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rt story) 그리움의 길에서 만난 카드의 신

<그리움의 길에서 만난 카드의 신>

 

 

1장: 그리움 속 방황
안개가 자욱한 숲속에서 주인공은 길을 잃은 채 헤매고 있었다. 이 숲은 다들 잊으려 했던 기억과 후회를 마치 잡동사니처럼 쌓아둔 곳 같았다. “여기 오지 말았어야 했어... 그냥 집에서 라면이나 끓일 걸.” 그는 중얼거리며 바닥에 쌓인 낙엽을 밟았다. 낙엽들이 어이없다는 듯 ‘바삭’하고 울었다.

머리 위로 까마귀 한 마리가 지나가며 쏘아보듯 울었다. “아니, 너도 나 비웃는 거야?” 주인공은 까마귀를 향해 소리쳤지만, 새는 답할 리 없었다. 숲은 여전히 어둡고 길은 여전히 헷갈렸다.

강가에 다다르자 석양이 강물을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붉은 물결은 그의 눈에 비쳐 마치 ‘어, 또 왔어?’ 하는 것처럼 보였다. 주인공은 그 자리에서 고개를 떨구었다. “정말이지, 언제쯤 이 멜로드라마가 끝날까.”

 

2장: 붉은 석양과 강물
강가에 서서 주인공은 과거의 순간들을 떠올렸다. “여기서 그 사람이랑 같이 앉아 있던 그때... 이젠 좀 잊을 때도 되지 않았나.” 그러나 강물은 마치 ‘뭐? 네가? 그리 쉽게?’라고 말하는 듯했다. 그는 한숨을 내쉬었다. “강물이 이렇게 똑똑할 줄이야...”

주인공은 가방에서 오래된 수첩을 꺼냈다. 수첩 속에는 ‘이제 과거 그만 떠올리기’라는 다짐이 적혀 있었다. 다섯 번은 적었는데 다섯 번 다 실패했다. 주인공은 수첩을 다시 집어넣으며 작게 웃었다. “이번엔 정말 다를 거야. 아니, 진짜야.”

까마귀의 울음이 다시 들렸다. 그 소리는 이전과는 달랐다. 마치 “내 말 믿어 봐, 따라와.”라고 하는 것처럼 들렸다. “까마귀가 이렇게 말하는 걸 믿는 날이 올 줄이야.” 그는 푸념하듯 중얼거리며 숲속으로 들어갔다.

 

3장: 까마귀의 인도
숲은 점점 어두워졌고, 주인공은 제 발에 걸려 넘어질 뻔한 나뭇가지에 눈을 부라렸다. “이 숲, 정말 친절하군.” 주변은 마치 그의 불평을 듣기라도 한 듯 나뭇잎을 흔들어대며 윙윙거렸다. 갑자기 눈앞에 폐허가 나타났다. 오래된 성전, 이끼가 뒤덮인 기둥들, 그리고... 웬 빛나는 인물?

“여기서 누가 생일파티라도 하는 거야?” 주인공이 중얼거리자, 빛나는 존재가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드디어 왔군.”

“혹시 당신이 숲의 관리인인가요? 여긴 길이 좀 엉망이던데...” 주인공의 농담에 빛나는 존재는 살짝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나는 카드의 신이다. 네가 직면하지 않은 감정을 비추러 왔다.”

“카드의 신이라... 오늘 꿈이 꽤 독특한데.” 주인공은 그를 보며 피식 웃었다. 카드의 신은 눈을 반짝이며 트럼프 카드 한 벌을 내밀었다.

 

4장: 첫 번째 카드: 되풀이되는 그리움
카드 한 장을 집어 들었을 때, 그 위에는 웃고 있는 자신과 누군가의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하지만 그 장면은 곧 어두워지고 찢어졌다. “이거, 내가 몇 번이나 떠올린 기억인데... 새롭지는 않네요.”

카드의 신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하지만 네가 놓지 않았던 건 새롭지 않아도 무겁지.”

“철학적이네요. 혹시 심리학 강의라도 하시나요?” 주인공이 툭 내뱉자, 신은 잠시 웃음을 삼켰다.

“두 번째 카드를 보아라.” 주인공이 카드 두 번째 장을 펼치자, 자신이 빈 방에서 울면서 아이스크림 통을 비우는 장면이 나왔다. “이건 내가 보고 싶지 않았어.” 그는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5장: 감정의 무늬와 직면
“이제 보지 않을 수는 없다. 계속 마주해야지.” 카드의 신은 고요히 말했다.

세 번째 카드를 펼쳤을 때, 주인공이 친구들에게 괜찮은 척 웃으며 “다 지나갔어!”라고 말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그 웃음 뒤에는 분명히 감추어진 눈물이 있었다.

“괜찮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으니까요...” 주인공이 중얼거리자, 카드의 신은 고개를 끄덕였다. “스스로를 속이면서도 진심을 숨기는 것은 가장 무거운 짐이 되지.”

 

6장: 마지막 카드: 해방의 결심
마지막 카드는 붉은 석양이 강물 위에 물드는 장면이었다. ‘해방’이라는 단어가 반짝이며 주인공에게 속삭였다. 그는 그 단어를 천천히 읽었다.

“이제 진짜로... 다 놓을 수 있겠네요.” 주인공은 카드를 강물 위에 띄워보냈다. 카드는 물결을 따라 점점 멀어져 갔고, 그와 함께 그의 마음속의 어두운 무게도 사라졌다.

카드의 신은 고요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제, 새로 시작할 시간이다.”

