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1/01 2

Short story) 시간의 문양

1장. 시간의 균열서울의 한옥마을은 늘 고요한 오후를 품고 있었다. 초겨울의 냉랭한 공기가 공중에 맴돌고, 나무로 된 대문들은 미동도 없이 닫혀 있었다. 윤도현은 노트북 가방을 한쪽 어깨에 걸치고 천천히 골목길을 걸었다. 오늘도 야근이었다. 연구소에서 쏟아지는 프로젝트와 끝없는 보고서들이 그의 머릿속을 채우고 있었다.그는 두 눈을 반쯤 감은 채 걸었다. "오늘도... 별다를 것 없겠지." 그때였다.왼쪽에 위치한 오래된 한옥에서 희미한 빛이 새어나왔다. 처음에는 그냥 옆집의 전등 빛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빛의 흔들림은 마치 살아 있는 생명처럼 출렁였다. 도현은 무심히 지나치려다, 무언가 이상함을 느끼고 멈춰 섰다."뭐야...? 전등이 아니잖아."도현은 한옥 대문 쪽으로 다가갔다. 대문은 굳게 닫혀 있었지만..

Poem) 이상, <삼차각설계도 - 선에 관한 각서 5>

이상,  사람은광선보다도빠르게달아나면사람은광선을보는가, 사람은광선을본다, 연령의진공(眞空)에있어서두번결혼한다, 세번결혼하는가, 사람은광선보다도빠르게달아나라.미래로달아나서과거를본다, 과거로달아나서미래를보는가, 미래로달아나는것은과거로달아나는것과동일한것도아니고미래로달아나는것이과거로달아나는것이다. 확대하는우주를우려하는자여, 과거에살으라, 광선보다도빠르게미래로달아나라.사람은다시한번나를맞이한다, 사람은보다젊은나에게적어도상봉한다, 사람은세번나를맞이한다, 사람은젊은나에게적어도 상봉한다, 사람은적의(適宜)하게기다리라, 그리고파우스트를즐기거라, 메피스토펠레스는나에게있는것도아니고나이다.속도를조절하는날사람은나를모은다, 무수한나는말[譚]하지아니한다, 무수한과거를경청하는현재를과거로하는것은불원간이다, 자꾸만반복되는과거, 무수한과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