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Writing)/짧은 이야기 (Short story with AI)

Short story) 살구나무의 날개

sosohantry 2024. 12. 23. 19:27

<살구나무의 날개>

 

1장: 내전의 그림자

혼란은 갑작스러웠다.
지우는 새벽부터 이어진 긴 진료를 마치고 병원의 낡은 복도를 걸어가고 있었다. 밖에서는 총성과 비명이 간헐적으로 들려왔고, 곳곳에서 타오르는 불빛이 병원 창문을 통해 붉게 스며들었다.

외곽의 작은 병원이었지만, 난민들과 부상자들로 가득 찬 병원은 이미 통제 불가능한 상태였다. 의료진은 턱없이 부족했고, 들어오는 환자들은 하루가 다르게 늘어났다.

“지우, 수술실 쪽 좀 도와줘!”
간호사 민정이 절박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지우는 피로를 떨치고 달려갔다. 수술대 위에는 중년 남자가 심각한 총상을 입은 채 놓여 있었다.

“지금 상태로는 수혈이 필수예요. 하지만…”
민정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병원에는 수혈에 필요한 혈액이 거의 남아있지 않았다.

“방법이 없으면 만들어야죠.”
지우는 자신도 놀랄 만큼 단호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의사로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했다. 그러나 그는 알고 있었다. 이 남자를 살릴 확률은 희박하다는 것을.

밖에서 군화 소리가 병원 문 쪽으로 다가왔다. 계엄군이었다.

“병원장님 계세요? 여기 환자 명단을 제출해 주세요.”
목소리는 딱딱하고 냉담했다. 이들은 환자들이 누구인지, 어디에서 왔는지 알고 싶어 했다. 지우는 긴장감에 숨을 죽였다. 그 순간 병원장 이병호가 나섰다.

“이곳은 병원입니다. 환자의 생명을 보호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지, 그들의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아닙니다.”
“명령입니다. 협조하지 않으면 병원을 폐쇄하겠습니다.”

지우는 병원장의 단호한 말투를 들으며 다시 수술대 위로 시선을 돌렸다. 사람을 살리는 일과 이를 방해하는 현실 사이에서 오는 무력감이 가슴을 짓눌렀다.

그날 밤, 지우는 병원 뒤뜰의 살구나무 아래를 찾았다. 거기에는 어린 소녀가 앉아 있었다. 그녀의 이름은 소라였다.

“아저씨, 나비 본 적 있어요?”
소라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며 물었다.

지우는 어리둥절했지만 그녀의 표정을 보며 무언가 묘한 평화를 느꼈다. 그녀의 손에는 작은 살구 열매가 쥐어져 있었다.

“여기엔 나비가 없을 거야. 너무 멀리 와버렸거든.”
소라의 목소리는 슬펐지만 어딘가 단단한 믿음이 담겨 있었다.


 

2장: 병원으로의 탈출

병원의 새벽은 고요해야 했지만, 그날은 아니었다.
난민들과 환자들의 숨죽인 속삭임, 간호사들의 발걸음, 그리고 어디선가 울리는 경고음 같은 총성이 혼란스러운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지우는 멍하니 병원 복도를 바라보다가 문득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내부에서 누군가 정보를 유출했어.”
한주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손에 작은 쪽지를 쥐고 있었다. 계엄군이 작성한 명단이었다. 병원에 머무르는 난민과 환자 중 계엄군이 ‘위험 인물’로 간주한 사람들이었다. 그중에는 아이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어떻게 해야 하죠?”
지우는 초조하게 물었다. 한주는 굳은 표정으로 병원장 이병호를 쳐다보았다.

“병원을 떠나는 수밖에 없겠군.”
이병호는 짧게 말하며 서둘러 대책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병원의 긴장

유진은 병원 외곽의 임시 막사에 있었다. 그의 부하들이 병원 정문에 배치된 지 벌써 몇 시간이 지났지만, 그는 여전히 불편한 마음을 떨칠 수 없었다.

“부대장님, 이 병원 사람들은 명령에 따르지 않습니다.”
부하 병사 중 한 명이 보고했다. 그는 병원의 명단을 압수해 계엄군 본부로 보내려는 작전을 고수하고 있었다.