“좋아요. 그런데 숲에서 나가는 길은 어떻게 가죠?” 주인공의 질문에 신은 미소를 지으며 손가락으로 방향을 가리켰다. “아, 저기네... 고마워요. 카드의 신, 다음에는 커피라도 마시러 와요.”

카드의 신은 조용히 웃으며 사라졌고, 주인공은 숲을 빠져나가며 미소를 지었다. 어둠 속에서 그는 더 이상 길을 잃지 않았다.

 

 

7장: 강물에 흘려보낸 과거
주인공은 숲을 빠져나와 다시 강가에 섰다. 붉은 석양이 사라지고 별빛이 강물을 은은하게 비추었다. 강 위를 따라 떠내려가는 마지막 카드는 어느새 보이지 않았다. 그가 손을 뻗어 카드를 흘려보내던 그 순간, 마음속에서 무거웠던 감정들이 천천히 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자, 이제 새로운 시작을 해보자.” 주인공은 강가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보며 스스로에게 말했다. 강물은 그에게 씩 웃는 듯 잔잔한 파문을 만들었다.

그는 갑자기 배고픔을 느끼며 배를 문질렀다. “아, 치유는 배부른 상태에서 하는 게 더 좋았을 텐데.” 방황의 끝에서 돌아온 자신에게 작은 보상으로, 라면 한 그릇 정도는 해줄 만했다.

숲을 뒤로하고 마을로 돌아가는 길에 까마귀가 또 다시 머리 위를 날았다. 이번엔 무언가 다른 느낌이었다. 그 까마귀는 새삼 친근하게 들렸고, 마치 속삭이는 듯 말했다. “그래, 이번엔 진짜 맞아.”

“네가 말하는 것 치곤 믿음이 가는데?” 주인공은 농담처럼 던졌지만, 속으로는 까마귀에게 조용히 감사를 보냈다.

 

 

8장: 새로운 길을 걷다
주인공은 강을 등지고 마을로 향했다. 작은 오두막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마을은 어두운 하늘 아래서 따뜻한 빛을 내뿜고 있었다. 창문마다 오가는 불빛이 그의 마음을 편안하게 했다. 예전 같았으면 문 앞에서 주저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었다. 그는 과거와 이별했으니, 문턱을 넘어가는 것이 두렵지 않았다.

문을 열고 들어간 주인공은 자신을 반겨주는 익숙한 냄새에 살짝 코끝이 찡해졌다. 집안은 여전히 좁고 어수선했지만, 오늘만큼은 아늑했다. 그는 주방으로 가서 가스레인지에 물을 올렸다. 라면 한 그릇이 얼마나 삶의 방향을 바꿀 수 있을지 한 번 시험해 보기로 했다.

물을 기다리며 창문 너머로 강이 흐르는 방향을 바라봤다. 오늘의 경험을 떠올리자,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카드의 신과 까마귀라... 누구한테 말해도 안 믿겠지.” 그는 혼잣말을 하며 작은 웃음을 터뜨렸다.

물이 끓기 시작하자, 그는 라면을 넣으며 생각했다. 오늘 그는 과거와의 연결고리를 끊고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었다.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여정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주인공은 라면이 완성되길 기다리며 테이블에 앉았다. 이제 더 이상 과거에 얽매여 자신을 학대하지 않을 것이다. 다음부터는 감정이 밀려와도 그저 미소를 지을 수 있을 것이다.

밖에서 까마귀가 다시 한 번 울어댔다. 주인공은 미소를 지으며 창밖을 바라보았다. 마치 오래된 친구가 안부를 묻는 것처럼 느껴졌다.

“고맙다, 친구.” 그는 조용히 중얼거리며 라면 한 젓가락을 입에 가져갔다. 삶은 복잡하고 어지러울 때도 있지만, 가끔은 이렇게 간단한 위안으로 충분했다.

 

 

9장: 시작의 한 걸음 

라면을 다 먹고 난 주인공은 의자에 깊이 기대며 창밖을 바라보았다. 밤하늘의 별들이 빛나고 있었다. 오래전부터 바라왔던 모습인데, 오늘은 다르게 보였다. 과거의 그림자가 아닌 새로운 가능성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는 갑자기 떠오르는 생각에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 “카드의 신이 다음에 나타나면 과자도 좀 가져다 달라고 해야겠어. 그럼 더 심오한 상담이 되겠지.” 농담이었지만, 그의 마음은 가벼웠다.

주인공은 테이블 위에 남아 있는 빈 컵을 바라보다가 손을 내밀어 그것을 살짝 쳤다. 컵이 흔들리며 소리를 냈지만, 쓰러지지는 않았다. 마치 그의 인생이 그동안 흔들렸지만 무너지지 않았음을 상징하는 듯했다.

그는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창문을 열어 신선한 밤공기를 맞았다. 찬 바람이 그의 얼굴을 스쳤지만, 그것마저도 생기있게 느껴졌다. 문 밖으로 나가보니 까마귀가 여전히 주변을 맴돌고 있었다. 이번에는 정겹게 울며 그를 내려다보았다.

“네가 내 길잡이가 되어준 셈이지.” 주인공은 까마귀에게 손을 흔들며 중얼거렸다. 까마귀는 고개를 한 번 끄덕이는 것처럼 보이더니,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이제 주인공은 과거와의 이별을 완전히 마치고, 새로움으로 가득 찬 길을 향해 첫 발을 내딛을 준비가 되어 있었다.

새로운 날이 다가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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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의 길에서 만난 카드의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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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em) 김소월, <가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