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장: 비밀의 열쇠윤서는 어둠 속에서 느껴지는 묘한 불안감을 떨치며 교문을 빠져나갔다. 그녀의 손끝에는 노트의 차가운 감촉이 남아 있었다. 노트 안에는 자신과 수진이 만든 새로운 시와 음악의 일부가 담겨 있었다. 그날 밤은 서울의 어둠이 더욱 깊어져 모든 것을 삼켜버릴 듯했다. 하지만 그녀의 가슴속에는 꺼지지 않는 작은 불씨가 있었다.길 한복판에서 윤서는 발길을 멈췄다. 익숙한 골목에 들어서자 그녀는 오랜 친구 도훈을 떠올렸다. 오빠처럼 의지했던 그는 독립운동에 가담한 이후 소식이 끊겼다. 그가 떠나기 전 남긴 말은 여전히 그녀의 머릿속에서 메아리쳤다."진실은 감춰질 수 없어. 우리의 목소리는 결국 모두에게 닿을 거야."윤서는 그 말을 되새기며 주머니 속에 든 열쇠를 꽉 쥐었다. 그것은 오래전 도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