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분다. 차갑고 매서운 바람이 이 작은 방을 뒤흔들었다. 나는 그 안에서 이불을 머리끝까지 덮고도 떨고 있었다. 바람 소리가 문틈과 창문을 요란하게 때리며 마치 나에게도 문을 열라고 하는 듯 들렸다. 그러나 나는 문을 열 생각이 없었다. 아니, 문을 열 힘조차 없었다. 몇 번이나 창문을 닫으려 했지만, 그 창문은 끝내 닫히지 않았다. 마치 내 인생처럼. 닫혀야 할 것이 닫히지 않고, 무엇인가 끊임없이 빠져나가고 있었다. 그 빈틈을 막을 수 없다는 사실이 나를 더 초조하게 만들었다. 나는 침대에 몸을 웅크린 채 몇 날 며칠을 그렇게 지냈다. 마을 끝자락의 이 작은 방, 목수가 빌려준 이 방은 그야말로 나의 마지막 안식처였다. 하지만 안식처라기보다는 고립된 섬에 가까웠다. 나는 여기서 나를 지키려 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