유진은 명단을 바라보며 말없이 고민에 잠겼다. 그는 자신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왜 이곳에 있는지를 되묻고 있었다. 그 순간 소라의 말이 머릿속을 스쳤다.
“나비는 언젠가 돌아가야 해요. 떠날 곳이 있잖아요.”

그녀의 말은 단순했지만, 이상하리만치 마음속 깊은 곳을 찔렀다.


소라와 나비

지우는 병원 뒤뜰의 살구나무 아래로 갔다. 그곳에는 여전히 소라가 있었다. 그녀는 어린 난민들과 함께 앉아 나비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나비는 처음엔 작고 약하지만, 날아오르면 아무도 멈출 수 없대.”
소라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아이들은 진지하게 그녀의 이야기를 들었다. 지우는 그녀를 바라보며 작고 여린 소녀가 이토록 많은 사람에게 힘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그 순간, 병원 안으로 계엄군이 들이닥쳤다. 병사들이 복도를 점령하며 사람들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여기 위험 인물들이 있다는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명단에 있는 사람들을 넘기세요.”
유진이 천천히 병원장에게 다가가 말했다. 이병호는 그를 똑바로 쳐다보며 단호하게 말했다.

“이 병원은 생명을 지키는 곳입니다. 당신들이 생명을 빼앗는다면, 우리와 적이 되는 겁니다.”


탈출 작전

계엄군의 압박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병호는 한주와 지우에게 명령을 내렸다.

“난민들과 환자들을 탈출시킬 준비를 하세요. 우리가 시간을 벌겠습니다.”

한주는 병원의 낡은 후문을 열었다. 그곳은 오랫동안 사용되지 않았지만, 병원을 떠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다. 지우는 소라를 포함한 아이들과 난민들을 이끌며 후문 쪽으로 이동했다.

“소라, 나를 따라와.”
지우는 조심스럽게 그녀의 손을 잡았다. 소라는 고개를 끄덕이며 뒤를 따랐다.

하지만 탈출은 쉽지 않았다. 병원의 내부 정보가 이미 계엄군에 누설되었고, 병사들이 후문 쪽으로 접근하고 있었다.

“멈춰!”
뒤에서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렸다. 지우는 멈칫하며 뒤를 돌아보았다. 그곳에는 유진이 있었다.


갈등과 선택

유진은 소총을 들고 지우와 난민들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의 표정은 복잡했고, 눈빛은 흔들리고 있었다.

“난민들을 데리고 나가려고 했나?”
유진이 물었다. 지우는 대답 대신 굳게 그를 바라보았다.

“이 아이들을 그냥 둘 수는 없습니다.”
지우가 말했다. 유진은 한동안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천천히 소총을 내렸다.

“5분. 내가 막을 수 있는 건 그 정도뿐이야.”
유진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지우는 그를 의심스럽게 쳐다봤지만, 그의 말이 진심임을 느꼈다. 그는 고개를 끄덕이고 소라와 난민들을 데리고 서둘러 후문을 빠져나갔다.


 

3장: 나비를 기다리는 소녀


소라는 지우의 손을 붙잡고 병원의 후문을 빠져나왔다. 한주는 그들을 뒤따르며 마지막 환자들이 안전하게 탈출하도록 돕고 있었다. 어두운 숲으로 들어서자 긴장감이 가득한 공기가 주변을 휘감았다.

“모두 조용히 따라오세요. 여기서 우릴 쫓는 사람이 많을 거예요.”
한주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단호했다. 지우는 소라를 바라보며 속으로 다짐했다. "이 아이는 절대로 잃지 않겠다."


숲속에서의 희망

숲속에 자리 잡은 작은 캠프는 도망친 난민들이 잠시 숨을 돌릴 수 있는 임시 피난처였다. 피곤에 찌든 얼굴들 사이에서 소라는 조용히 나비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여기에도 나비가 있을까?”
소라는 나지막이 말하며 아이들을 바라봤다. 그녀는 작은 가지를 손에 쥐고 나뭇잎에 무언가를 그리기 시작했다.

