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촌의 바람과 함께> 오늘도 나는 산 너머 남촌을 바라보며 추억에 잠긴다. 따스한 봄바람이 불어올 때마다 그때의 설렘과 두근거림이 다시금 떠오른다. 고등학생이었던 그 시절, 모든 것이 반짝이던 그때가 문득 그립다. 작은 언덕 위에 앉아 노트북을 열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나마 과거를 회상할 수 있는 이 시간이 참 소중하게 느껴진다. 문득 노트북 화면 속에 저장된 오래된 사진 한 장이 눈에 들어왔다. 수줍게 미소 짓고 있는 나와 그녀의 모습이다. "정말 그때는 모든 게 서툴렀지. 하지만 그 서툼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는 거겠지." 고등학교 2학년이었던 그 해 봄, 학교에 전학생이 왔다. 이름은 수아. 그녀는 산 너머 남촌에서 이사 온 소녀였다. 긴 생머리에 맑은 눈동자, 그리고 조용한 미소가 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