다얼마가서 감로같은 물이 솟는 마을 하이얀 회담벽에 옛적본의 장반시게를 걸어놓은 집 홀어미와 사는 물새같은 외딸의 혼사 말이 아즈랑이 같이 낀 곳은 ---현대어 변환 시도:푸른 바닷가의 하얀 하얀 길이다 아이들은 느릿느릿 푸른 대나무로 만든 말을 몰고 자라 등껍질로 만든 비녀를 꽂은 늙은이도 소 한 마리를 끌고 갔다. 이 길이다조금 가면 감로수 같은 물이 솟는 마을, 하얀 흙벽에 옛날 그림의 시계를 걸어놓은 집, 홀어머니와 사는 물새 같은 외동딸의 혼인 이야기가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는 곳은 # perspectives작가와 작품 분석 작가의 삶백석(白石, 1912~199..

Poem) 백석, <대산동>: 제비의 노래와 고향의 정서

백석, 원문:비얘고지 비얘고지는제비야 네 말이다저 건너 노루섬에 노루 없드란 말이지신미두 삼각산엔 가무래기만 나드란 말인지비얘고지 비얘고지는제비야 네 말이다푸른 바다 힌 한울이 좋기도 좋단 말이지해밝은 모래장변에 돌비 하나 섰단 말이지비얘고지 비애고지는제비야 네 말이다눈빩앵이 갈매기 발빩앵이 갈매기 가란 말이지승냥이처럼 우는 갈매기무서워 가란 말이지 ---현대어 변환 시도:비얘고지 비얘고지는제비야 네 말이다저 건너 노루섬에 노루 없다는 말이지신미두 삼각산엔 가무래기만 난다는 말인지비얘고지 비얘고지는제비야 네 말이다푸른 바다 흰 하늘이 좋기도 좋다는 말이지해 밝은 모래장변에 돌비 하나 섰다는 말이지비얘고지 비얘고지는제비야 네 말이다눈빛이 하얀 갈매기 발빛이 하얀 갈매기 가라는 말이지승냥이처럼 우는 갈매기..

Poem) 백석, <물계리>: 바닷가의 소리와 삶의 결

백석, 원문:물밑-이 세모래 닌함박은 콩조개만 일다.모래장변-바다가 널어놓고 못 믿없어 드나드는명수필을 짓구지 발뒤추으로 찢으면날과 씨는 모두 양금 줄이 되어짜랑짜랑 울었다 ---현대어 변환 시도: 물속 깊은 곳의 모래톱에 박혀있는 콩조개만이 살아있네.바다가 모래사장에 널어놓고 믿음 없이 오가는명수필을 갈기갈기 찢어내면날과 씨앗은 모두 비단 줄이 되어맑고 청아하게 울부짖었다. # perspectives 작가와 작품 분석 작가의 삶백석(白石, 본명 백기행)은 1912년 평안북도 정주에서 태어나 1996년까지 살았던 한국 현대시의 대표적 시인입니다. 그는 일제강점기와 해방, 분단의 시대를 거치며, 평안도와 함경도 등 북방의 풍경과 민중의 삶을 시로 담아냈습니다. 일본 유학 시절 모더니즘에 관심을 가졌고, ..

Poem) 백석, <내가 이렇게 외면하고>: 소박한 행복의 이유

백석, 원문:내가 이렇게 외면하고 거리를 걸어가는 것은 잠풍 날씨가너무나 좋은 탓이고가난한 동무가 새 구두를 신고 지나간 탓이고 언제나 꼭같은넥타이를 매고 곻은 사람을 사랑하는 탓이다내가 이렇게 외면하고 거리를 걸어가는 것은 또 내 많지 못한월급이 얼마나 고마운 탓이고이렇게 젊은 나이로 코밑수염도 길러보는 탓이고 그러고 어늬가난한 집 부엌으로 달재 생선을 진장에 꼿꼿이 짖인 것은맛도 있다는 말이 작고 들려오는 탓이다. ---현대어 변환 시도: 내가 이렇게 외면하고 거리를 걸어가는 것은 봄날 날씨가너무나 좋은 탓이고가난한 친구가 새 구두를 신고 지나간 탓이고 언제나 똑같은넥타이를 매고 곧은 사람을 사랑하는 탓이다내가 이렇게 외면하고 거리를 걸어가는 것은 또 내 많지 않은월급이 얼마나 고마운 탓이고이렇게 젊..

Poem) 백석, <내가 생각하는 것은>: 상실과 자기 성찰의 밤

백석, 원문:밖은 봄철날 따디기의 누굿하니 푹석한 밤이다거리에는 사람두 많이나서 흥성흥성 할것이다어쩐지 이 사람들과 친하니 싸단니고 싶은 밤이다그렇것만 나는 하이얀 자리우에서 마른 팔뚝의샛파란 피ㅅ대를 바라보며 나는 가난한 아버지를가진 것과 내가 오래 그려오든 처녀가 시집을 간 것과그렇게도 살튼하든 동무가 나를 벌인 일을 생각한다또 내가 아는 그 몸이 성하고 돈도 있는 사람들이즐거이 술을 먹으려 단닐 것과내손에는 신간서 하나도 없는 것과그리고 그 「아서라 세상사」라도 들을류성기도 없는 것을 생각한다그리고 이러한 생각이 내 눈가를 내 가슴가를뜨겁게 하는 것도 생각한다 ---현대어 변환 시도:밖은 봄날 저녁 따뜻하고 포근한 밤이다거리에는 사람도 많이 나와서 북적북적할 것이다왠지 이 사람들과 친하게 어울려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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