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장: "푸른 해원으로의 초대" - 나폴리에서 시작된 여정 은희는 나폴리 중앙역에 도착하자마자 자신의 여행가방에서 노트 하나를 꺼내들었다. 유치환의 '깃발'이 적힌 그 노트는 이미 수십 번을 읽어 귀퉁이가 접혀있었다. "이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 그녀는 중얼거리다 멈췄다. 왜 하필 나폴리일까? 스무 살의 문학도가 선택한 이 도시는 너무나도 멀고, 더없이 낯설었다. "시뇨리나! 택시 타실래요?" 귀에 익숙하지 않은 이탈리아어가 날아들었다. 은희는 고개를 저었다. 구글 맵으로 찾아본 호스텔까지는 걸어갈 수 있는 거리였다. 그녀는 이어폰을 꽂고 걷기 시작했다. 첫 발걸음부터 나폴리는 은희의 상상과 달랐다. 인스타그램에서 본 낭만적인 골목길 대신, 그래피티로 뒤덮인 지저분한 벽과 귀청이 터질 듯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