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언제나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믿었다. 여의도의 고층 빌딩 숲 사이에 자리 잡은 사무실에서 바라보는 서울의 풍경은 내 손안에 들어온 작은 세상처럼 느껴졌다. 내가 쏟아놓은 투자 자본과 끊임없이 분석한 숫자들은 내 미래를 약속해주는 존재였다. 경제의 흐름, 시장의 변동성, 그것들을 예측하고 통제할 수 있다는 생각은 내 자부심이었고, 그것이 내 성공의 열쇠라고 생각했다. 내가 다니는 자산운용사에서 5년 동안 큰 손실 없이 투자 성공을 거듭해오면서, 사람들은 나를 신뢰했다. 나는 사람들이 나를 ‘예측의 귀재’라고 부르는 것을 즐겼다. 한 번도 큰 실패를 겪은 적이 없었고, 내 확신은 그만큼 단단해졌다. 나는 마치 왕처럼, 시장을 내 예측대로 이끌어가는 사람이 되었다고 자부했다. 그러던 어느 날, 지은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