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Writing)/짧은 이야기 (Short story with AI)

Short story) 별의 저편에서 부르는 그리움

sosohantry 2024. 11. 10. 20:57

<별의 저편에서 부르는 그리움>
 
 
1장: 우주 정거장에서의 반복되는 일상

광활한 어둠 속에서 심우주 정거장은 하나의 섬처럼 떠 있었다. 외부는 어둠과 별빛만이 깃든 고요의 공간이었고, 내부는 기계음과 전자 장치의 깜박임으로 가득 찬 첨단의 세계였다. 여기에서 아델은 하루도 빠짐없이 일상의 반복 속에 파묻혀 있었다. 그의 얼굴은 언제나 냉정했고, 회색 눈동자에는 잔잔한 불꽃조차 비치지 않았다. 그에게 있어 임무란 곧 생명줄이자 자신을 무너뜨리지 않는 벽이었다.

아델은 서서히 회전하는 지구의 홀로그램을 보며 문서를 검토했다. 파란색의 구는 여전히 아름다웠지만, 그에게는 그저 냉랭한 풍경에 불과했다. 정거장의 복도는 황금빛 조명이 비치고 있었고, 동료들 몇몇이 지나가며 어색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 누구도 아델과 길게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그도 그걸 원하지 않았다.

그의 방 한쪽 벽에는 작은 단말기가 놓여 있었다. 화면에 '읽지 않은 메시지: 12'라는 알림이 점멸하고 있었다. 그 중에는 리아의 메시지가 다수였다. 그는 스스로에게 다짐했다. 오늘도 보지 않기로. 리아의 웃음소리, 그녀의 따뜻한 눈빛이 그리울수록, 아델은 고립된 자신이 무너지기 쉬운 유리탑임을 깨닫게 되었다.

그의 귓가에는 팀장 엘라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델, 보고서를 끝냈나?" 그녀는 언제나처럼 단호하고 냉철했다. 엘라는 정거장 내에서 모두의 존경을 받는 인물이었지만, 마음을 열어 보이는 일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그녀의 눈빛은 간혹 아델의 빈 껍질을 꿰뚫어보는 듯한 깊이를 지니고 있었다.

"네, 거의 다 마쳤습니다." 아델은 짧게 대답하고 시선을 돌렸다. 그는 오랫동안 간직했던 한 가지 사실을 숨기고 있었다. 리아와의 관계는 그의 내면의 연료였지만, 동시에 그를 약하게 만드는 족쇄였다. 그는 강해지고자, 모든 것을 잊고자 했지만 그럴수록 고독은 그의 목을 죄었다.

복도를 지나 엘라는 멈춰 섰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아델을 잠시 바라보았다. "가끔은 뭔가를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그걸 직시해야 할 때도 있어." 그녀의 목소리는 사무치게 차분했지만, 아델은 그 속에 담긴 무게를 느꼈다.

그날 밤, 아델은 침대에 누워 눈을 감았다. 마음 깊은 곳에서 피어오르는 것은 익숙한 고통이었다. 지구를 바라보며, 그는 리아가 지낸 그곳의 하늘과 바람을 생각했다. 그러나 언제나처럼 감정을 밀어내고, 잠 속으로 침잠해 갔다.

내일은 또 반복될 터였다.
 
 
 
2장: 리아의 메시지와 아델의 외면

정거장의 하루가 시작될 때면, 전등이 하나둘씩 밝아오고 기계음이 공간을 메웠다. 아델은 이 일상적 소음 속에서 눈을 떴다. 그의 시선은 곧바로 방 한쪽 벽에 놓인 단말기로 향했다. '읽지 않은 메시지: 13'이라는 숫자가 반짝이며 아침을 깨웠다. 리아의 메시지가 하나 더 늘어난 것을 확인한 아델은 미묘한 찌르림을 느꼈지만 곧 고개를 돌렸다. 어제와 다를 바 없는 아침이었다.

