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감정의 미로연희는 회색빛으로 물든 도시의 공감 센터에 앉아 있었다. 그녀의 눈앞에서 빛나는 대형 홀로그램은 감정 시장의 실시간 데이터를 보여주고 있었다. "오늘의 글로벌 감정 지수: 73.5%." 이 숫자는 그날의 평균적인 행복감과 불안감을 혼합해 산출한 지표였다. 각 국가의 감정 랭킹은 주식 차트처럼 요동쳤다. 기쁨은 강세, 슬픔은 약세, 분노는 투기적 감정으로 분류되었다.연희의 손끝에 놓인 작은 옥돌은 감정 시장의 중심 기술, 그녀가 설계한 공감 시뮬레이터였다. 이 장치는 사용자의 감정을 실시간으로 디지털화하고, 필요에 따라 '교정'하거나 '증폭'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개인 치료용으로 개발했지만, 이제는 거대한 감정 거래 시스템의 핵심 기계가 되었다."연희 박사님." 조수가 다가왔다. "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