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Writing)/짧은 이야기 (Short story with AI)

Short story) 꽃잎의 속삭임

sosohantry 2025. 1. 18. 15:18

<꽃잎의 속삭임>

 

1편: 잊힌 공원의 목소리


고요한 퇴근길

야근을 마치고 나온 윤하는 텅 빈 회사 앞 거리에서 한숨을 쉬었다. 밤공기는 차가웠지만, 그녀의 머릿속은 더 복잡했다. 이번 광고 캠페인에서도 그녀의 기획은 끝내 채택되지 않았다.
"너무 무겁잖아. 고객이 원하는 건 단순하고 가벼운 거야."
팀장이 했던 말이 머릿속에 계속 맴돌았다. 단순하고 가벼운 것. 윤하는 이런 말이 사람들에게 더 이상 고민하지 말라는 듯 들려 답답했다.

집으로 향하는 길, 윤하는 무작정 걷기 시작했다. 그녀는 발길이 닿는 대로 걸어갔고, 어느새 익숙하면서도 오래된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그곳은 오래된 공원, 그녀의 어린 시절이 묻어 있던 장소였다.


낡고 버려진 풍경

공원 입구는 녹슬어 있었다. 사람들의 발길이 끊긴 지 오래된 듯 보였다. 공원의 안쪽은 풀이 자라 길이 보이지 않았고, 놀이기구들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 앙상하게 서 있었다. 윤하는 천천히 공원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멀지 않은 곳에서, 공원의 중심에 서 있는 거대한 꽃나무가 눈에 들어왔다. 오래전 부모님과 함께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아버지가 나무를 가리키며 이렇게 말하던 장면도 생생했다.
“윤하야, 이 나무는 우리보다 더 오래 살아온 생명이란다. 아주 특별한 나무야.”
어린 그녀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특별한 게 뭐예요?”
“나중에 네가 더 커지면 알게 될 거야.”

그러나 지금의 꽃나무는 그녀의 기억 속과 달랐다. 이파리는 대부분 말라붙었고, 앙상한 가지는 고통스럽게 하늘을 향하고 있었다. 나무 아래엔 낙엽이 두텁게 쌓여 있었다. 윤하는 무언가를 잃어버린 듯한 기분이 들어 한참을 서 있었다.


낯선 목소리

“죽어가고 있네…”
윤하가 무심코 중얼거린 순간,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죽어가고 있는 게 아니라, 마지막을 기다리고 있는 거야.”

윤하는 깜짝 놀라 주위를 둘러봤지만, 공원은 텅 비어 있었다. 그러나 그 목소리는 다시 들려왔다.
“여기야. 나를 보고 있잖아.”

윤하는 목소리의 방향을 따라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믿을 수 없었다. 목소리는 꽃나무에서 들려오고 있었다.

“오랜만이야, 윤하.”
그녀는 얼어붙은 듯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분명 누군가 장난을 치고 있는 것 같았다.
“아직도 믿지 못하겠니?”
윤하는 나무를 뚫어지게 바라봤다. 이건 꿈일까? 아니면 내가 너무 피곤한 걸까?
“누구세요?” 그녀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나? 너와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친구지.”


나무와의 대화

“말도 안 돼. 나무가 말을 한다고?”
윤하는 나무에게서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하지만 나무는 조용히, 차분히 말했다.
“네가 이렇게까지 놀랄 줄은 몰랐구나. 사실 우리 처음 만났을 때 넌 아주 편하게 대했는데.”
“처음 만났을 때라니요? 난 나무와 대화를 나눠본 적 없어요.”
“그럴 리가. 어릴 때 여기 앉아서 나에게 네 비밀을 얘기했잖아.”
윤하는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다. 어린 시절, 그녀가 꽃나무 아래에서 부모님과 함께했던 기억이 스쳐갔다. 아버지의 다정한 목소리와, 어머니가 웃으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던 장면이 떠올랐다.

“설마…”
“그래. 나는 너와 네 가족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나무야. 네가 내게 말한 모든 것, 네가 웃고 울던 시간들. 모두 기억하고 있어.”


잊혀진 기억과 공원의 위기

윤하는 꽃나무와 대화를 나누며 자신이 잊고 있었던 감정들을 다시 떠올렸다.
“하지만 지금 너도 알겠지. 나도 오래 남지 못할 거야. 이 공원도 마찬가지고.”
“무슨 소리예요? 왜요?”
“이 도시는 나를 필요로 하지 않아. 나는 오래전부터 죽어가고 있었단다.”

윤하는 나무의 말이 전하는 슬픔을 느꼈다. 그녀는 꽃나무를 구할 방법이 없을까 고민했다.
“방법이 있을 거예요. 분명히 뭔가 있을 거예요.”
꽃나무는 잠시 침묵하더니 조용히 말했다.
“방법은 있어. 하지만 너 혼자서는 어렵겠지. 네가 기억을 찾고, 나를 다시 연결할 수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질지도 몰라.”