거실로 나가자 엘라가 커피를 마시며 무언가를 검토하고 있었다. 그녀의 시선은 스크린에 고정돼 있었지만, 주변의 분위기를 신경 쓰는 듯했다. 동료들은 각자 임무에 열중하고 있었지만, 누군가가 방심한 틈에는 아델의 무감한 표정이 보일 때마다 고개를 갸우뚱거리곤 했다.

“아델, 오늘 외부 구조 작업 지원 준비는 끝났지?” 엘라가 묻자 아델은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목소리는 늘 그랬듯 차가웠다.

“네, 준비는 완료됐습니다.”

엘라는 잠시 그를 지켜보다가 커피잔을 내려놓고 말을 이었다. “가끔은 우리가 외부를 수리하는 것보다 내면의 균열을 먼저 돌아봐야 할 때가 있어. 우주에서의 삶이 우리를 메마르게 하는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전부는 아니야.”

아델은 그 말에 잠시 움찔했지만, 곧 표정을 정돈했다.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저는 충분히 잘 버티고 있습니다.”

엘라의 눈에는 슬쩍 안타까운 기색이 스쳤다. 그녀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아델은 다시 단말기를 바라보았다. 리아의 이름이 표시된 메시지 목록은 마치 그에게 다가오지 말라고 경고하는 장벽 같았다.

그러나 이번 아침에는 뭔가가 다르게 느껴졌다. 심장이 이상하게 빨리 뛰기 시작하며, 손가락이 단말기 위로 미끄러졌다. 그는 메시지를 여는 대신, 재생 버튼에서 손을 뗐다. 망설임의 순간이 영원처럼 느껴졌다. 자신이 그녀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모든 것이 무너질 것 같았다.

“오늘은…” 아델은 낮은 목소리로 혼잣말을 하며, 다시 스스로를 밀어냈다. 그리움은 마치 우주 밖에서 그를 끌어당기는 듯한 중력이었지만, 그는 외면함으로써 자신을 보호하려 했다.

정거장의 작업실로 향하던 중, 유리창 밖으로 보이는 우주의 장관이 눈에 들어왔다. 무한히 펼쳐진 어둠 속에서 반짝이는 별빛은 지구와 리아가 있는 곳을 상징하는 듯했다. 그 순간 그의 시선에는 잠시 따뜻한 빛이 깃들었다.

그러나 곧 아델은 눈을 감고 고개를 젓고는 현실로 돌아왔다. 그의 머릿속에는 리아의 얼굴이 흐릿하게 떠올랐고, 그때마다 마음은 짓눌렸다. 사랑이란 단어는 그에게 견딜 수 없는 무게로 다가왔다.

그는 그렇게 또 하루를 시작했다.
 
 
 
3장: 엘라의 도전과 첫 번째 대화

정거장의 낮은 분주했지만 어디까지나 기계적이었다. 모든 동작이 프로토콜에 따라 이루어졌고, 동료들은 기계처럼 움직였다. 아델은 무표정하게 작업실의 계기판을 점검하며, 미세한 오차를 확인하는 데 몰두했다. 기술적인 문제에 집중하는 동안만큼은 내면의 흔들림을 잠시 잊을 수 있었다. 그러나 그날은 달랐다. 엘라가 조용히 다가와 그의 작업을 지켜보았다.

“아델, 잠깐 시간 좀 내줄 수 있겠나?” 그녀의 목소리는 부드러웠지만 그 속에는 뭔가 단호한 것이 섞여 있었다.

아델은 손을 멈추고 눈을 들었다. 엘라의 표정은 늘 그렇듯 단단했지만, 오늘은 그 안에 다른 감정이 숨어 있는 듯했다. 그는 순간 주저했지만, 그녀를 따라가는 편이 현명하다고 생각했다. 둘은 소란스러운 작업실을 벗어나 조용한 회의실로 향했다. 벽 너머에는 우주의 검고 깊은 어둠이 펼쳐져 있었다.

엘라는 그를 바라보며 조용히 입을 열었다. “얼마나 더 이렇게 버틸 생각인가, 아델?”