“나비는 바람을 타고 멀리 날아가. 우리가 여기서 나비를 기다리면, 우리도 언젠가 날 수 있을 거야.”

지우는 멀리서 그 광경을 보며 묘한 안도감을 느꼈다. 소라는 단순히 환자나 난민이 아니었다. 그녀는 이 절망 속에서 사람들에게 살아갈 이유를 만들어주고 있었다.


병원에서의 갈등

병원에서는 유진이 남아 있었다. 그는 후문에서 난민들이 탈출하는 것을 보며 부하 병사들에게 시간을 끌었다.

“부대장님, 지금 뭐 하시는 겁니까?”
부하 병사가 그의 명령에 혼란스러워하며 물었다. 유진은 대답하지 않고 병원 복도로 걸어갔다.

병원장 이병호는 그의 모습을 보고 차가운 눈빛으로 말했다.
“왜 아직 여기 있습니까? 명령을 수행하러 온 거 아닙니까?”

유진은 잠시 침묵하다가 말했다.
“이 병원이 뭐길래 당신은 그렇게까지 지키려고 하는 겁니까?”

“이 병원은 단순한 건물이 아닙니다. 이곳은 인간성이 살아남는 마지막 성소입니다. 당신도 그걸 알 테지요.”
이병호의 목소리는 흔들리지 않았지만, 유진은 그의 말이 단순한 이상론이 아님을 느꼈다.

유진은 천천히 병원을 둘러보았다. 낡은 침대, 깨진 유리창,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자를 돌보는 의료진들. 그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나는 여기에 왜 있는가?"


소라의 메시지

한편, 숲속에서 소라는 지우와 함께 작은 불씨를 지피고 있었다. 그녀는 불빛에 비친 나뭇잎 그림자를 바라보며 말했다.
“나비는 아픈 날개로도 날아갈 수 있어요. 다만 기다려야 해요.”

지우는 그녀의 말을 들으며 자신이 얼마나 이 소녀에게 기대고 있는지를 깨달았다. 그녀는 모든 것을 잃고도 희망을 잃지 않는 힘이 있었다.

“소라, 왜 나비를 그렇게 기다려?”
지우가 물었다.

소라는 잠시 침묵하더니 대답했다.
“엄마랑 아빠가 나비를 보면 내가 잘 있을 거라고 생각할 거예요. 그러니까 나도 나비를 봐야 해요. 그래야 우리 다시 만날 수 있으니까.”

지우는 소라의 말에 마음이 저릿했다. 그 순간, 멀리서 희미하게 군화 소리가 들려왔다.


계엄군의 추격

한주는 사람들을 서둘러 움직이게 했다.
“놈들이 우리를 찾은 것 같아. 어서 숲을 빠져나가야 해.”

지우는 소라를 안고 숲의 더 깊은 곳으로 향했다. 아이들과 난민들이 흩어지는 동안, 한주는 후미에 남아 시간을 벌기로 결심했다.

“당신은 꼭 아이들을 데리고 안전한 곳으로 가요.”
한주는 지우에게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자신이 떠나지 않을 것임을 암시하고 있었다.


병원의 변화

병원으로 돌아온 유진은 부하 병사들과 상부의 지시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소라와 나눈 대화와 이병호의 말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그는 병원의 의료진을 설득해 협력의 새로운 방식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그 순간 그는 더 이상 병원과 계엄군 사이에 끼어 있는 사람이 아니라, 병원을 지키기 위한 결단을 내릴 준비가 되었다.


 

4장: 계엄군과 병원의 충돌


병원 안의 공기는 살얼음처럼 차가웠다. 계엄군의 무장 병사들이 병원 복도를 점령하고 있었다. 유진은 병원장의 사무실에 서서 상부의 지시서를 손에 들고 있었다.

"병원의 중립지대 선언은 승인되지 않는다. 명단에 포함된 환자들을 넘기고, 협조를 거부할 시 강제 철거를 시행할 것이다."

유진은 긴장된 표정으로 그 문구를 바라봤다. 이명처럼 상부의 목소리가 머릿속을 맴돌았다.
“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군법에 따라 처벌받을 것이다.”