윤하는 그 말의 의미를 이해할 수 없었지만, 무언가 행동해야 한다는 충동에 사로잡혔다. 그녀는 꽃나무를 뒤로하고 공원을 나서며 다짐했다.
“어떻게든 널 구할게.”

그러나 그녀가 공원 입구에 다다랐을 때, 오래된 철거 공고문이 눈에 들어왔다.
“재개발 구역: 공원 철거 예정. 공고 날짜: 4월 15일.”

윤하는 그 자리에서 굳어버렸다. 공원의 철거 날짜는 한 달도 남지 않았다.


 

2편: 꽃나무와의 첫 만남


혼란 속 다짐

윤하는 공원의 철거 공고문을 손으로 더듬으며 멍하니 서 있었다. 공원은 단순히 나무와 풀밭이 아니라 그녀의 어린 시절이 깃든 공간이었다. 부모님과 함께했던 유일한 행복의 기억. 그리고 이제 꽃나무와의 대화를 나누며 알게 된 또 다른 의미.

“재개발이라니… 이렇게 없어지게 둘 순 없어.”
윤하는 머리를 감싸며 좌절했지만, 가슴속에서 작지만 강렬한 목소리가 그녀를 움직이게 했다.
‘지킬 방법을 찾아야 해. 꽃나무가 내게 한 말을 잊지 말자.’

다음 날, 윤하는 서둘러 회사로 향하며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철거 계획을 멈추기 위해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했다. 그녀의 머릿속엔 단 한 사람, 동료인 한지호가 떠올랐다.


한지호의 반응

“공원 철거를 막자고?”
지호는 윤하의 말을 듣고 잠시 멈칫했다. 그는 윤하가 뭔가 심각한 이야기를 꺼낼 줄 알았지만, 이렇게 갑작스러운 제안을 할 줄은 몰랐다.

“응. 그 공원이 사라지면 안 돼. 그냥 무언가를 없애는 문제가 아니야. 거긴 특별한 장소야.”
“특별한 장소? 윤하 씨, 그 공원에 어떤 추억이 있나 봐?” 지호는 가볍게 웃으며 물었다.

윤하는 한숨을 쉬며 지호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내게는… 가족과의 마지막 기억이 남아 있는 곳이야. 그곳이 없어지면 나까지 없어지는 기분일 거야.”
그녀의 진지한 태도에 지호는 웃음을 거두었다.

“그래. 그런데 어떻게 막을 건데? 개발사는 돈과 권력을 쥐고 있고, 공원은 사람들이 찾지도 않는 곳이잖아.”
“서명 운동을 시작할 거야. 사람들이 이 공원이 왜 중요한지 알면 생각이 바뀔지도 몰라. 그리고 네 도움이 필요해.”

지호는 잠시 생각에 잠긴 듯 보였다. 그는 윤하의 눈에서 진심을 읽을 수 있었다.
“좋아. 한번 해보자. 그런데 진짜 괜찮겠어? 힘들지도 몰라.”
“괜찮아. 내가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볼게.”


꽃나무와의 대화

저녁 무렵, 윤하는 다시 공원을 찾았다. 꽃나무는 여전히 고요하게 서 있었지만, 그녀가 다가가자 그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다시 왔구나, 윤하.”
“너를 지키기 위해 뭘 해야 할지 생각해봤어. 주민 서명 운동을 시작하려고 해.”
꽃나무는 잠시 침묵하더니, 부드럽게 대답했다.
“고맙구나. 하지만 나를 지키는 건 단순히 공원을 보호하는 것 이상이란다.”
“그게 무슨 뜻이야?”

꽃나무는 윤하의 질문에 답하기보다, 마치 깊은 곳의 기억을 끄집어내듯 말했다.
“네 부모님이 여기서 어떤 꿈을 꾸었는지 기억하니?”
“부모님이… 무슨 꿈을 꾸셨는지는 모르겠어. 하지만 이 공원에 자주 오셨던 건 기억나.”
“그들이 여기서 네게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가 있다. 하지만 네가 그것을 찾으려면, 더 깊이 생각해야 한단다.”

윤하는 이해할 수 없는 말들 속에서 꽃나무의 말을 곱씹었다. 부모님이 그녀에게 남긴 메시지라니. 그 메시지가 무엇이길래 이렇게 중요한 걸까?


캠페인의 시작

다음 날, 윤하와 지호는 공원 입구에 서명대를 설치했다. ‘공원 보존 캠페인’이라는 간판 아래, 둘은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공원의 중요성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이 공원은 단순히 나무와 풀밭이 아닙니다. 여긴 과거 주민들의 쉼터였고, 우리의 미래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함께 지켜주세요.”

처음엔 반응이 냉랭했다. 사람들은 무심히 지나쳤고, 어떤 이는 비웃기까지 했다.
“공원이 뭐가 그렇게 중요하다고? 도심 재개발이 훨씬 유익하지 않아요?”
하지만 윤하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녀는 사람들에게 꽃나무와 공원의 역사를 이야기하며 하나씩 설득해 나갔다.

