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전, <피역가(避疫歌)>
## 원문:
1
避疫歌(피역가)
2
고기 여 換酒야 一杯一杯 自酌니
3
功名 富貴 볼을소냐 醉 興이 건들야
4
興德을 도라보니 쟈금도 쟈글시고
5
丈夫身을 어 두리 四海 다 보랴고
6
이 馬首 내다를 제 이 몸을 둘러보니 우리 집 나이라
7
堂上의 老親 잇고 膝下의 阿孩 나
8
千里 밧긔 번 놀면 萬般 家事를 눌 미들고
9
疏遠손 우리 門中 孤單키로 가이 업
10
從行間이 언마뇨 四寸 나 이로다
11
慙愧다 朋知들아 才士之名 可笑로다
12
이 初試 져 初試 이 내 가 다 녹난
13
이 及第 져 及第 이 내 가 다 타난
14
讀書萬卷 무엇리 堯舜郡民 부질업다
15
詩山이 죠타거 春米야 다라니
16
淸沙 白石 가 길회 楚江流水 閑暇롭다
17
簫簫笛竹 風動니 뭇 風流의 소로다
18
烏貂구 버서내여 雙(쌍) 져 사라 니
19
紫衣使令 밧비 나와 官家 라 禁止
20
長袖 披拂고 邑內로 지낼 적의
21
淸歌 一曲 碧空(벽공) 소 玉手纖纖 佳人이라
22
戱蝶狂心 입건마 男兒身의 不關가
23
七寶山을 건너보고 古縣內로 자가니
24
草樹山林 深陰 溪水潺潺 多情다
25
崔孤雲의 노던 터 千秋萬歲 依然다
26
伽倻山의 月白고 五柳亭의 風淸이라
27
千尺 玉龍 고뷔고뷔 玉杯 몇 번 띄었던고
28
西山 松栢 鬱蒼 金門 名墓 有名커날
29
나조 點心 全忘고 落日杖策 올라가니
30
龍蟠虎踞 죠흘시고 子孫되기 그소냐
31
靑山 日色 조차 려 새올 마 구버보니
32
渭陽 風度 죠흘시고 竹林凄凉 淸秋로다
33
斥斥손 後進이야 孔子 釋氏 抱送이라
34
蒼蒼雲樹 져 東邨은 講學기 有名커날
35
冊을 끼고 治裝야 西河降帳 라보니 거룩도 거룩다
36
萬人 和氣 一團이라 同儕 둘너보니
37
玉雪 靑袍 져 아야 凡常 아 아니로다
38
春服 임의 이러거 沂水의 가 沐浴고
39
江山 죠키 이러커든 人物나기 그룰소냐
40
奇異손 이 先生은 疫患조차 아냐고
41
西神 四方 遍熾니 接足 바히 업
42
山房이 죠컨마 곳곳마다 못 가건
43
東邨으로 經過야 靈川으로 가랴 니
44
一年 同苦 뉘라 고 光山 再從 이로다
45
無兄 無弟 無自身은 이 몸을 일넛던고
46
思家 步月 淸宵立은 이 몸을 일넛도다
47
太行山의 瞻雲고 望子峰의 眼花리라
## <피역가(避疫歌)> 현대어 번역:
고기 낚아 술과 바꿔 한 잔 한 잔 자작하니 부귀공명 부럽겠나, 취한 흥이 거나하여 흥덕 고을 돌아보니 작기도 작을시고.
장부의 몸 어디 둘까, 온 세상을 다 보려도 말머리 내달을 제 이내 몸을 둘러보니, 우리 집엔 나뿐이라.
당상에는 노친 있고, 슬하에 아이 하나 천 리 밖에 한 번 놀자 하면 집안의 여러 일은 뉘 믿을까.
가까운 이 하나 없는 우리 문중 외롭기가 끝이 없네, 사촌은 몇 명인가.
사촌이 하나뿐이다. 부끄럽다 친구들아 재주 있는 선비라고 우습구나, 이 초시 저 초시에 이내 가슴 다 녹는 듯 이 급제 저 급제에 이내 가슴 다 타는 듯 독서 만 권 무엇하리, 요순 백성 부질없다.
시산이 좋다 하여 쌀을 찧어 출발하니 맑은 모래 흰 돌들이 깔린 길에 초강에 물 흐르니 한가하구나.
쓸쓸한 대 피리 바람에 들려오니 뭇 풍류의 소리로다.
담비 갖옷 벗어내어 한 쌍 피리 사려 하니 고기 낚아 술과 바꿔 한 잔 한 잔 자작하니 부귀공명 부럽겠나, 취한 흥이 거나하여 흥덕 고을 돌아보니 작기도 작을시고.
장부의 몸 어디 둘까, 온 세상을 다 보려도 말머리 내달을 제 이내 몸을 둘러보니, 우리 집엔 나뿐이라.
당상에는 노친 있고, 슬하에 아이 하나 천 리 밖에 한 번 놀자 하면 집안의 여러 일은 뉘 믿을까.
가까운 이 하나 없는 우리 문중 외롭기가 끝이 없네, 사촌은 몇 명인가.
사촌이 하나뿐이다. 부끄럽다 친구들아 재주 있는 선비라고 우습구나, 이 초시 저 초시에 이내 가슴 다 녹는 듯 이 급제 저 급제에 이내 가슴 다 타는 듯 독서 만 권 무엇하리, 요순 백성 부질없다.