그는 깊은 숨을 내쉬며 문을 열었다. 복도에 서 있던 부하 병사들이 긴장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부대장님, 언제 철수 명령을 내리십니까?”
병사들 중 한 명이 물었다.

유진은 고개를 들어 병원 건물을 천천히 훑었다. 낡고 침묵에 잠긴 병원이었지만, 그 안에서 환자와 의료진의 생명이 숨 쉬고 있었다.

“우리는 아직 이곳에 있어야 한다.”
유진의 목소리는 단호했지만, 병사들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숲속의 희생

한주는 숲의 어둠 속에서 계엄군의 추격을 막기 위해 최후의 선택을 하고 있었다. 그는 오래된 나무에 숨겨둔 작은 폭약을 꺼내들었다. 그것은 병원의 정비실에서 몰래 챙겨온 비상용 장치였다.

“놈들이 이 길로 오면, 더 이상 여기까지 오지 못하게 해야 해.”
그는 숲의 좁은 경로에 폭약을 설치하며 중얼거렸다.

멀리서 군화 소리와 무선 교신음이 들려왔다. 한주는 잠시 멈춰 서서 숨을 골랐다. 그는 문득 병원에서 처음 일하던 날이 떠올랐다. 당시 그에게 병원이란 생명을 지키는 단순한 직장이었지만, 이제 그것은 자신의 신념과 다르지 않은 것이 되었다.

“이 길이 닫히면, 그들은 안전할 거야.”
그는 마지막으로 폭약의 스위치를 눌렀다.

거대한 폭음이 숲을 가르며 울려 퍼졌다. 계엄군의 병사들이 당황하며 물러섰고, 한주는 잔해 속으로 사라졌다.


병원의 저항

병원 안에서 긴장이 최고조로 달했다. 유진은 계엄군 상부와의 마지막 통신을 무시하고, 병원의 중립을 지키기 위해 결단을 내렸다.

“이 병원은 이제부터 계엄군의 명령을 거부한다. 병사들에게 철수 명령을 내리겠다.”
그는 무전기를 꺼내 부하 병사들에게 말했다.

“부대장님, 상부의 명령은 절대적입니다. 그걸 어기면…”
부하 병사 중 한 명이 망설이며 말했다. 그러나 유진의 단호한 표정은 흔들리지 않았다.

“우리는 이곳을 보호해야 한다. 여긴 전쟁터가 아니라 생명을 살리는 곳이다. 상부가 원한다면, 나를 징계하면 된다.”

유진의 결단은 병원 내부의 분위기를 바꿔놓았다. 의료진과 환자들 사이에 작은 희망의 기운이 피어올랐다.


소라의 역할

한편, 숲에서 탈출한 소라는 여전히 주변 아이들과 난민들에게 희망을 나누고 있었다. 그녀는 손에 작은 나뭇잎을 들고 그 위에 나비를 그렸다.

“나비는 여기서 날아가겠지만, 우리도 나중에 함께 날아갈 수 있어.”
소라는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녀의 말은 단순했지만, 아이들의 눈빛에 작은 불꽃을 피웠다.

지우는 멀리서 그녀를 바라보며 생각했다. “이 아이가 우리가 잃지 말아야 할 이유야.”


결정적 충돌

계엄군 본부는 유진의 결정을 알게 되자 병원 철거를 위해 병사들을 다시 보내기로 했다. 병원으로 향하는 군용 차량들이 밤하늘을 가르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병원 내부에서 유진과 이병호는 마지막 방어 계획을 논의하고 있었다.
“철거 병력이 오고 있다면 우리는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요?”
지우가 물었다.

“모든 것은 시간이 걸릴 겁니다. 중요한 건 우리가 끝까지 이곳을 지키겠다는 겁니다.”
이병호가 답했다.


 

5장: 유진의 결단


병원의 새벽은 유난히 조용했다. 하지만 유진은 복도 끝에서 들려오는 작은 소리에 신경이 곤두섰다. 어두운 창문 밖에서는 병원으로 향하는 계엄군의 차량 행렬이 보였다. 상부에서 보낸 명령서와 병력을 무시한 그의 선택이 이제 실질적인 결과를 초래할 순간이었다.

