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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 10

Poem) 백석, <절간의 소 이야기>: 인간보다 영(靈)한 소와 산사의 지혜

백석, 병이 들면 풀밭으로 가서 풀을 뜯는 소는인간(人間)보다 영(靈)해서 열 거름 안에제 병을 낳게할 약(藥)이 있는줄을 아ᇍ다고수양산(水陽山)의 어늬 오래된 절에서칠십(七十)이 넘은 로장은 이런 이야기를 하며치마자락의 산(山)나물을 추었다 # perspectives 작가와 작품 분석 작가의 삶백석(白石, 본명 백기행)은 1912년 평안북도 정주군에서 태어나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며 격동의 시대를 살았습니다. 오산학교에서 민족정신을 배웠고, 일본 유학 후 1935년 시인으로 등단했습니다. 그는 민족의 아픔과 고향의 정서를 시에 담아내며, 한국 현대시의 거장으로 불립니다. 백석은 일제강점기에도 친일시를 쓰지 않았고, 해방 후 월북하여 북한에서 생을 마감했습니다278. 작품의 정서, 상황, 시대적..

Poem) 백석, <머루밤>: 머루빛 그믐밤의 쓸쓸함과 기다림

백석, 원문:불을 끈 방안에 횃대의 하이얀 옷이 멀리 추울 것같이개방위로 말방울 소리가 들려온다문을 여ᇍ다 머루빛 밤한울에송이버슷의 내음새가 났다 # perspectives 작가와 작품 분석 작가의 삶백석(白石, 본명 백기행/백기연, 1912~1996)은 평안북도 정주 출생의 시인으로, 일제강점기와 해방기, 분단 이후 북한에서 활동한 대표적인 한국 현대시인입니다. 그는 평안도 방언과 고어, 토속어를 시어로 끌어들여 한국 시의 언어적 지평을 넓혔으며, 모더니즘적 감수성과 향토적 정서를 결합한 독특한 시세계를 구축했습니다. 일제강점기에는 일본 유학을 통해 모더니즘에 관심을 가졌고, 귀국 후 신문사와 학교 등에서 일하며 시 창작에 몰두했습니다. 해방 이후에는 북한에서 번역과 아동문학에도 힘썼으나, 정치적..

Poem) 백석, <산비>: 치열한 생명의 순간, 산속에서

백석, 원문:산뽕닢에 빗방울이 친다맷비들기가 니ᇍ다나무등걸에서 자벌기가 고개를 들었다멧비들기 켠을 본다 ---현대어 해석 시도: 산뽕나무 잎에 빗방울이 떨어진다.산비둘기가 날아오른다.나무 밑동에서 자벌레가 고개를 들었다.자벌레는 산비둘기 쪽을 바라본다. # perspectives 작가와 작품 분석작가의 삶백석(白石, 본명 백기연)은 1912년 평안북도 정주에서 태어나 일제강점기와 분단의 시대를 살았던 대표적인 한국 현대시인입니다. 일본 유학을 다녀온 후, 평안도의 자연과 서민적 삶을 시로 승화시켰으며, 해방 이후에는 북한에 남아 주로 번역과 아동문학에 힘썼습니다. 그의 삶은 이상과 현실, 분단의 비극 등 한국 현대사의 굴곡과 깊이 맞닿아 있습니다34. 작품의 정서, 상황, 시대적 배경는 백석의 대표..

Poem) 백석, <하답(夏沓)>: 여름 논, 아이들의 천진한 기억

백석, 원문:하답(夏沓)짝새가 발뿌리에서 닐은 논드렁에서아이들은 개구리의 뒷다리를 구어 먹었다.게구멍을 쑤시다 몰쿤하고 배암을 잡은 눞의피같은 물이끼에 해볓이 따그웠다.돌다리에 앉어 날버들치를 먹고 몸을 말리는아이들은 물총새가 되었다. ---현대어 변환 시도: 하답(夏沓) 뱁새가 발밑에서, 논두렁에서아이들은 개구리 뒷다리를 구워 먹었다.게구멍을 쑤시다가, 갑자기 뱀을 잡은 늪에서피처럼 붉은 물이끼에 햇볕이 따뜻하게 내리쬐었다.돌다리에 앉아 버들치를 먹고, 몸을 말리던아이들은 어느새 물총새가 되었다. # perspectives 작가와 작품 분석 작가의 삶백석(白石, 본명 백기행, 1912~1996)은 평안북도 정주에서 태어나 일제강점기와 해방, 분단을 모두 겪은 시인입니다. 오산고보와 일본 아오야마학원을..

Poem) 백석, <오리 망아지 토끼>: 유년의 풍경, 아버지와의 기억

백석, 원문:오리치를 놓으려 아배는 논으로 날여간 지 오래다오리는 동비탈에 그림자를 떨어트리며 날어가고 나는 동말랭이에서 강아지처럼 아배를 불으며 울다가시악이 나서는 등뒤 개울물에 아배의 신짝과 버선목과 대님오리를 모다 던저벌인다장날 아츰에 앞 행길로 엄지 딸어 지나가는 망아지를 내라고 나는 졸으면아배는 행길을 향해서 크다란 소리로-매지야 오나라-매지야 오나라새하려 가는 아배의 지게에 치워 나는 산으로 가며 토끼를 잡으리라고 생각한다맞구멍난 토끼굴을 아배와 내가 막어서면 언제나 토끼새끼는 내 다리 아레로 달어났다나는 서글퍼서 서글퍼서 울상을 한다 ---현대어 변환 시도: 오리 덫을 놓으러 아버지는 논으로 나가신 지 오래다.오리는 동쪽 비탈에 그림자를 드리우며 날아가고,나는 동쪽 언덕에서 강아지처럼 아..