지호 역시 열정적으로 사람들을 설득했다. 어린 시절, 조경사였던 아버지와 함께 공원에서 시간을 보냈던 기억을 꺼내 이야기하며 사람들에게 다가갔다.
“이 공원엔 저희 가족의 추억이 담겨 있어요. 여기서 처음으로 아버지와 나무 심는 법을 배웠죠. 여러분의 기억도 여기 어딘가에 남아 있을 겁니다.”


뜻밖의 관심

며칠이 지나자, 캠페인은 점차 주목받기 시작했다. 주민들 중 일부는 캠페인에 동참하며 자신들의 추억을 이야기했고, 공원 보존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목소리가 조금씩 커졌다.

그날 밤, 윤하는 다시 공원을 찾아 꽃나무 아래에 앉았다.
“오늘 많은 사람들이 너의 이야기를 들었어. 우리 노력으로 무언가 바뀔 것 같아.”
꽃나무는 나직한 목소리로 말했다.
“고맙구나, 윤하. 네가 나를 지키기 위해 움직여줘서.”
“아직 끝난 건 아니야.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해야 해.”
윤하는 단호한 목소리로 대답했지만, 꽃나무는 조용히 한마디를 덧붙였다.
“하지만 윤하, 기억해. 나를 지키는 건 단지 이 땅 위의 나무를 지키는 일이 아니란다. 너도 이 과정에서 네 자신을 지켜야 해.”

윤하는 꽃나무의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했지만, 가슴 한편에 묵직한 감정이 자리 잡았다.


 

3편: 개발의 그림자


점점 커지는 관심

윤하와 지호의 노력은 조금씩 결실을 맺고 있었다. 캠페인이 지역 신문에 실리면서 사람들의 관심이 늘어났고, SNS에서는 공원을 지키자는 해시태그가 퍼져나갔다.
“봐, 사람들이 반응하고 있어!” 지호가 기뻐하며 SNS 반응을 보여줬다.
윤하는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우리만 노력하는 게 아니었어. 누군가 이 공원을 기억해주고 있었던 거야.”

그러나 그들의 기쁨도 잠시였다. 개발사 측에서 반격을 시작했다.


개발사의 반격

다음 날, 윤하와 지호가 공원에서 서명대를 정리하던 중, 두 명의 정장을 입은 남자가 다가왔다.
“이 캠페인 주최자분들 맞으십니까?”
윤하가 경계심 가득한 눈으로 대답했다. “네, 맞습니다만…”
“저희는 개발사 ‘신도시그룹’의 관계자들입니다. 말씀드릴 게 있어서 왔습니다.”

그들은 태연하게 서명대 앞에 서더니, 부드럽지만 차가운 어조로 말했다.
“이 공원 철거는 이미 법적으로 확정된 사안입니다. 주민 몇몇의 감정에 흔들릴 일이 아니죠. 지금 캠페인을 중단해주시는 게 좋을 겁니다.”
“그게 무슨 소리죠? 이 공원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시는 거예요?” 윤하가 단호하게 반박했다.
그러나 그들은 미소를 유지한 채 서류를 내밀었다.
“여기 법적으로 확정된 문서입니다. 공원 부지는 이미 매입이 완료됐고, 철거는 예정대로 진행됩니다. 서명 운동은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지호가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그럼 왜 여기까지 와서 우리를 협박하죠? 아무 소용 없으면 그냥 두면 될 거 아니에요?”
정장 차림의 남자들은 지호를 잠시 쳐다보더니 어깨를 으쓱했다.
“우린 그냥 시간 낭비를 막아드리려는 겁니다. 캠페인을 멈추는 게 서로를 위해 좋을 겁니다.”

그들이 떠난 뒤, 윤하는 씁쓸한 표정으로 지호를 바라봤다.
“우릴 막으려는 거야. 우리가 영향력을 가지기 시작했다는 증거겠지.”
지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우린 멈출 수 없지. 더 강하게 밀어붙이자.”


최민석의 등장

그날 저녁, 개발사 회의실.
최민석 팀장은 프로젝트의 진행 상황을 점검하며 철거 날짜를 확정하고 있었다. 그는 이 사업이 자신의 경력에서 중요한 기회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회의 도중, 공원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이 담긴 뉴스와 SNS 글이 스크린에 띄워지자 분위기가 묘하게 바뀌었다.

“민석 팀장, 이거 문제가 되는 거 아닙니까? 공원 보존 운동이 생각보다 커지고 있어요.” 한 직원이 말했다.
“별 문제 아닙니다. 언론은 잠깐 관심을 가지다가 다른 주제로 넘어갈 겁니다. 중요한 건 철거 일정을 지키는 거죠.”

그러나 민석은 속으로 점점 커지는 불안을 느꼈다. 그는 공원의 역사와 가치에 대해 깊이 알지 못했지만, 주민들의 목소리가 무시하기 어려울 정도로 커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꽃나무의 예언

윤하는 그날 밤, 다시 공원을 찾았다. 조용한 공원 안에서 그녀는 꽃나무 아래에 앉았다.
“오늘 개발사 사람들이 와서 우리를 협박했어. 그들은 우리가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고 했어.”
꽃나무는 잠시 침묵하더니 말했다.
“네가 말했듯이, 내가 지켜지기 위해선 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이 필요하단다. 하지만 이건 단순히 싸움에서 이기는 문제가 아니야.”
“그럼 뭐가 중요한 건데?” 윤하는 답답한 마음에 물었다.

