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야곱의 유언 늦은 봄날의 햇살이 병실 창가에 걸린 얇은 커튼을 통과해 들어왔다. 엘리야는 병상에 누운 아버지 야곱의 마른 손을 잡고 있었다. 평생을 시인으로 살아온 아버지는 이제 마지막 시를 쓰듯 자신의 마지막 말을 준비하고 있었다. "엘리야야..." 야곱의 목소리는 바람에 흔들리는 보리이삭처럼 가늘었다. "내가 떠나면 무덤에 차가운 비석을 세우지 말아라. 대신 해바라기와 보리를 심어주렴. 그것이 내 마지막 소원이란다." 엘리야는 아버지의 말씀에 당혹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이스라엘의 전통적인 장례 방식과는 너무나도 다른 요청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아버지의 창백한 얼굴을 바라보며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하지만 아버지, 그건..." 엘리야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알고 있다, 아들아.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