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Literature)/시 (Poem)

시) 변영로, <논개>

sosohantry 2024. 10. 10. 23:59

<논개>

 

거룩한 분노는

종교보다도 깊고

불붙는 정열은

사랑보다도 강하다.

아, 강낭콩 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 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아리땁던 그 아미(蛾眉)

높게 흔들리우며

그 석류 속 같은 입술

죽음을 입맞추었네.

아, 강낭콩 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 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흐르는 강물은

길이길이 푸르리니

그대의 꽃다운 혼(魂)

어이 아니 붉으랴.

아, 강낭콩 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 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ref.:

1923년 3월 〈신생활〉 3호

논개 - 위키문헌, 우리 모두의 도서관 (wikisource.org)

 

논개 - 위키문헌, 우리 모두의 도서관

위키문헌 ― 우리 모두의 도서관. 거룩한 분노는 종교보다도 깊고 불붙는 정열은 사랑보다도 강하다. 아, 강낭콩 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 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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