그는 사무실로 돌아와 무전기를 들었다. 부하 병사들이 여전히 병원 내에서 그의 명령을 따르고 있었지만, 더 이상 지연할 수는 없었다.

“모든 병사들에게 알린다. 우리는 병원을 방어하지 않는다. 그러나 환자와 의료진에 대한 공격은 막는다.”
그의 목소리는 낮고 단호했다.

“이게 당신의 결론입니까?”
뒤에서 병원의 의료진 중 한 명이 물었다. 유진은 잠시 멈췄다. 그는 계엄군의 부대장이었지만, 이곳에서 그는 그저 생명을 지키기 위해 갈등하는 인간일 뿐이었다.

“우리는 이 병원을 지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곳이 전쟁터로 변할 것이다.”
그의 말은 병원장의 깊은 한숨과 함께 묵직하게 흩어졌다.


숲속에서의 변화

한주의 희생으로 계엄군의 추격을 막은 숲속의 난민들은 잠시 숨을 돌릴 수 있었다. 그러나 이 평화는 길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소라는 작은 불빛 아래에서 아이들과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그녀의 나뭇잎에 그려진 나비는 아이들에게 작은 희망을 가져다주었지만, 지우의 눈에는 깊은 고민이 담겨 있었다.

“우리는 여기서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까요?”
지우는 낮은 목소리로 한숨을 내쉬며 스스로에게 물었다. 그는 한주가 자신을 위해 희생했다는 사실을 마음속에서 지울 수 없었다.

그때 소라가 나뭇잎을 들고 지우에게 다가왔다.
“아저씨도 나비를 기다릴 수 있어요. 그러면 다 괜찮아질 거예요.”

소라의 순수한 말은 지우를 멈칫하게 했다. 그는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며 작은 미소를 지었다.

“그래, 나도 기다릴게. 나비가 올 때까지.”


병원의 최후 방어

계엄군의 병력은 병원 정문으로 밀려들었다. 무장 병사들이 진입 준비를 하고 있었고, 유진은 이 상황을 끝낼 방법을 고민하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부하 병사들에게 마지막 명령을 내렸다.

“어떤 경우에도, 병원 내부로 무기를 들고 들어가지 않는다.”

병사들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상부에서 파견된 병력은 그의 명령을 무시할 가능성이 높았다.


소라의 선택

숲에서 지우와 난민들을 지키던 소라는 갑자기 눈을 번쩍이며 일어섰다.
“저희, 병원으로 가야 해요.”

“뭐라고?”
지우는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저희가 병원에 있으면, 아무도 나쁜 일을 못 할 거예요. 사람들이 서로를 지킬 거니까요.”

지우는 한동안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결심했다.
“좋아, 우리 돌아가자.”


유진의 결단

병원의 입구에서 유진은 병원장 이병호와 마지막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당신이 끝까지 이곳을 지킬 용기가 있다니 대단하군요.”

“이 병원은 우리 모두를 지키는 곳입니다. 당신도 그 사실을 알지 않습니까?”
이병호의 말에 유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 순간, 숲에서 소라와 지우가 병원으로 돌아왔다. 소라가 병원 입구로 뛰어가며 외쳤다.
“여긴 사람을 지키는 곳이에요! 아무도 다치게 하면 안 돼요!”

소녀의 목소리는 병원 안팎에 울려 퍼졌다. 계엄군 병사들조차 잠시 멈칫하며 그녀를 바라봤다.

유진은 이 순간이 마지막 기회임을 깨달았다. 그는 무기를 내려놓고 병사들에게 명령했다.
“철수한다. 병원을 중립지대로 선언한다.”


 

6장: 희생의 대가


병원 안은 정적 속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었다. 계엄군의 철수 명령이 떨어졌지만, 병원 내부와 외부 모두가 그 결정을 완전히 신뢰하지 못했다.

유진은 계엄군 병력 일부가 여전히 병원 주변을 감시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상부의 명령을 거스른 자신의 결단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그도 알 수 없었다.

“우리는 아직 끝난 게 아닙니다.”
병원장 이병호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강렬했다.


