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장: 사라진 불꽃의 흔적황혼이 짙어지는 숲, 윤서와 수진은 마지막 단서를 좇아 깊은 어둠 속으로 발걸음을 내디뎠다. 그들이 걷는 길은 흔적이 거의 남지 않은 작은 오솔길이었다. 곳곳에 떨어진 나뭇잎과 물웅덩이가 그들의 발길을 무겁게 만들었다. 그러나 윤서의 손에 들린 지도가 희미한 빛을 반사하며 길잡이가 되어주었다.“저 끝에 무언가 보인다.” 수진이 손가락으로 나무들 사이를 가리켰다. 두 사람의 시선은 오랜 세월 동안 잊힌 듯한 낡은 제단으로 향했다.제단은 작고 단순했지만, 그 위에 놓인 유물은 금빛으로 빛나며 이상한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다. 윤서는 조심스럽게 다가가 손을 뻗었지만, 그 순간 땅이 흔들리고 거대한 바람이 일어났다. 바람 속에서 낮고 굵은 목소리가 들렸다.“여기에 누가 오는가? 이곳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