꽃나무는 나지막이 대답했다.
“진짜 중요한 건 이곳에 담긴 생명과 기억을 다시 일깨우는 일이야. 이 공원이 단지 나무와 풀밭이 아니라는 걸 모두가 깨달아야 해.”

윤하는 꽃나무의 말 속에서 힌트를 얻었다.
“공원의 역사… 그것부터 찾아봐야겠어.”


공원의 비밀

다음 날, 윤하와 지호는 지역 도서관에서 공원과 꽃나무에 얽힌 자료를 찾기 시작했다.
지호가 낡은 신문 기사를 발견하며 말했다.
“윤하 씨, 여기 봐. 이 공원이 처음 조성된 게 전쟁 이후래. 지역 주민들이 함께 모여서 이곳에 나무를 심었대. 그중에 네가 말한 꽃나무가 포함되어 있었던 거야.”

윤하는 기사를 읽으며 뭔가 가슴이 뜨거워지는 걸 느꼈다.
“그러니까 이 나무는 단순한 나무가 아니야. 이 지역 공동체가 힘을 모아 만든 상징이었어.”

둘은 꽃나무가 과거 지역 주민들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알게 되면서, 더 큰 책임감을 느꼈다.


첫 번째 위기

며칠 후, 개발사는 공원 철거를 앞당기겠다고 발표했다.
“뭐라고? 이렇게 빨리?” 윤하가 신문 기사를 보고 소리쳤다.
지호는 두 주먹을 꽉 쥐며 말했다.
“그들이 우릴 압박하려고 일부러 철거를 서두르는 거야.”
“시간이 얼마 없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야 해.”

그러나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캠페인을 도와주던 몇몇 주민들이 “개발이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로 철회를 요구하기 시작한 것이다.

윤하는 점점 자신이 고립되고 있다는 느낌에 사로잡혔다.
“우리만으로 이걸 끝까지 해낼 수 있을까?”
지호는 그녀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윤하 씨,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끝까지 해보는 거야. 포기하지 말자.”


4편: 최민석의 선택


개발사의 전략

“철거 일정을 앞당기겠습니다.”
최민석은 회의실에서 단호하게 말했다. 그의 발표에 몇몇 직원들은 놀란 기색을 보였지만, 곧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팀장님. 빨리 진행하면 그들에겐 대응할 시간이 없을 겁니다.”

그러나 최민석의 마음속은 흔들리고 있었다. 그는 지난 며칠간 공원의 역사에 대해 조사하며 그것이 단순한 철거 대상이 아님을 깨닫고 있었다. 어릴 적, 자신도 공원에서 친구들과 뛰놀았던 기억이 어렴풋이 떠올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개발사에 몸담고 있는 자신의 위치를 흔들리지 않게 유지하려 했다.
‘이건 내 커리어에서 중요한 일이야. 개인적인 감정에 휘둘리면 안 돼.’

하지만 그날 밤, 그는 SNS에 떠도는 공원 보존 캠페인 영상을 보며 잠을 이루지 못했다. 화면 속에서 윤하와 지호는 공원의 가치를 설명하며 사람들을 설득하고 있었다.
“이 공원은 단순히 나무와 잔디가 있는 곳이 아닙니다. 여기엔 우리의 추억과 역사, 그리고 미래가 담겨 있습니다. 이 공원을 지키는 건 우리 자신을 지키는 일입니다.”

민석은 화면을 끄고 창밖을 바라보았다. 불빛으로 가득 찬 도시를 보며 그는 혼란스러워졌다.


윤하와 지호의 작전

윤하와 지호는 개발사 측의 강경한 태도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공격적으로 캠페인을 확장했다. 그들은 과거 공원의 역사를 조명하는 영상을 제작해 온라인에 공개했고, 지역 주민들이 공원과 관련된 기억을 공유할 수 있는 작은 행사를 열었다.

지호는 말했다.
“우리 이야기만으론 부족해. 이 공원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직접 나서야 해.”
“맞아. 그들이 공원의 가치를 말해준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거야.”

행사는 예상보다 성공적이었다. 한 주민은 마이크를 잡고 말했다.
“이 공원에서 저는 제 아이와 처음으로 자전거를 탔습니다. 그 추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다른 주민은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여기서 고백했던 기억이 나네요. 저희 부부의 시작이 바로 이곳이었어요.”

사람들의 목소리는 점점 더 커졌고, 캠페인은 지역 뉴스뿐만 아니라 전국 언론에서도 다뤄지기 시작했다.