숲으로부터의 귀환

숲에서 돌아온 소라와 지우는 병원 입구에 도착했다. 소라의 발걸음은 가벼웠지만, 지우는 무거운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소라, 정말 괜찮겠니?”
지우가 물었다.

소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여긴 나비가 머물 곳이에요. 나비는 나쁜 사람들이 다가오지 못하게 막아줄 거예요.”

그녀의 대답은 간단했지만, 지우는 그 안에 담긴 굳은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


한주의 부재

한주가 남긴 흔적은 병원 곳곳에 남아 있었다. 숲에서의 희생은 많은 난민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했지만, 병원 내부에서는 그의 빈자리가 선명했다.

간호사 민정은 한주의 책상을 정리하며 눈물을 삼켰다. 그가 마지막으로 남긴 쪽지에는 짧은 말이 적혀 있었다.
“우리가 이기는 방법은 끝까지 버티는 것.”

이병호는 쪽지를 천천히 접으며 말했다.
“한주는 우리 모두에게 큰 빚을 남겼습니다. 이제 우리가 갚아야 할 때입니다.”


계엄군의 내부 갈등

병원 철수 명령을 따르지 않은 일부 계엄군 병사들이 내부 불화를 일으키기 시작했다. 유진의 부하들 중 한 명이 그를 찾아왔다.

“부대장님, 상부에서 당신의 결정에 대해 조사팀을 보낼 겁니다.”
병사는 그의 표정에서 염려를 감추지 못했다.

유진은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내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다. 병원은 생명을 살리는 곳이다. 전쟁터가 아니다.”

그러나 그는 알았다. 상부의 압박이 병원에 다시 닥칠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라는 것을.


소라의 희생적 제안

그날 밤, 소라는 병원의 작은 살구나무 아래에 앉아 있었다. 그녀의 작은 손에는 나뭇잎 위에 그려진 나비가 들려 있었다.

“소라, 왜 여기에 혼자 있어?”
지우가 다가와 물었다.

소라는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지켜야 하니까요. 여기가 안전하다는 걸 사람들이 믿게 해야 해요.”

지우는 소라의 말을 듣고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너는 아직 어린아인데, 그런 걸 신경 쓸 필요가 없어.”

그러나 소라는 단호히 대답했다.
“저는 나비를 기다리고 있어요. 나비가 여길 떠날 때까지, 여기 있는 모두가 안전하게 날아갈 수 있도록.”


병원의 충돌

다음 날 새벽, 병원 외곽에서 다시 군용 차량의 소리가 들려왔다. 상부에서 보낸 조사팀이었다. 그들은 병원의 중립 지위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통보를 전달하며 철거 명령을 강행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 병원은 생명을 지키는 곳입니다. 당신들이 그것을 부정한다면, 전 세계에 당신들의 만행이 드러날 겁니다.”
이병호는 강경히 말했다.

그러나 군사들은 주저하지 않았다. 그들이 병원으로 진입하려는 순간, 한 소녀가 문 앞에 나타났다.

소라였다.


소라의 마지막 선택

소라는 병원의 정문에 서서 계엄군 병사들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여기엔 아픈 사람들이 있어요. 아무도 다치면 안 돼요.”

그녀의 목소리는 떨림이 없었다. 어린 소녀의 단호한 태도에 병사들은 잠시 멈칫했다.

유진은 병원의 계단 위에서 그 장면을 지켜보며 입술을 깨물었다.
“소라야, 돌아와.”
그는 낮게 속삭였지만, 그녀는 들리지 않는 것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희생의 여운

계엄군 병사들이 당황한 사이, 소라는 조용히 나뭇잎에 그려진 나비를 하늘로 날렸다.

“나비는 떠난 곳에 생명을 남겨요.”
소라의 마지막 말은 바람에 실려 병원 전체에 울려 퍼졌다.

잠시 후, 총성이 울렸다.


 

7장: 소라의 마지막 메시지


병원의 시간은 멈춘 듯 고요했다.
소라의 말과 함께 울린 총성은 병원 안팎의 모든 사람들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지우는 비명을 지르며 병원 입구로 달려갔다. 살구나무 아래에 쓰러진 소라의 모습이 보였다.

