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고원의 도전과 얼음 성소 북방의 끝없는 고원은 차가운 바람이 한순간도 쉬지 않고 몰아치는 황량한 곳이었다. 하늘은 뿌연 회색으로 내려앉아 있었고, 땅은 얼음과 바위가 뒤엉켜 끝없는 설원처럼 보였다. 이런 곳에서 사람은 목숨을 잃기 쉬웠지만, 한길수는 담담하게 발걸음을 내디뎠다. 그의 얼굴에는 얼음 조각이 달라붙어 얼룩져 있었고, 입술은 터져 말라 있었다. 하지만 입가에는 희미한 미소가 자리 잡고 있었다. “이봐, 이왕 얼어 죽을 거라면 제대로 된 눈싸움이라도 벌어져야 하는 거 아니야?” 그는 혼잣말을 하며 두터운 털옷 속에서 손을 빼냈다. 마치 누군가와 싸우기라도 할 것처럼 손에 눈을 모아 작은 공을 만들고는 멀리 던졌다. 그 작은 눈덩이는 바람에 휩쓸려 눈사태가 일어날 듯이 흩어져 사라졌다.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