개발사 내부의 균열

최민석은 사무실에서 공원 관련 뉴스 기사를 보고 있었다. 화면 속의 윤하는 열정적으로 사람들에게 호소하고 있었다.
“우리의 노력은 작은 변화로 끝나지 않을 거예요. 이 공원이 지켜진다면, 그건 우리가 함께 행동했기 때문입니다.”

민석의 부하 직원이 그에게 말을 걸었다.
“팀장님, 캠페인이 생각보다 강력해지고 있습니다. 대응 방안을 논의해야 하지 않을까요?”
민석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깊은 고민에 빠졌다. 그는 지금까지의 결정을 다시 돌아보고 있었다.

회의가 끝난 후, 그는 공원을 방문했다. 늦은 밤이라 아무도 없을 줄 알았지만, 윤하가 꽃나무 아래에 앉아 있는 것을 발견했다.


뜻밖의 대화

민석은 다가가며 말했다.
“여기서 당신을 만날 줄은 몰랐군요.”
윤하는 고개를 돌려 민석을 바라보았다. 낯익은 얼굴에 그녀는 눈을 좁혔다.
“개발사 팀장이 왜 여기 있죠? 우리를 설득하러 온 건가요?”

민석은 잠시 말을 멈추고 꽃나무를 바라보았다.
“아니요. 설득하러 온 건 아닙니다. 다만… 이 공원이 정말 그렇게 중요한가 궁금해서요.”

윤하는 그의 태도가 평소와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당신은 이 나무를 보면서 뭘 느끼나요?”
“어릴 적 이 공원에서 친구들과 놀던 기억이 나요. 그땐 아무 생각 없이 이곳을 누렸죠. 하지만 지금은… 글쎄요.”

윤하는 조용히 말했다.
“당신이 그 기억을 떠올릴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이곳이 얼마나 중요한지 말해주는 거예요. 이 나무는 단순히 나무가 아니에요. 누군가의 추억이고, 누군가의 삶이 담긴 공간이에요.”

민석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나지막이 말했다.
“내가 지금 하는 일이… 옳은 일인지 모르겠군요.”


꽃나무의 비밀

윤하는 민석이 떠난 뒤, 꽃나무와 다시 대화를 나눴다.
“그 사람, 뭔가 달라 보였어. 그의 마음속에도 이 공원이 남아 있는 걸까?”
꽃나무는 부드럽게 대답했다.
“모든 사람의 마음에는 연결의 씨앗이 남아 있단다. 다만, 그 씨앗이 자라지 못하도록 가로막는 것이 많을 뿐이지.”
“그럼 그가 우리 편이 될 수도 있어?”
“그건 네가 해야 할 일이야, 윤하. 그를 설득하는 건 너의 몫이지.”

꽃나무의 말은 윤하에게 새로운 결심을 심어주었다. 그녀는 민석이 이 싸움에서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음을 직감했다.


결단의 순간

며칠 뒤, 민석은 공원의 철거 기한을 앞당기는 결정을 내렸지만, 그 과정에서 심한 갈등을 겪었다. 개발사와 윤하, 두 세계 사이에서 그는 점점 더 자신이 어느 쪽에 서야 하는지 고민했다.
그러던 중, 윤하가 직접 그를 찾아왔다.

“팀장님, 제발 이 공원의 가치를 다시 생각해 주세요. 당신도 여기에 추억이 있다고 했잖아요. 그걸 잃어버리는 게 맞는 건가요?”
민석은 흔들리는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내가 한 선택으로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볼지도 몰라요. 하지만 내가 움직이는 건 이 회사의 방침을 배신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윤하는 단호히 말했다.
“진정한 배신은, 당신이 당신 자신의 마음을 외면하는 거예요.”

민석은 결국 결단을 내렸다. 그는 회사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공원 철거 연기를 제안했고, 내부적으로 보존 논의를 다시 시작할 것을 요청했다.


 

5편: 꽃나무의 기억


꽃잎의 속삭임

윤하는 공원의 가장자리에서 한숨을 내쉬었다. 캠페인이 힘을 얻고 있었지만, 개발사의 움직임은 더욱 강경해지고 있었다. 최민석이 철거 연기를 제안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윤하는 한줄기 희망을 느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았다.

그날 밤, 윤하는 다시 꽃나무를 찾았다. 나무 아래에 앉아 있자니 마음이 한결 차분해졌다.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 거야?” 윤하가 나지막이 물었다.

꽃나무는 마치 오래된 기억을 꺼내는 듯 조용히 대답했다.
“너는 네 부모님이 이곳에서 무엇을 꿈꿨는지 알고 있니?”
윤하는 잠시 멈칫했다.
“꿈이라니… 잘 모르겠어. 그저 여기에서 시간을 보냈던 기억밖에 없어.”

꽃나무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네 부모님은 이곳에서 나를 처음 심었단다. 그리고 이 나무가 자라며 너희 가족에게 특별한 의미가 될 거라고 믿으셨지.”
“부모님이 널 심었다고?” 윤하는 놀라며 되물었다.


부모님의 흔적

꽃나무는 윤하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윤하의 부모님은 어린 윤하를 데리고 공원에 자주 왔고, 이 나무 아래에서 시간을 보내곤 했다. 나무는 당시의 기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다.

