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무적격자하늘은 잿빛 구름으로 덮여 있었고, 공기는 마치 오래된 폐기물처럼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도시의 변두리, '외곽지'라 불리는 이곳은 자원이 배급되지 않는 무적격자들의 터전이었다. 여기는 생존자라는 말보다 '잔류자'라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곳이었다.마르코는 철제 상자와 낡은 천 조각으로 만든 임시 거처에서 깨어났다. 어제의 허기를 오늘로 이어받은 그의 몸은 기운 없이 축 늘어져 있었다. 그는 가방에서 마지막 남은 단백질 캡슐을 꺼내 쪼개며 자신을 달랬다. 그것마저도 이웃 소년에게서 훔친 것이었다. "누이 엘레나였다면 날 비난했겠지," 그는 스스로 중얼거렸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양심이 사치였다. 생존의 투쟁변두리는 무질서한 야생이었다. 자원 배분 시스템에서 제외된 무적격자들은 서로의 생존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