“소라! 안 돼!”
지우는 무릎을 꿇고 그녀를 품에 안았다. 소라는 나비를 바라보며 희미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아저씨… 나비가… 날고 있어요.”
소라의 목소리는 가늘고 힘이 없었다. 그녀의 손에서 떨어진 나뭇잎에는 작은 나비 그림이 있었다.

“소라, 조금만 버텨. 내가… 내가 너를 살릴 거야.”
지우는 절박하게 외쳤지만, 그녀의 눈은 이미 감겨가고 있었다.


병원의 침묵

계엄군 병사들도 멈춰 섰다. 병원의 문 앞에 쓰러진 소녀와 그녀를 품에 안은 의사의 모습은 그 누구도 쉽게 바라볼 수 없었다.

유진은 병원의 계단에서 그 장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손은 떨렸고, 총성이 울린 순간부터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이건… 끝내야 한다.”
그는 중얼거리며 천천히 병원 앞으로 걸어 나갔다.


유진의 결단

유진은 계엄군 병사들 앞에 서서 소라의 작은 몸을 가리키며 외쳤다.
“이것이 당신들이 보호해야 할 평화인가? 우리가 지키려는 미래가 이것인가?”

그의 목소리는 분노와 슬픔으로 떨렸다. 병사들 중 몇몇은 고개를 떨구었고, 더 이상 명령을 기다리지 않았다.

“모두 철수한다. 지금 당장.”
유진은 단호히 명령했다.

계엄군 병사들은 잠시 머뭇거렸지만, 유진의 눈빛을 보며 더 이상 저항하지 않았다. 그들은 병원의 문을 뒤로하고 천천히 물러났다.


소라의 메시지

지우는 소라의 마지막 숨결을 느끼며 눈물을 흘렸다. 그녀의 손에는 여전히 나뭇잎이 쥐어져 있었다.

“아저씨, 나비는… 여기 남을 거예요.”
소라의 목소리는 점점 희미해졌고, 그녀의 손이 힘없이 떨어졌다.

병원 안의 사람들은 그녀의 희생 앞에서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환자들과 의료진, 그리고 난민들 모두가 그녀를 둘러싸고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병원장 이병호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이 아이는 우리 모두의 생명을 구했습니다. 그녀가 남긴 것은 희망입니다.”


계엄군의 철수

유진의 결단 이후, 병원은 다시 조용한 성소로 돌아갔다. 계엄군은 철수 명령을 받고 병원을 떠났고, 병원은 공식적으로 중립지대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소라의 빈자리는 누구도 채울 수 없었다. 그녀가 남긴 작은 나뭇잎과 나비 그림은 병원 로비 한쪽에 조용히 보관되었다.


지우의 변화

소라를 잃은 지우는 깊은 슬픔에 잠겼지만, 그녀의 마지막 말이 그를 붙잡아 주었다.
“나비는 떠난 곳에 생명을 남겨요.”

지우는 의사로서 새로운 다짐을 했다. 더 이상 자신을 무력감에 빠뜨리지 않겠다고, 자신의 손으로 생명을 지키겠다고.


병원의 새로운 시작

소라의 희생 이후, 병원은 단순히 치료 공간을 넘어 희망의 상징이 되었다. 내전으로 지친 사람들은 이곳을 마지막 피난처로 여겼고, 병원의 의료진은 그들을 맞이하며 치유를 이어갔다.

살구나무는 여전히 병원 뒤뜰에서 흔들리고 있었다. 그 위로 작은 나비 한 마리가 날아올랐다.


 

8장: 새로운 날개


병원은 다시 조용한 생명의 성소가 되었다. 그러나 소라의 부재는 병원 곳곳에 묻어 있었다. 그녀의 목소리, 웃음소리, 그리고 나뭇잎에 그린 나비의 흔적은 여전히 사람들의 가슴속에 남아 있었다.

살구나무 아래에서 이병호는 소녀의 마지막 흔적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의료진들과 환자들, 난민들을 살피며 마음속으로 그녀의 희생을 떠올렸다.