Poem) 백석, <모닥불>: 평등과 공동체, 그리고 슬픈 역사

백석, 원문:새끼오리도 헌신짝도 소똥도 갓신창도 개니빠디도 너울쪽도 집검불도 가락닢도 머리카락도 헌겁조각도 막대꼬치도 기와장도 닭의 짗도 개털억도 타는 모닥불재당도 초시도 문장(門長)늙은이도 더부살이아이도 새사위도 갖사둔도 나그네도 주인도 할아버지도 손자도 붓장사도 땜쟁이도 큰개도 강아지도 모두 모닥불을 쪼인다모달불은 어려서 우리 할아버지가 어미아비 없는 서러운 아이로 불상하니도 몽둥발이가 된 슳븐 력사가 있다 ---현대어 변환 시도: 새끼줄도, 버려진 신발도, 소똥도, 신발 밑창도, 개 이빨도, 널빤지 조각도, 짚불도, 마른 나뭇잎도, 머리카락도, 낡은 천 조각도, 막대기도, 깨진 기와장도, 닭 깃털도, 개 털도 모두 모닥불에 탄다.육촌도, 초시(과거시험에 합격한 사람)도, 집안 어른도, 남의 집에..

Poem) 백석, <고방>: 고향의 기억, 가족의 온기

백석, 원문: 낡은 질동이에는 갈 줄 모르는 늙은 집난이같이 송구떡이 오래도록 남어 있었다오지항아리에는 삼춘이 밥보다 좋아하는 찹쌀탁주가 있어서참춘의 임내를 내어 가며 나와 사춘은 시큼털털한 술을 자도 채어 먹었다제삿날이면 귀먹어리 할아버지가예서 왕밤을 밝고 싸리 꼬치에 두부 산적을 께었다손자아이들이 파리 떼같이 뫃이면 곰의 발 같은 손을 언제나 내어 둘렀다구석의 나무 말쿠지에 할아버지가 삼는 소신 같은 집신이 둑둑이 걸리어도 있었다녯말이 사는 컴컴한 고방의 쌀독 뒤에서 나는 저녁끼 때에 불으는 소리를 듣고도 못 들은 척하였다. ---현대어 변환 시도: 낡은 질그릇에는 떠날 줄 모르는 늙은 딸처럼 송기떡이 오래도록 남아 있었다.오지 항아리에는 삼촌이 밥보다 더 좋아하는 찹쌀 막걸리가 있어서삼촌의 술 ..

Poem) 백석, <통영(統營)>: 첫사랑, 항구, 그리고 잃어버린 시간

Poem) 백석, 녯날엔 통제사(統制使)가 있어다는 낡은 항구(港口)의 처녀들에겐 녯날이 가지 않은 천희(千姬)라는 이름이 많다미억오리같이 말라서 굴껍지처럼 말없이 사랑하다 죽는다는이 천희(千姬)의 하나를 나는 어늬 오랜 객주(客主)집의 생선가시가 있는 마루방에서 맞났다저문 유월(六月)의 바다가에선 조개도 울을 저녁 소라방등이 붉으레한 뜰에 김냄새나는 실비가 날였다 ---현대어로 변환 시도: 옛날에는 통제사가 있었다는 오래된 항구의 처녀들 가운데는아직도 옛날이 지나지 않은 ‘천희’라는 이름이 많은 편이다.미역오리처럼 마르고, 굴껍질처럼 말없이 사랑하다 죽는다는이 천희 중 한 명을 나는 어느 오래된 객주집(여관)의생선가시가 있는 마루방에서 만났다.해가 저문 6월의 바닷가에서는 조개도 우는 저녁,소라껍데기로..

Poem) 백석, <나와 지렝이>: 생명과 소외의 시선

백석, 내 지렝이는커서 구렁이가 되었읍니다.천년동안만 밤마다 흙에 물을 주면 그 흙이 지렝이가 되었읍니다.장마지면 비와 같이 하눌에서 날여왔읍니다.뒤에 붕어와 농다리의 미끼가 되었읍니다.내 리과책에서는 암컷과 숫컷이 있어서 색기를 나헛습니다.지렝이의 눈이 보고 싶읍니다.지렝이의 밥과 집이 부럽습니다. # perspectives 작가와 작품 분석 작가의 삶백석(白石, 1912~1996)은 일제강점기와 해방, 분단의 시대를 살았던 대표적인 한국 현대시인입니다. 평안북도 정주 출신으로, 유년 시절의 자연과 농촌 풍경, 그리고 소박한 민중의 삶을 시에 담아냈습니다. 그의 시는 토속적 언어와 서정적 정서, 그리고 시대의 아픔을 섬세하게 그려내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작품의 정서, 상황, 시대적 배경는 백석 특유의..

Poem) 백석, <비>: 고향의 냄새와 그리움

백석, 아카시아들이 언제 힌 두레방석을 깔었나어디로 부터 물쿤 개비린내가 온다 # perspectives 작가와 작품 분석 작가의 삶백석(본명: 백기행, 1912~1996)은 일제강점기와 해방, 분단의 시대를 살아간 한국의 대표적인 시인입니다. 평안북도 정주 출신으로, 고향의 풍경과 서민의 삶을 따뜻하고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이 많습니다. 백석은 시에서 방언과 토속어를 적극적으로 사용해 한국어의 아름다움을 잘 드러냈습니다. 작품의 정서, 상황, 시대적 배경는 비가 내리는 고향의 풍경을 담담하게 그린 시입니다. 아카시아 꽃이 흰 두레방석처럼 깔린 마을, 그리고 비가 내리며 퍼지는 개비린내(개울이나 강에서 나는 비릿한 냄새)는 고향의 정취와 함께, 그리움과 쓸쓸함을 자아냅니다. 이 시는 일제강점기 이후 혼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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