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우리들의 소소한 추억은서는 운동장의 끝에 서서 바람을 맞았다. 졸업식 준비로 친구들이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이 보였다. 왁자지껄한 웃음소리와 들뜬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려왔다.은서는 그런 소란스러움을 한 발짝 떨어진 자리에서 바라보고 있었다. 손에는 언제나처럼 작은 공책이 들려 있었다. 친구들과의 마지막 시간이 될지 모르는 이 순간들을 기억해두고 싶었다.멀리서 지윤의 목소리가 들렸다.“은서야! 거기 서서 뭐해? 얼른 와!”지윤은 운동장 한가운데에서 은서를 손짓으로 부르고 있었다. 그녀의 밝은 미소는 마치 태양처럼 반짝였다.은서는 걸음을 옮기며 미소를 지었다. “도와줄 거라도 있어?”“도와줄 건 당연히 있지! 의자 정리, 그리고 민혁 잡기.”“민혁?” 은서가 고개를 갸웃거렸다.지윤은 고개를 돌려 운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