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19 11

Short story) 랜덤워크로 걸어온 월스트리트: 한순간의 예측이 아니라, 평생의 여정을 위한 투자 레슨

1. 월스트리트와 첫 번째 도전 월스트리트에 처음 발을 내딛었을 때, 나는 마치 새로운 세계에 들어선 것 같았다. 이곳은 내가 이전에 경험했던 그 어떤 곳과도 달랐다. 거대한 빌딩들이 하늘을 찌를 듯 서 있었고, 그 속에서 사람들이 끊임없이 움직이며 수익을 쫓고 있었다. 모두가 바쁘게 걸음을 옮기고 있었고, 그들의 얼굴에는 결의와 열망이 가득했다. 그들 속에서 나도 자연스레 그 분위기에 휩쓸렸다. 처음엔 너무나도 흥분됐다. 주식 시장이 이렇게 활기차고, 내가 그 안에서 돈을 벌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나를 들뜨게 만들었다. 내 눈앞의 차트는 마치 게임판처럼 보였고, 내가 조금만 분석하면 승리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차트는 나에게 분명 어떤 규칙을 속삭이고 있었다. 선이 꺾이고 올라가는 패턴이 있었고, ..

Short story) 강남의 차가운 밤 속, 라이엇게임즈 기획자의 우연한 거미와의 만남에서 비롯된 깊은 슬픔과 연민

1. 강남의 밤, 피곤한 기획자의 하루 강남은 언제나처럼 붐비고 있었다. 화려한 네온사인과 반짝이는 빌딩의 창문들, 그리고 도로를 가득 메운 자동차들. 모든 게 빠르게 움직였고, 모든 사람들은 바쁘게 걸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들 속에서 고립된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나는 그들을 스쳐 지나가면서, 마치 내가 그들의 삶과는 전혀 상관없는 별개의 존재인 것처럼 느꼈다. “아, 또 이렇게 하루가 지나가네.” 나는 한숨을 쉬며 발걸음을 옮겼다. 라이엇게임즈의 회의실에서 막 벗어나 나온 나는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향했다. 오늘도 똑같은 하루였다. 회의는 끝이 없었고, 새로운 프로젝트는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에너지를 요구했다. 아이디어는 끊임없이 떠올라야 했고, 그 압박감 속에서 나는 조금..

Poem) 백석, <수라>

거미 새끼 하나 방바닥에 나린 것을 나는 아무 생각 없이 문밖으로 쓸어 버린다. 차디찬 밤이다.  어니젠가 새끼 거미 쓸려 나간 곳에 큰 거미가 왔다 나는 가슴이 짜릿하다 나는 또 큰 거미를 쓸어 문밖으로 버리며 찬 밖이라도 새끼 있는 데로 가라고 하며 서러워한다  이렇게 해서 아린 가슴이 싹기도 전이다. 어데서 좁쌀알만 한 알에서 가제 깨인 듯한 발이 채 서지도 못한 무척 작은 새끼 거미가 이번엔 큰 거미 없어진 곳으로 와서 아물거린다 나는 가슴이 메이는 듯하다 내 손에 오르기라도 하라고 나는 손을 내어 미나 분명히 울고불고할 이 작은 것은 나를 무서우이 달어나 버리며 나를 서럽게 한다. 나는 이 작은 것을 고 보드러운 종이에 받어 또 문밖으로 버리며 이것의 엄마와 누나나 형이 가까이 이것의 걱정을 하..

Short story) 주식 투자에서 사랑까지: 한강변에서 함께한 밤과 인생의 기회, 그리고 우리가 배운 경제적 자유와 감정의 가치에 대한 이야기

1. 새로운 시작: 투자에 빠지다 주식 투자가 뭐라고 이렇게 내 마음을 들쑤시는지 모르겠다. 그날도 사무실에서 점심을 먹으며 인터넷을 보는데, 대문짝만하게 "주식으로 한 달 만에 100% 수익!"이라는 광고가 눈에 들어왔다. 그 순간 머릿속에선 온갖 계산이 돌아가기 시작했다. '한 달에 100%? 그럼 내가 가진 이 작은 자금도 금방 불릴 수 있겠군!'라는 생각이 스치면서 말이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주식 계좌를 만들었다. 그때부터 내 인생이 얼마나 요동칠지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채로 말이다. 첫 투자 종목은 친구 추천으로 들어갔다.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 회사였지만, 이걸 놓치면 후회할 것 같았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주식을 샀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주가는 내가 사자마자 오르기는커녕 내려갔다. '뭐..

Short story) 싸락눈이 멈추지 않는 겨울밤, 흔들리는 갈매나무 아래에서 다시 서기를 다짐한 한 남자의 이야기

바람이 분다. 차갑고 매서운 바람이 이 작은 방을 뒤흔들었다. 나는 그 안에서 이불을 머리끝까지 덮고도 떨고 있었다. 바람 소리가 문틈과 창문을 요란하게 때리며 마치 나에게도 문을 열라고 하는 듯 들렸다. 그러나 나는 문을 열 생각이 없었다. 아니, 문을 열 힘조차 없었다. 몇 번이나 창문을 닫으려 했지만, 그 창문은 끝내 닫히지 않았다. 마치 내 인생처럼. 닫혀야 할 것이 닫히지 않고, 무엇인가 끊임없이 빠져나가고 있었다. 그 빈틈을 막을 수 없다는 사실이 나를 더 초조하게 만들었다. 나는 침대에 몸을 웅크린 채 몇 날 며칠을 그렇게 지냈다. 마을 끝자락의 이 작은 방, 목수가 빌려준 이 방은 그야말로 나의 마지막 안식처였다. 하지만 안식처라기보다는 고립된 섬에 가까웠다. 나는 여기서 나를 지키려 했지..