그 질문은 아델의 가슴을 찔렀다. 그는 잠시 입을 다물고 엘라의 시선을 피했다.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엘라는 책상 위에 손을 얹고 몸을 기울였다. “우주 정거장에서 우리는 강해 보이려고 애쓰지만, 결국 그 강함이 우리의 족쇄가 되기도 해. 나는 너를 이해할 수 있어, 아델. 하지만 네가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있는 건 나뿐만 아니라 모두가 알고 있어.”

아델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는 자신을 무장해제하는 것 같은 느낌에 불쾌함을 느꼈다. “이건 제 개인적인 문제입니다. 임무에 방해되지 않도록 하고 있으니,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엘라는 잠시 말을 멈추고 아델을 응시했다. 그녀의 눈은 깊고 진지했다. “그래, 임무는 언제나 중요하지. 하지만 우리가 이 안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도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나? 너만의 방법으로 극복해보려는 것도 이해하지만, 그런 고립은 너를 더 이상 지켜주지 못할 거야.”

잠시 침묵이 흐른 후, 엘라는 자신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덧붙였다. “내가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나도 과거에 같은 선택을 했기 때문이야.”

아델은 눈을 크게 떴다. 엘라가 자신을 이해한다고 말한 것에는 어떤 깊은 진실이 숨겨져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나 더 듣기 전에 엘라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네가 어떻게 하든, 나는 널 지지할 거야. 그리움은 약점이 아니야, 아델. 그건 우리가 살아 있다는 증거일 뿐.”

그녀는 나가며 마지막으로 말했다. “우리, 다가오는 외부 작업에서 조심하자.”

회의실에 혼자 남은 아델은 두 손을 무릎 위에 올리고 깊은 숨을 내쉬었다. 엘라의 말은 단순한 조언이 아니었다. 그것은 경고이자 위로였다. 그리고 그 안에는 여전히 자신이 이해하지 못한 엘라의 과거가 있었다.

그날 밤, 그는 다시 단말기를 바라보았다. 리아의 이름이 표시된 메시지 목록은 여전히 그를 부르고 있었다. 엘라의 말이 귀에 맴돌며, 그는 메시지를 열어야 하는가 망설였다.
 
 
 
4장: 소행성 충돌 - 생사의 기로

심우주 정거장은 언제나처럼 조용했다. 엔진의 낮은 진동과 통신 장비의 미세한 잡음만이 공간을 메울 뿐, 우주의 어둠은 그들을 삼키고 있었다. 아델은 외부 구조 작업을 위해 우주복을 입고 준비를 마쳤다. 철저한 점검과 테스트 후, 그는 동료들과 함께 외부로 나섰다. 스테이션의 외부 표면은 광활한 검은 우주와 대비되어 서늘한 빛을 반사했다.

“모두 상황 보고하라,” 엘라의 목소리가 무선 통신을 통해 울려 퍼졌다. 그녀는 늘 그렇듯 단호하고 차분했다. 아델은 각종 도구를 점검하며 보고를 마쳤다. 그의 심장은 조용히 뛰고 있었지만, 오늘의 임무는 어딘가 불길한 기운이 감돌았다.

작업이 진행되는 동안, 모든 것이 평소와 다름없어 보였다. 그러나 멀리서 작은 빛의 점들이 이상하게 움직이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그것은 소행성 파편이었다. 고속으로 다가오는 소행성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정거장을 위협하고 있었다.

“모두 주의하라! 충돌 위험 발생!” 엘라의 경고가 들렸지만, 그 순간 아델의 위치는 소행성 파편의 궤도와 겹쳤다. 경고음이 날카롭게 울렸고, 그는 빠르게 반응해 몸을 피하려 했지만, 충격의 강력한 힘이 그를 우주선 외부로 내던졌다.

