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차가운 겨울, 거울을 마주하다 추위가 시작된 건 생각보다 빠른 시기였다. 처음에는 단순한 겨울의 시작이라고만 여겼다. 하지만 이번 겨울은 평소와는 달랐다. 서울의 겨울은 본래 바람이 매섭고 차갑지만, 그해 겨울은 마치 사람을 고립시키고 얼어붙게 하려는 듯 더 무자비했다. 나를 짓누르는 것 같았던 그 한파는 몸속 깊이 파고들어, 마치 내 마음마저 얼어붙게 만들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방 안은 여전히 차가운 공기로 가득했다. 두꺼운 이불 속에서조차도 한기를 느꼈고, 내가 이 차가움에서 도망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창밖을 보면 매일 아침 눈이 쌓여 있었다. 새하얀 눈밭은 마치 도시 전체를 덮어 버리는 커다란 담요 같았다. 하지만 그 모습은 따뜻한 느낌을 주기는커녕, 오히려 모든 것을 삼켜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