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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내리는 2

Short story) 돌담길 끝에서 사랑을 말하다

돌담길 끝에서 사랑을 말하다> 1장: 말의 무게서울 한복판, 옛 정취가 깃든 돌담길. 현대의 빌딩 숲 사이에 자리 잡은 이곳은 마치 시간의 균열 속에 고스란히 멈춰선 듯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돌담 하나하나는 손길의 흔적이 담긴 도시의 기억이었다.윤채운은 돌담길을 따라 천천히 걸었다. 작은 메모장을 손에 쥐고, 그 안에 적힌 문장을 천천히 읊조렸다. "언어는 세상을 설명하기 위한 도구다. 하지만 과연 모든 감정을 설명할 수 있을까?"그의 목소리는 낮았고, 혼자 중얼거리는 모습은 마치 자기 자신과 싸우는 철학자 같았다.그는 오늘도 답을 찾고자 애썼다. 철학 연구자라는 타이틀이 붙어있었지만, 그것은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에서 비롯된 개인적 탐구에 지나지 않았다. 어릴 적 부모의 끊임없는 다툼 속에서 채운은 언어..

Short story) 비와 철학의 서점

비와 철학의 서점> 1장: 위기의 문우당비가 내리는 오후였다.낡은 철학 서점 **‘문우당’**의 창문을 타고 투명한 빗방울들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이윤은 카운터에 앉아 엎드린 채 펜을 쥐고 있었다. 테이블 위에는 손때 묻은 노트가 펼쳐져 있었지만, 오늘따라 아무런 단어도 적히지 않았다. 시를 쓰겠다는 욕심조차 비에 씻겨 내려가 버린 기분이었다.“비가 오는 날은 손님이 더 없네. 참 신기하지.”이윤이 고개를 들자, 문우당의 주인인 이종화 교수가 허공에 말을 던지고 있었다. 이종화 교수는 고색창연한 나무 선반 앞에 서 있었다. 낡은 철학서와 문학책들이 가지런히 꽂힌 그 선반은 시간이 멈춘 공간처럼 보였다. 마치 ‘여기서만큼은 어떤 변화도 허락되지 않는다’는 고집스러운 선언처럼.이윤은 기지개를 켜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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