그의 몸은 무중력 상태에서 쏟아지는 별빛 사이로 내몰렸다. 통신은 끊어졌고, 주변의 소리라고는 심장의 박동만이 들렸다. 의식이 점차 멀어져 갔고, 눈앞에 보이는 것은 혼란스러운 빛의 조각들뿐이었다.

그때, 아델의 귀를 가로질러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리아의 목소리였다. 분명 있을 리 없는 그녀의 목소리가 귓가에 울렸다. 그녀는 따뜻하고 낮은 목소리로 마지막 편지의 구절을 읽어 내려갔다.

"아델, 세상이 아무리 멀어져도 당신의 손길을 느낄 수 있기를 바라요. 당신의 눈빛이 나에게 전해지는 순간을 믿고 있어요."

그의 시야가 어두워지며 리아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녀의 웃음과, 그들이 나누던 기억들이 파편처럼 가슴속을 갈랐다. 차갑고 무감한 껍질을 벗고, 그는 무의식 속에서 리아의 마지막 말을 되새겼다.

눈을 떴을 때, 그의 몸은 구조 로프에 걸려 있었다. 동료들이 급히 다가오며 그를 끌어당기고 있었다. 숨이 겨우 돌아오고, 가슴이 불타는 듯 아팠다. 아델은 다시 살아났다. 하지만 단순히 물리적으로 살아남은 것 이상이었다. 리아의 목소리와 그 기억은 그가 진정으로 살아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주었다.

정거장으로 돌아와, 그는 헬멧을 벗고 큰 숨을 들이마셨다. 엘라의 눈빛이 그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녀의 표정은 안도의 미소와 무언의 질문을 담고 있었다.
 
 
 
5장: 리아의 목소리와 각성의 순간

정거장으로 돌아온 아델은 여전히 자신의 가슴속에서 요동치는 심장의 진동을 느꼈다. 방금 겪은 일은 그저 생사의 기로를 넘나드는 경험만이 아니었다. 그는 외부에서 들었던 리아의 목소리와 함께 돌아온 무언가를 잃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그가 헬멧을 벗고 차갑고 메탈릭한 공기를 들이마시자, 머릿속에는 여전히 리아의 마지막 말이 맴돌았다. 그 목소리는 단순한 환청이 아니었다. 그리움과 미뤄두었던 감정들이 현실로 스며들어, 이제는 더 이상 외면할 수 없게 그를 압도하고 있었다.

작업실로 들어서자 엘라가 조용히 다가왔다. 그녀는 짧게 아델을 확인하며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무사히 돌아와서 다행이야,” 그녀는 말했다. 그러나 아델은 여전히 멍한 눈으로 그녀를 보았다. 그의 입술은 무언가를 말하려 했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엘라는 그가 내적으로 싸우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고, 그저 조용히 그의 어깨를 두드리며 자리를 떠났다.

아델은 고요한 작업실 한가운데 서서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단말기 위에 여전히 깜박이는 메시지 알림이 그를 불렀다. 그 숫자는 이제 그의 무게를 이길 수 없는 짐처럼 보였다. 심호흡을 한 뒤, 아델은 천천히 손을 들어 단말기의 전원 버튼을 눌렀다.

화면이 밝아지며 리아의 얼굴이 나타났다. 그녀의 눈은 반짝였고, 입가에는 익숙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 그 미소는 몇 년 동안 잊고 지냈던 따뜻함이었다. 영상 속 그녀의 목소리가 시작되었다.

"아델, 이걸 보고 있다면, 그 말은 내가 너무도 간절히 바라던 걸 너도 원하고 있다는 뜻이겠지." 리아의 목소리는 조용하면서도 확신에 찬 울림이었다. 그녀는 항상 그렇게 아델에게 확신을 주곤 했다. 영상 속에서 리아는 손끝으로 무언가를 쓰다듬는 듯한 동작을 하며 말을 이었다. "내가 너를 얼마나 기다리고 있는지, 그리고 우리가 함께했던 순간들이 내게 얼마나 중요한지, 언젠가 네가 알게 되길 바래."