“너의 아버지는 말했단다. ‘이 나무가 우리 딸에게 살아가는 힘을 줄 거야. 세상은 힘들겠지만, 이 나무는 그걸 이겨낼 힘을 줄 테니까.’”

윤하는 그 말을 듣고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 그녀는 그들을 떠올리는 것조차 힘겨웠다. 그런데 지금, 그들이 그녀를 위해 남긴 무언가가 있다는 사실이 마음을 뒤흔들었다.

“그럼… 내가 여기 온 게 우연이 아니었어?”
“너는 너의 기억 속에 나를 간직하고 있었단다. 나도 네가 돌아올 걸 알고 있었지.”


지호와의 다짐

다음 날, 윤하는 지호와 함께 캠페인의 새로운 계획을 세웠다. 그녀는 꽃나무와의 대화에서 얻은 영감을 지호에게 전했다.
“이 나무는 단순히 오래된 나무가 아니야. 공원의 역사를 넘어, 개인의 기억과 연결되어 있어. 우리 부모님도 이 나무를 심으며 희망을 꿈꿨대.”

지호는 윤하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이제 그 희망을 우리가 이어가야겠네. 사람들에게 더 강력하게 다가갈 방법을 찾아보자.”

둘은 공원의 의미를 주민들에게 더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나무에 얽힌 이야기를 담은 짧은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기로 했다. 윤하가 직접 나레이션을 맡아, 꽃나무와의 대화와 부모님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풀어냈다.


개발사의 최후통첩

며칠 뒤, 개발사에서 또 한 번의 공고문이 나왔다.
“철거는 예정대로 진행됩니다. 주민들의 캠페인은 더 이상 프로젝트에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윤하는 공고문을 손에 쥔 채 분노로 몸을 떨었다.
“이 사람들은 절대 우리 말을 듣지 않으려는 것 같아.”
지호가 그녀의 옆에 서며 말했다.
“포기하지 마, 윤하 씨. 아직 끝난 게 아니야.”


꽃잎의 비밀

윤하는 그날 밤, 꽃나무 아래에 앉아 있었다. 그녀는 나무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정말 끝까지 이길 수 있을까? 네가 지켜지지 않으면, 부모님의 꿈도 사라지는 거겠지…”

꽃나무는 조용히 속삭였다.
“윤하, 이길 방법은 항상 있단다. 그리고 너는 이미 그 방법을 찾았어.”
“뭐? 무슨 뜻이야?”

꽃나무는 잎사귀를 흔들며 대답했다.
“내가 가진 마지막 꽃잎에는 특별한 힘이 있어. 그걸 네가 사용해야 할 때가 올 거야.”
“마지막 꽃잎…?”

윤하는 꽃나무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그가 숨기고 있는 비밀이 무엇인지 점점 궁금해졌다.


민석의 변화

한편, 최민석은 자신의 결정에 갈등을 느끼고 있었다. 그는 윤하와의 대화 이후 공원에 대한 시각이 달라졌고, 자신의 어린 시절과 이곳에서의 추억이 점점 더 생생하게 떠오르고 있었다.

개발사 내부 회의에서 그는 다른 팀원들에게 조심스럽게 의견을 내놓았다.
“공원을 완전히 철거하지 않고, 일부를 보존하는 방안은 어떻습니까?”

그러나 그의 제안은 즉각 거절당했다. 상사는 단호히 말했다.
“민석 팀장, 우리는 이미 결정된 일을 뒤집을 수 없습니다. 개인적인 감정은 일에 개입시키지 마십시오.”

민석은 침묵했지만, 그의 마음은 점점 더 무거워졌다.


폭풍 전야

윤하와 지호는 캠페인을 더욱 확대했다. 공원 보존의 필요성을 알리는 포스터와 영상이 점점 더 많은 사람들에게 공유되었고, 주민들은 다시 공원 앞에 모이기 시작했다.

그날 밤, 꽃나무는 윤하에게 마지막으로 속삭였다.
“윤하야, 내 마지막 꽃잎이 떨어질 때, 네가 결정을 내려야 할 거야. 그때까지 네가 지켜줘야 한다.”
“내가 뭘 해야 하는데? 그게 무슨 뜻이야?”
“곧 알게 될 거란다.”

윤하는 불안감과 결심 사이에서 복잡한 감정을 느끼며 꽃나무를 꼭 끌어안았다.


 

6편: 마지막 꽃잎


철거 준비

공원 입구에는 무거운 공기가 감돌았다. 개발사의 철거 장비가 하나둘 공원 가장자리에 배치되었고, 노란 안전띠가 공원 주변을 둘러싸고 있었다. 주민들과 캠페인 참여자들은 그 광경을 보며 분노와 불안을 감추지 못했다.

“이제 정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어.”
지호는 공원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의 목소리에는 걱정이 담겨 있었다.

윤하는 침착하려 애썼지만, 그녀의 손은 떨리고 있었다.
“아직 포기하지 않았어. 마지막까지 버텨볼 거야.”


