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보, 해는 다리도 날개도 없이 / 日無脛又無翼 나는 듯 달리면서 조금도 쉬지 않고 / 胡爲劫劫飛走不少息 날이 가고 날이 오고 저물면 다시 아침 되어 / 日來日去暮復朝 나의 귀밑털 희게 하고 나의 얼굴 검게 하나 / 使我鬢髮如銀顔如墨 나는 동쪽 부상으로 달려가 뜨는 해 구경하고 / 吾欲東走扶桑看日上 서쪽 몽사로 가서 해지는 것도 볼 참이네 / 西入濛汜觀日匿 해 뜰 때에 금오를 잡아 땅바닥에 떨어뜨리고 / 日上時遮擁金烏拉翼墜 해질 때도 희화를 술에 잔뜩 취하도록 만들 참이네 / 日匿處牽挽羲和使沈醉 이렇게 하면 해도 그만 멈추고서 / 是時日未行 희화가 술에 깨고 금오가 날개가 나도록 기다리겠지 / 留待羲和醒酒烏生翅 삼백육십일을 삼천일로 일백 년을 일천 년으로 만들어서 / 三百六十日三千一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