그 말은 아델의 내면을 두드렸다. 그는 갑작스레 밀려오는 감정의 쓰나미에 휩쓸리며 눈을 질끈 감았다. 리아의 목소리는 단순한 기억이 아니라, 그리움이 남긴 흔적이자 그를 다시 살아가게 하는 이유였다. 차갑던 그의 눈에는 잠시 따뜻한 눈물이 고였다.

엘라가 문밖에서 조용히 아델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녀는 그가 마침내 자신 안의 울타리를 허물기 시작했음을 알 수 있었다. 과거 자신이 그토록 피하고 싶어 했던 길을 아델이 걷고 있다는 것을 깨달으며, 엘라는 입술을 굳게 다물고 그에게 더 시간을 주기로 결심했다.

그날 밤, 아델은 창밖으로 보이는 별들을 응시했다. 그는 깊은 숨을 들이쉬며 처음으로 소리 내어 말했다. “리아… 내가 돌아갈게.”
 
 
 
6장: 편지를 읽으며 이해한 사랑

그날 밤, 아델은 어둠 속에서 홀로 서서 창밖의 우주를 응시했다. 은하수는 눈부시게 반짝이며 검은 무한을 수놓고 있었다. 그 빛들은 평소처럼 차갑고 고독하게 느껴졌지만, 오늘은 그 빛 사이에서 리아의 눈빛이 떠오르는 것만 같았다. 그가 단말기를 열어 리아의 메시지를 재생한 후, 마음속에 잠자코 있던 감정의 사슬이 조금씩 풀려 나갔다.

아델은 책상 앞에 앉아 리아의 영상 메시지들을 하나하나 재생하기 시작했다. 첫 번째 영상에서 리아는 지구의 따뜻한 햇살 속에서 웃으며 말했다. "오늘 아침은 기분이 어땠어? 난 너 없이 맞는 아침이 여전히 낯설어. 하지만, 네가 저 별들 중 어딘가에 있다는 걸 생각하면 괜찮아져." 그녀는 여전히 아델이 기억하던 그 목소리로, 마치 바로 앞에 서 있는 것처럼 생생하게 말했다.

다음 메시지에서는 리아가 책을 읽으며 웃음을 터트렸다. "네가 이 장면을 봤다면 분명 비웃었을 거야. 네가 항상 그랬듯이, '왜 그렇게 진지한 책만 읽냐'며 말이지." 그녀의 말은 아델의 입가에 오랜만에 미소를 그리게 했다. 그는 영상에서 그녀의 말과 웃음소리를 들으며, 자신이 얼마나 오랫동안 이 소리를 갈망해왔는지를 깨달았다.

시간이 흘러갈수록 리아의 목소리는 점점 더 마음을 파고들었다. 그녀는 아델의 무뚝뚝한 얼굴 너머에 숨겨진 따뜻함을 알았고, 그걸 사랑했다. "아델, 네가 그곳에서 얼마나 힘든지 알고 있어. 하지만 이걸 알아줘. 내가 널 기다리고 있다는 걸, 그리고 우린 다시 만날 거라는 걸." 그녀의 마지막 말은 그동안의 고통을 모두 상쇄시킬 만큼 강렬했다.

아델은 영상을 멈추고 의자에 기댔다. 방 안은 조용했고, 창밖의 별빛이 그의 얼굴에 은은한 그림자를 드리웠다. 감정을 억누르는 것이 더 이상 불가능해진 그는 그리움과 사랑이 어떻게 자신을 인간답게 만드는지를 새삼스레 느꼈다. 그동안 임무와 차가운 이성에 묻어 두었던 감정이 스스로의 생명력으로 다시금 그의 안에서 깨어났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단말기 앞에 서서 마침내 리아에게 답장을 작성하기 시작했다. 손끝이 떨렸지만, 글자 하나하나에 마음을 담았다. “리아, 네 메시지를 보았다. 미안하다, 내가 너무 오랫동안 너의 목소리를 외면했다. 하지만 네가 아니었다면, 나는 이곳에서 더 이상 버틸 수 없었을 거야. 곧 돌아갈게.”