민석의 결단

개발사 본사. 회의실 안은 철거 강행을 주장하는 목소리로 가득했다.
“프로젝트 일정이 미뤄지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공원 보존 같은 감상적인 이유에 휘둘리지 말아야죠.”

최민석은 그 말을 들으며 묵묵히 앉아 있었다. 그러나 그의 마음속에서는 계속해서 윤하의 목소리와 꽃나무 아래에서 느꼈던 감정이 떠올랐다.

결국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다.
“이대로 진행하면 우리는 지역 주민들과 완전히 등을 돌리게 될 겁니다. 그들은 단순히 감정에 호소하는 게 아닙니다. 이 공원은 그들에게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어요.”
회의실이 조용해졌다. 민석의 상사가 차갑게 쳐다보며 물었다.
“민석 팀장, 철거 일정이 정해진 걸 모르는 건 아닐 텐데요?”
“압니다. 하지만 일부라도 보존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합니다. 이대로 강행하면 나중에 더 큰 반발에 직면할 겁니다.”

상사는 고개를 젓고 말했다.
“우린 이익을 위해 일하지, 감정을 팔지 않습니다.”

민석은 답답한 마음으로 회의실을 나왔다. 그는 자신이 회사와 주민들 사이에서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할지 혼란스러웠지만, 윤하와 나눈 대화가 그의 결정을 이끌었다.


꽃나무의 마지막 속삭임

윤하는 철거 전날 밤, 꽃나무 아래에 앉아 있었다. 공원은 불안과 긴장감 속에서도 고요했지만, 그녀의 마음속은 폭풍처럼 흔들리고 있었다.

“내가 어떻게 널 지킬 수 있을까?”
윤하가 나지막이 물었다.

꽃나무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너는 이미 충분히 하고 있단다. 나를 지키기 위해 싸우는 네 모습이 내가 가진 마지막 힘을 일깨워줬어.”

“마지막 힘?” 윤하는 고개를 갸웃했다.
“내 마지막 꽃잎이 떨어질 때, 네가 그걸 받아들인다면 내가 너에게 줄 수 있는 모든 것을 전할 거야.”

윤하는 꽃나무의 말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지만, 그 속삭임이 그녀의 마음에 깊은 울림을 남겼다.


철거의 날

아침이 밝았다. 공원 앞에는 주민들과 환경 운동가들, 캠페인 참여자들이 모여들었다.
“공원을 지켜주세요!”
“우리는 이 공원을 포기할 수 없습니다!”

그들의 외침은 점점 커졌지만, 개발사의 철거 장비는 멈추지 않았다.

윤하는 지호와 함께 공원 한가운데 서 있었다. 그녀는 꽃나무를 바라보며 속으로 간절히 빌었다.
“제발, 무슨 일이 있어도 널 지킬게.”


민석의 등장

철거 장비가 나무 쪽으로 다가가려는 순간, 최민석이 나타났다.
“멈춰요!”
그의 외침에 모두가 고개를 돌렸다.

민석은 개발사 직원들에게 다가가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대로 강행하면 법적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주민들의 목소리를 무시한 채 진행하면, 우리 회사의 평판에 타격을 입을 겁니다.”

상사가 나타나 민석을 매섭게 바라보았다.
“이 프로젝트의 책임자가 누구인지 잊었습니까, 민석 팀장?”
그러나 민석은 뒤로 물러서지 않았다.
“책임자로서 말합니다. 공원의 일부를 보존하는 계획을 지금 당장 다시 논의해야 합니다.”

그의 강경한 태도에 철거 작업은 잠시 멈췄다.


꽃잎의 기적

그때였다. 꽃나무에서 하나의 꽃잎이 천천히 떨어졌다. 윤하는 그것을 보고 본능적으로 손을 뻗었다. 꽃잎은 부드럽게 그녀의 손바닥 위에 내려앉았다.

그 순간, 윤하는 따뜻한 빛과 함께 과거의 기억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감각을 느꼈다.


부모님의 메시지

윤하의 눈앞에 어린 시절의 공원이 펼쳐졌다. 그녀의 부모님이 꽃나무 아래에서 웃으며 서 있었다.
“윤하야, 이 나무는 우리 가족의 희망이란다.”
어머니가 말했다.
“너도 이 나무처럼 강하게 자랄 수 있을 거야. 그리고 세상에 네가 가진 따뜻함을 전해줘.”

아버지가 이어서 말했다.
“삶은 늘 어려움이 있겠지만, 네가 그 어려움을 이겨낼 힘을 가질 거야. 그리고 네가 소중히 여기는 것들은 반드시 지킬 수 있을 거야.”

윤하는 눈물을 흘리며 부모님의 목소리를 가슴속에 새겼다.


희망의 새싹

윤하가 눈을 떴을 때, 꽃잎이 점차 밝은 빛으로 변하며 그녀의 손에서 사라졌다. 대신, 그녀의 마음속에는 강한 확신이 자리 잡았다.