Poem) 백석,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 방>

어느 사이에 나는 아내도 없고, 또,아내와 같이 살던 집도 없어지고,그리고 살뜰한 부모며 동생들과도 멀리 떨어져서,그 어느 바람 세인 쓸쓸한 거리 끝에 헤매이었다.바로 날도 저물어서바람은 더욱 세게 불고, 추위는 점점 더해 오는데,나는 어느 목수(木手)네 집 헌 샅을 깐,한 방에 들어서 쥔을 붙이었다.이리하여 나는 이 습내 나는 춥고, 누긋한 방에서,낮이나 밤이나 나는 나 혼자도 너무 많은 것같이 생각하며,딜옹배기에 북덕불이라도 담겨오면,이것을 안고 손을 쬐며 재 위에 뜻 없이 글자를 쓰기도 하며,또 문밖에 나가지두 않고 자리에 누어서,머리에 손깍지베개를 하고 굴기도 하면서,나는 내 슬픔이며 어리석음이며를 소처럼 연하여 쌔김질하는 것이었다내 가슴이 꽉 메어올 적이며,내 눈에 뜨거운 것이 핑 괴일 적이며,..

Short story) 고향으로 가는 길

서울 외곽의 작은 음악 카페에 앉아 있으면 마치 시간 속에서 길을 잃은 기분이 든다. 찬바람이 유리창에 닿을 때마다, 가을이 더 깊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커피잔을 두 손에 감싸 쥐고 조용히 창밖을 바라봤다. 바깥은 바람에 휩쓸린 낙엽들로 가득했고, 가로등 아래로 늘어진 그림자가 바닥에 길게 드리워졌다. 이곳은 늘 조용했고, 그 고요함 속에서 나 자신과 대면하게 만들었다. 카페 안에서는 브루노 마스의 "Just the Way You Are" 가 흘러나왔다. 노래가 내 마음속 깊은 곳을 자극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자연스럽게 고향 생각이 났다. 고향은 내게 멀리 있었고, 그리움보다는 두려움에 가까운 감정으로 남아 있었다. 내가 떠난 후, 나는 그곳을 잊으려 했지만, 도망친 기억은 쉽게 사라지지 ..

Poem) 정지용, <향수>

넓은 벌 동쪽 끝으로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회돌아 나가고,얼룩백이 황소가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뷔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짚베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파아란 하늘 빛이 그리워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려풀섶 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든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전설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사철 발 벗은 아내가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줏던 곳,―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하늘에는 성근 별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

Short story) 모른다는 것을 사랑하는 법

나는 언제나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믿었다. 여의도의 고층 빌딩 숲 사이에 자리 잡은 사무실에서 바라보는 서울의 풍경은 내 손안에 들어온 작은 세상처럼 느껴졌다. 내가 쏟아놓은 투자 자본과 끊임없이 분석한 숫자들은 내 미래를 약속해주는 존재였다. 경제의 흐름, 시장의 변동성, 그것들을 예측하고 통제할 수 있다는 생각은 내 자부심이었고, 그것이 내 성공의 열쇠라고 생각했다. 내가 다니는 자산운용사에서 5년 동안 큰 손실 없이 투자 성공을 거듭해오면서, 사람들은 나를 신뢰했다. 나는 사람들이 나를 ‘예측의 귀재’라고 부르는 것을 즐겼다. 한 번도 큰 실패를 겪은 적이 없었고, 내 확신은 그만큼 단단해졌다. 나는 마치 왕처럼, 시장을 내 예측대로 이끌어가는 사람이 되었다고 자부했다. 그러던 어느 날, 지은이 ..

Book) 투자에 대한 생각 - 내가 아는 한 가지는 내가 모른다는 것이다

세상에는 두 가지 부류가 있다. 모르는 사람들과, 자신이 모른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들이다.  '나는 안다' 유파에 속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는가?-경제, 금리, 시장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를 아는 것과, 유행하는 메인스트림 주식이 투자 성공에 필수라고 생각한다.-미래를 아는 것이 가능하다고 믿는다.-자신이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을 안다.-다른 사람들도 예측을 시도한다는 것을 알지만, 나는 성공하는 소수에 속한다.-미래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바탕으로 투자하는 것에 거리낌이 없다.-자신들의 견해를 기꺼이 나누고자 한다. 정확한 예측은 대단히 가치가 있어서, 이를 대가 없이 지불하지 않아야 함에도 말이다.-자신의 기록을 엄격한 잣대로 평가하지 않으려 한다.  '나는 모른다'에 속하는 사람들은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