글을 마치고 나니, 그의 마음속에 있는 거대한 얼음 조각이 녹아내린 것처럼 가벼워졌다. 이제 아델에게 남은 것은 자신이 반드시 지구로 돌아가야 하는 이유였다. 우주는 여전히 넓고 차가웠지만, 이제 그는 그곳에서 따뜻함을 기억하는 방법을 배운 셈이었다.
 
 
 
7장: 엘라의 고백과 감정의 의미

아델이 리아에게 보낼 메시지를 전송한 후 며칠이 지났다. 정거장의 분위기는 여전히 기계적이고 반복적이었지만, 아델의 시선과 마음은 조금씩 달라지고 있었다. 그의 행동에는 변화의 조짐이 엿보였고, 동료들 또한 그 미묘한 변화를 느꼈다. 그러나 그 평온은 오래가지 않았다. 엘라는 아델에게 중요한 이야기를 나누자며 그를 불렀다.

회의실에 들어섰을 때, 엘라는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의 실루엣은 희미한 별빛에 휩싸여,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깊은 생각에 잠겨 있는 듯했다. 아델이 조용히 문을 닫자, 엘라는 뒤돌아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자리에 앉아줘, 아델.” 그녀의 목소리에는 평소와 달리 부드러운 떨림이 있었다.

아델은 그녀의 맞은편에 앉았다. 잠시 침묵이 이어졌고, 그 침묵은 정거장의 메마른 소음 속에서 무겁게 가라앉았다. 엘라는 깊은 숨을 내쉬며 말을 꺼냈다. “내가 네가 겪는 감정을 이해한다고 했던 말, 기억하지?”

아델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그녀의 눈동자에는 그가 본 적 없는 슬픔이 서려 있었다.

“몇 년 전, 나도 너와 비슷한 경험을 했어.” 엘라는 눈을 내리깔고 있었다. “그는 내 사랑이었고, 나의 동료였지. 우리는 이곳에서 함께 일하며, 삶을 나눴어. 하지만... 그가 돌아오지 않았지.”

아델은 처음으로 엘라의 얼굴에 그런 상처의 흔적을 보았다. 그녀의 목소리는 흔들렸지만, 계속 이어졌다. “나는 그를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그리움에 스스로를 단단히 가두었어. 임무에 몰두하며 감정을 억누르면 그가 나를 원망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어. 하지만 그건 틀렸어. 감정을 묻어두는 것이 강함이 아니라는 걸 깨닫는 데는 너무 오래 걸렸지.”

엘라는 아델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너는 다를 수 있어, 아델. 리아가 네게 남긴 메시지는, 네가 여기서 느낀 그 모든 것을 뚫고 나갈 수 있게 해줄 거야. 그리움은 무거울 수 있지만, 그것이 네가 더 나아가야 할 이유가 될 수도 있어.”

아델은 말없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가 본 엘라는 언제나 강하고 절대 무너지지 않을 것 같은 존재였는데, 이제는 그 무게의 중심을 공유하고 있는 듯했다. 그들의 눈빛이 마주쳤을 때, 두 사람은 서로의 고독을 이해하게 되었다.

엘라는 자리에서 일어나 창가에 손을 올렸다. “하지만 한 가지 더 말해줄 게 있어. 이 임무, 우리가 여기서 하는 모든 것이 단순한 탐사가 아니야. 이것은 인류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열쇠가 될 거야. 네가 선택하는 길이 이곳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그리고 지구에 있는 그 사람에게도 영향을 미칠 거야.”

그녀의 고백은 아델에게 예상치 못한 충격을 안겼다. 단순히 자신의 감정과 그리움의 문제가 아니라, 더 큰 결정의 기로에 서 있는 것이었다.

엘라는 마지막으로 그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제 선택은 네 몫이야, 아델. 사랑이든 임무든, 그 사이에서 너만의 답을 찾아야 해.”
 