시산이 좋다 하여 쌀을 찧어 출발하니 맑은 모래 흰 돌들이 깔린 길에 초강에 물 흐르니 한가하구나.
쓸쓸한 대 피리 바람에 들려오니 뭇 풍류의 소리로다.
담비 갖옷 벗어내어 한 쌍 피리 사려 하니 창창한 구름 속의 저 동촌은 학문하기 유명하다 하였거늘 책을 끼고 여행을 준비하니 서하에 장막을 내리는 듯 바라보니 거룩함도 거룩하다.
모든 사람 화목한 기운이 한 무리라.
동제를 둘러보니 백옥 같은 푸른 도포 입은 저 아이야 범상한 아이가 아니로다.
봄옷 이미 입었으니 기수에서 목욕하고 강산 좋기 이렇거든 인물 나기 그를 소냐.
기이할 손 이 선생은 마마조차 아니 나나.
사방으로 마마가 왕성하니 발 디딜 땅 전혀 없네.
산속 집이 좋건마는 곳곳마다 못가겠네.
동촌을 지나쳐서 영천으로 가려 하니 한 해 같이 고생하기 누가 할까.
광산 김씨 육촌 형제 뿐이로다.
형이 없고 아우 없는 외로운 몸 이내 몸을 일렀던가.
집 그리워 달빛 밟고 밝은 밤에 서성임은 이내 몸을 일렀도다.
태항산에서 구름을 우러르니 망자봉이 눈앞에 어른어른 하는구나.
# perspectives
시 분석 및 정보
시인 프로필
황전(黃㙱, 1495-1566)은 조선 중기의 문신이자 시인입니다. 본관은 장수(長水)이고, 자는 자화(子華)입니다. 1519년(중종 14) 별시문과에 급제하여 관직에 올랐으며, 여러 관직을 거쳐 대사간, 대사성 등을 역임했습니다1.
시의 창작 배경
<피역가>는 1533년(중종 28) 황전이 38세 때 지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당시 전국적으로 역병이 유행하여 많은 사람들이 피난을 갔는데, 황전도 이를 피해 여행을 떠나면서 지은 시입니다1.
역사적 및 문화적 배경
시의 역사적 배경
16세기 조선 중기는 잦은 역병의 유행으로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던 시기였습니다. 특히 1533년에는 전국적으로 심각한 역병이 돌아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배층과 지식인들은 역병을 피해 안전한 곳으로 피난을 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1.
당시 한국인의 관점에서 본 해석
당시 사람들에게 역병은 두려움의 대상이었지만, 동시에 자연의 섭리로 받아들이는 경향도 있었습니다. 황전의 시에서도 역병을 피해 떠나는 여정을 통해 인생의 무상함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노래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1.
현대 한국인의 관점에서 본 해석
현대 한국인들은 이 시를 통해 과거 역병 시대의 모습과 현재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비교하며 공감할 수 있습니다. 또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자연과 인생을 관조하는 시인의 태도에서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습니다1.
영향력 분석
이 시가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
<피역가>는 현대인들에게 역경 속에서도 삶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즐길 줄 아는 태도의 중요성을 일깨워줍니다. 또한 가족과 친구의 소중함, 자연과의 교감을 통한 위안 등 보편적 가치를 전달합니다1.
이 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통찰
-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긍정적인 마음가짐의 중요성
- 자연과의 교감을 통한 정신적 위안
- 인생의 무상함과 순간의 소중함에 대한 깨달음
- 가족과 친구 등 인간관계의 중요성1
이 시가 현실 세계를 반영하는 방식
<피역가>는 16세기 조선의 역병 상황과 그에 대처하는 지식인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동시에 인간의 보편적인 감정과 고뇌를 담아내어 시대를 초월한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1.
추가 정보
핵심 용어 설명
- 피역(避疫): 역병을 피함
- 자작(自酌): 스스로 술을 따라 마심
- 초시(初試): 과거 시험의 첫 단계
- 급제(及第): 과거 시험에 합격함
- 요순(堯舜): 중국 고대의 이상적인 성군1
시 제목의 의미
"피역가(避疫歌)"는 "역병을 피해 떠나는 노래"라는 뜻입니다. '避(피할 피)', '疫(역병 역)', '歌(노래 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1.
시에 나온 지역들의 역사적인 사건들
- 흥덕(興德): 충청북도 음성군에 있던 고을로, 조선 시대에 여러 문인들이 방문하여 시를 남겼습니다.
- 초강(楚江): 중국 초나라를 흐르는 강으로, 문학작품에서 자주 등장하는 풍류의 공간입니다.
- 가야산(伽倻山): 경상남도와 경상북도에 걸쳐 있는 산으로, 많은 시인들이 찾아 시를 지었습니다.
- 서하(西河): 중국 산서성에 있는 강으로, 문인들의 모임 장소로 유명했습니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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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03 - [문학 (Literature)] - List) 기행가사 목록: 시대의 반영과 감정의 표현
List) 기행가사 목록: 시대의 반영과 감정의 표현
기행가사 목록 일부 :백광홍, , 1556년정철, , 1580년조우인, , 1617년경조우인, , 1623년경송주석, , 1675년작자미상, , 1694년박권, , 1695년노명선, , 1698년경권섭, , 1704년위세직, , 1707년 이전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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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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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ewmoun.tistory.com/1218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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