“우리는 이곳을 지켜냈지만, 이제부터 더 많은 것을 지켜야 합니다.”
병원장은 의료진 앞에서 짧은 연설을 했다. 그의 말은 단순했지만, 그 안에는 깊은 다짐이 담겨 있었다.


유진의 새로운 길

계엄군이 철수한 뒤, 유진은 자신의 미래를 고민했다. 그는 병원 계단에 앉아 하늘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계엄군 부대장으로서의 삶은 끝이 났다. 그는 더 이상 명령을 따르기 위해 존재하지 않았다.

“이제 무엇을 할 겁니까?”
지우가 다가와 물었다.

유진은 잠시 망설이다가 대답했다.
“여기서 남은 사람들을 돕고 싶다. 내가 지키지 못한 것들을 다시 세우고 싶어.”

지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그럼 이제 의사보다 더 중요한 사람이 되겠군요. 사람들의 삶을 진짜로 바꾸는 사람.”

유진은 그 말을 가슴 깊이 새겼다. 그는 병원의 일원으로 남아 사람들을 돕기로 결심했다.


소라가 남긴 것

병원 로비 한편에는 소라의 작은 유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나뭇잎 위에 그려진 나비, 그녀가 들고 다니던 작은 살구 열매, 그리고 환자들에게 나누어주던 작은 그림들.

난민 중 한 아이가 그 앞에서 서서 말했다.
“소라 언니는 나비처럼 됐어요. 언니가 하늘에서 우리를 보고 있을 거예요.”

그 말은 병원에 있던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 소라의 희생은 단순히 슬픔이 아니라, 새로운 희망의 시작이었다.


지우의 새로운 결의

지우는 병원 뒤뜰에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살구나무 위로 한 마리의 나비가 날아오르고 있었다. 그는 소라의 마지막 말을 떠올렸다.
“나비는 떠난 곳에 생명을 남겨요.”

그는 자신이 의사로서 해야 할 일을 분명히 깨달았다.
“소라가 남긴 생명, 내가 끝까지 지켜야 해.”

그는 병원의 환자들과 난민들을 더 이상 절망 속에 두지 않기로 다짐했다.


병원의 새로운 날개

병원은 계엄 해제 이후, 내전의 상처를 입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희망의 중심이 되었다. 더 이상 폭력과 두려움이 아니라, 사람들을 치유하고 재건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이병호는 지역 주민들과 난민들, 그리고 의료진 모두를 병원의 일부로 받아들였다. 병원은 단순한 의료 시설이 아닌, 새로운 공동체로 거듭났다.


소라의 나비

살구나무 아래에 있는 소녀의 기억은 병원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희망을 주었다. 나비는 다시 병원 주변에서 날아다니기 시작했고, 그 작은 날갯짓은 세상에 변화가 시작되었음을 알리고 있었다.

유진은 병원 정문 앞에서 작은 나비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 아이가 옳았어. 나비는 진짜로 생명을 남겼어.”

지우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우리에게 날개를 줬지.”


마지막 장면

병원 뒤뜰의 살구나무 위로 수많은 나비들이 날아올랐다. 그 아래에서는 사람들이 서로 웃으며 손을 맞잡고 있었다. 병원은 더 이상 내전의 상처로 얼룩진 곳이 아니라, 새로운 날개의 시작점이 되었다.

하늘 높이 떠오른 나비들은 자유와 희망, 그리고 생명을 상징하며 멀리 날아갔다.


“나비는 떠난 곳에 생명을 남겨요.”
소라의 마지막 말은 하늘로 울려 퍼지며 이야기를 끝맺었다.


완결: 살구나무의 날개

소라의 희생과 병원의 사람들은 폭력과 절망을 넘어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냈다. 이야기는 끝났지만, 그들의 날갯짓은 계속될 것이다.

 

 

끝.


살구나무의 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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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sosohantry.tistory.com/entry/Poem-윤동주-병원

 

Poem) 윤동주, <병원>

윤동주,  살구나무 그늘로 얼굴을 가리고, 병원 뒤뜰에 누워, 젊은 여자가 흰 옷 아래로 하얀 다리를 드러내 놓고 일광욕을 한다.한나절이 기울도록 가슴을 앓는다는 이 여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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