 
 
8장: 지구로 돌아갈 결심과 엘라의 비밀

엘라의 고백이 아델의 마음속에 묵직한 진동을 남긴 채, 그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이제 감정과 책임 사이에서 그의 선택은 단순히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인류의 미래를 담고 있었다. 정거장의 하얀 벽들이 그를 짓누르는 듯했고, 밖으로 보이는 별빛조차 날카롭게 느껴졌다.

그날 밤, 아델은 조용히 앉아 리아에게 전송했던 메시지에 대해 생각했다. '곧 돌아가겠다'는 자신의 약속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그리움이 그의 가슴을 조이고 있었지만, 엘라의 말은 그 약속이 얼마나 무겁게 작용할지를 상기시켰다.

다음날 아침, 엘라가 아델의 앞에 나타났다. 그녀의 표정은 결연했고, 손에는 두꺼운 문서 파일이 들려 있었다. “이걸 봐야 할 거야.” 그녀는 말없이 파일을 건넸다. 파일 안에는 그들이 수행하는 임무의 상세한 내용과 함께, 아직 알려지지 않았던 정보들이 가득했다.

“이건...” 아델은 말끝을 흐렸다. 문서에는 그들이 탐사하고 있는 우주 광물의 잠재적인 에너지 자원에 대한 연구가 담겨 있었다. 이 자원은 인류가 지구에서 직면한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돌파구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동시에 이 자원을 둘러싼 정치적 긴장과 인류의 미래에 대한 위험도 함께 설명되어 있었다.

엘라가 무겁게 입을 열었다. “우리가 수행하는 이 임무는 단순한 연구가 아니야. 이 자원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우주의 다른 탐사 팀들과의 경쟁도 격화될 거야. 너의 결정은 단순히 리아와 재회할 수 있는지가 아니라, 인류의 방향을 결정짓는 선택이 될 수 있어.”

아델은 충격으로 말을 잃었다. 이제 그의 마음은 그리움과 사랑뿐만 아니라 임무와 책임 사이에서 흔들렸다. 리아에게 돌아가겠다는 다짐은 그에게 생명과도 같았지만, 그가 맡고 있는 역할은 무거운 책임의 중심에 있었다.

“엘라, 왜 나에게 이걸 보여주는 거죠?” 아델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그녀는 그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내가 몇 년 전 느꼈던 후회를 너도 반복하지 않길 바랐어. 감정이 너를 움직이게 하되, 그것이 임무의 무게에 짓눌리지 않도록 해.”

그녀는 마지막으로 말했다. “결국 네가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스스로 만들어야 해. 리아에게 돌아가려면, 너는 이 임무의 끝을 봐야 하고, 그 과정에서 올바른 결정을 내려야 해.”

아델은 깊은 숨을 들이마셨다. 가슴 속에는 두려움과 결단, 그리고 엘라의 이야기가 불러일으킨 동지애가 엉켜 있었다. 그는 이제 알고 있었다. 그의 선택은 개인적인 사랑의 재회 이상이었다. 그리움이 그의 발걸음을 앞으로 밀어붙이되, 그 앞길에는 인류의 운명이 걸려 있었다.

그날 밤, 아델은 다시 리아에게 메시지를 남겼다. 이번에는 조금 더 길고 복잡한 마음이 담겨 있었다. “리아, 너에게 돌아갈게. 하지만 그 전에 해야 할 일이 있어. 나를 기다려줘. 그리움이 나를 이곳에서 움직이게 했지만, 이제는 더 많은 것을 짊어지고 돌아가야 해.”

그의 목소리는 비록 조용했지만, 그 안에는 흔들리지 않는 결의가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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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em) 김소월, <먼 후일>

먼 훗날 당신이 찾으시면 그때에 내 말이 `잊었노라' 당신이 속으로 나무라면 `무척 그리다가 잊었노라' 그래도 당신이 나무라면 `믿기지 않아서 잊었노라' 오늘도 어제도 아니 잊고 먼 훗날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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