“이 공원을 지킬 수 있어.”
윤하는 주민들과 함께 마지막까지 싸우겠다는 결심으로 민석과 눈을 마주쳤다.

“함께 끝까지 가요.” 윤하가 민석에게 말했다.
민석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래, 그렇게 하자.”


7편: 희망의 씨앗


철거 중단

꽃나무의 마지막 꽃잎이 떨어진 순간, 공원의 분위기가 변했다. 윤하의 눈에는 확신이 서렸고, 민석의 표정도 단호해 보였다.
“철거는 여기서 멈춥니다.”
민석은 상사와 철거팀을 향해 외쳤다.

상사는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최민석 팀장, 지금 이 행동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알기나 합니까? 당신은 회사 방침을 어기고 있습니다!”

그러나 민석은 물러서지 않았다.
“저는 이 공원의 가치를 봤습니다. 그리고 이 공원을 지키려는 주민들의 목소리를 무시할 수 없습니다. 우리 회사가 진정으로 지역을 위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때입니다.”

민석의 설득과 주민들의 목소리에 결국 철거는 일시 중단되었다. 개발사는 상황을 다시 검토하기 위해 회의를 열겠다고 발표했다.


꽃나무의 마지막 선물

철거가 멈춘 뒤, 윤하와 지호는 꽃나무 아래에 섰다. 나무는 여전히 고요했지만, 윤하는 그곳에서 이상한 따뜻함을 느꼈다.

“꽃잎이 떨어지더니 모든 게 멈췄어.” 윤하는 나무를 바라보며 속삭였다.
지호는 나무 아래의 땅을 바라보다가, 무언가를 발견한 듯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윤하 씨, 여기 봐.”

땅속에서 작은 새싹이 자라고 있었다. 윤하는 놀란 눈으로 새싹을 내려다보며 무릎을 꿇었다.
“이건… 나무의 씨앗에서 자란 새싹이야.”

꽃나무는 마지막 꽃잎을 떨구며 새로운 생명을 남겼던 것이다. 윤하는 새싹을 손으로 조심스럽게 감싸며, 그것이 단순히 나무의 재생이 아니라 그녀와 부모님, 그리고 공원의 기억이 다시 이어진다는 상징임을 깨달았다.


공원의 미래

철거 작업이 중단된 뒤, 윤하와 지호는 주민들과 함께 공원을 보존하기 위한 계획을 세웠다. 공원의 일부는 보호구역으로 지정되고, 꽃나무가 자라났던 중심부는 새싹이 자라나는 정원으로 바뀌었다.

민석은 개발사 내부에서 지속적으로 보존 방안을 제안했고, 회사는 공원을 주민들에게 기부하는 대신 일부 주변 부지를 개발하는 방향으로 프로젝트를 수정했다.

“결국 당신이 회사를 설득했네.” 윤하가 민석에게 말했다.
민석은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아무리 회사라도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를 무시할 순 없었죠.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당신과 꽃나무 덕분에 제가 이 결정을 내릴 수 있었어요.”


새로운 시작

몇 달이 지나, 윤하와 지호는 공원 중앙에 다시 찾아왔다. 새싹은 작은 나무로 자라나고 있었고, 주민들은 새롭게 정돈된 공원을 자유롭게 누리고 있었다.

지호가 나무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 나무도 언젠가 꽃잎을 피우겠지?”
윤하는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거야. 그리고 그 꽃잎은 또 다른 누군가에게 새로운 시작을 알려줄지도 몰라.”

그녀는 나무를 바라보며 조용히 속삭였다.
“엄마, 아빠. 이 공원은 지켰어요. 그리고 이제 여기서 다시 시작할 거예요.”

지호가 윤하를 보며 말했다.
“윤하 씨, 이 공원이 아니라 당신이야말로 진짜 대단해.”
윤하는 작게 웃으며 대답했다.
“아니야. 이건 모두가 함께한 덕분이야. 나 혼자였다면 아무것도 못 했을 거야.”

둘은 공원 벤치에 앉아 나무를 바라보았다. 주변에서 아이들이 뛰어노는 소리와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공원은 다시금 사람들의 쉼터가 되었고, 꽃나무는 새로운 생명으로 이어졌다.


끝맺음

윤하는 마지막으로 꽃나무의 새싹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가슴속엔 부모님의 메시지와 꽃나무의 속삭임이 깊이 새겨져 있었다.

삶은 늘 어려움을 동반하지만, 희망은 사라지지 않는다. 작은 꽃잎이 씨앗이 되고, 그 씨앗이 새로운 생명을 피워내듯, 삶도 그렇게 이어지는 것이다.

 

 

끝.


꽃잎의 속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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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13 - [문학 (Literature)/한국 시 (Korean Poetry)] - Poem) 이상, <꽃나무>

 

Poem) 이상, <꽃나무>

이상,  벌판한복판에 꽃나무하나가있소. 근처(近處)에는꽃나무가하나도없소. 꽃나무는제가생각하는꽃나무를 열심(熱心)으로생각하는것처럼 열심으로꽃을피워가지고섰소. 꽃나무는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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