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23 4

Short story) 광야에서 맞선 두 남자: 한국시리즈 결승전에서 펼쳐진 양현종의 투혼과 이재훈의 도전, 그리고 승리를 향한 치열한 대결

1. 시작의 광야: 한국시리즈 개막과 양현종의 투혼마운드 위에 서 있자니 마치 광야에 홀로 내던져진 기분이었다. 사방에 사람들이 가득 차 있었지만, 나는 그들로부터 완전히 고립된 기분이 들었다. 수많은 팬들이 함성을 지르고 있었지만, 그 소리들은 모두 한 귀로 들어와 다른 귀로 나가버렸다. ‘아, 이거 오늘도 광야 체험인가?’ 속으로 중얼거리며 천천히 숨을 내쉬었다.경기장에 들어설 때부터 알았다. 오늘은 뭔가 달랐다. 하늘은 푸르른데, 내 마음속은 이미 회색 구름이 끼어 있었다. 팀원들은 평소와 다르게 긴장한 모습이었고, 상대팀은 뭔가 잔뜩 준비해 온 것 같았다. 나는 그런 그들을 바라보며 속으로 말했다. ‘제발, 오늘은 아무 일 없이 끝났으면 좋겠다.’ 그러나 야구에서 아무 일 없는 날이 있을 리 없지..

Poem) 이육사, <광야>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데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해 휘달릴 때도 차마 이곳을 범하던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을 부지런한 계절이 피어선 지고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내리고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의 뒤에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   #link:https://sosohantry.tistory.com/entry/Short-story-광야에서-맞선-두-남자-한국시리즈-결승전에서-펼쳐진-양현종의-투혼과-이재훈의-도전-그리고-승리를-향한-치열한-대결  #ref.:1945년 12월 17일 《자유신문》에 발표. 1946년 《육사시집》에 수록. https://namu.wiki/w/..

Short story) 사라진 유벤투스 유니폼과 은수저의 비밀

1장: 유니폼과 은수저, 그 소중한 이중주세상이 끝나는 소리, 나에게 그건 너무나 분명한 소리였다. 소리 없이 찾아오는 충격과 함께, 나는 침대에 앉아 머리를 쥐어뜯었다. 마치 내 손끝으로 머릿속 깊숙이 숨어있는 무언가를 꺼내려는 듯, 하지만 헛된 노력임을 알고 있었다. 방 안은 정적에 휩싸였고, 유니폼과 은수저가 사라졌다는 생각만이 나를 붙잡고 있었다.내게 유벤투스 유니폼은 그저 축구 팀의 유니폼이 아니었다. 그것은 내 삶의 일부이자 정체성의 일부였다. 유니폼을 입으면, 마치 나 자신이 음바페가 된 것처럼 자신감이 넘쳤고, 그때만큼은 내가 무적이라도 된 듯한 기분이었다. 그리고 은수저는? 그건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우리 가문의 역사가 담긴 상징물이었다. 할아버지가 내게 넘겨준 그 순간부터, 은수..

Poem) 김광균, <은수저>

산이 저문다. 노을이 잠긴다. 저녁 밥상에 애기가 없다. 애기 앉던 방석에 한 쌍의 은수저. 은수저 끝에 눈물이 고인다. 한 밤중에 바람이 분다. 바람 속에서 애기가 웃는다. 애기는 방 속을 들여다 본다. 들창을 열었다 다시 닫는다. 먼 들길을 애기가 간다. 맨발 벗은 애기가 울면서 간다. 불러도 대답이 없다. 그림자마저 아른거린다.   #link:https://sosohantry.tistory.com/entry/Short-story-사라진-유벤투스-유니폼과-은수저의-비밀 #ref.: 1946년 발표 https://namu.wiki/w/%EC%9D%80%EC%88%98%EC%A0%80(%EA%B9%80%EA%B4%91%EA%B7%A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