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Writing)/짧은 이야기 (Short story with AI)

Short story) 회전하는 경계 - 선과 원의 유산

sosohantry 2024. 12. 30. 19:24

<회전하는 경계 - 선과 원의 유산>

 

제1장: 기억 속의 선과 원


뉴욕, 2043년.

낡은 연구소의 복도는 여전히 섬세하게 깔린 흰 타일 위로 빛나는 조명이 깜빡이고 있었다. 에바 윌리엄스의 얼굴은 주름이 깊게 패여 있었지만, 그녀의 눈빛은 여전히 날카로웠다. 손에 든 낡은 노트는 페이지마다 수많은 선과 원의 조합이 그려져 있었고, 각 기호는 수십 년 전 그녀가 겪은 사건을 암시하고 있었다.

책상 위의 홀로그램 디스플레이에는 세계 지도와 함께 "균열 잔재 발생 보고서"라는 제목이 떠 있었다. 20년이 지났지만, 균열이 만들어낸 흔적은 여전히 세계 곳곳에 남아 있었다. 뉴욕의 타임스퀘어 한가운데에서는 매일 정지된 시간이 반복되었고, 모스크바의 붉은 광장은 보이지 않는 경계선으로 구분되어 있었다.

그녀의 손길이 노트 위의 한 페이지에서 멈췄다. 원형으로 반복되는 패턴 속 작은 결함 하나. 그 결함이 지금도 그녀를 괴롭히고 있었다.

“선과 원…” 그녀가 중얼거렸다.

뒤에서 들려오는 발소리에 그녀는 고개를 돌렸다. 회색 머리카락이 엉망으로 흐트러진 젊은 남자가 연구소로 뛰어들어왔다. 그의 이름은 테오였다. 에바의 제자로, 그녀의 연구를 이어받은 인물이었다.

“교수님, 새로운 이상 현상이 보고됐습니다. 키이우 근처에서요. 당신이 그때 얘기했던… 그 패턴이 나타났습니다.”

에바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곳은 20년 전 모든 것이 시작된 곳이었다. 그녀는 손을 떨며 노트를 닫았다.

“또 시작된 건가… 테오, 네가 알기 전에 나는 이미 이 모든 걸 겪었어. 왜 그것이 중요하고, 왜 인류에게 필요한지 알아. 하지만 먼저, 네가 알아야 할 이야기가 있어.”

테오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에바는 의자에 앉아 천천히 숨을 고르더니, 마치 자신이 과거로 돌아간 듯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그날, 모든 것은 키이우의 그 대성당에서 시작됐지…”


제2장: 유물의 발견

키이우, 2023년.

눈송이가 하늘에서 조용히 내려앉던 어느 겨울날, 성 소피아 대성당의 바닥 아래에서 고대 유물이 발견되었다. 유물은 대리석으로 만든 둥근 판처럼 보였고, 중심에는 선과 원이 복잡하게 얽힌 기호들이 새겨져 있었다. 에바 윌리엄스는 뉴욕에서 날아온 지 하루 만에 그 유물 앞에 서 있었다.

그녀의 옆에는 안드리 셰프첸코, 우크라이나 역사학자이자 현지 전문가가 서 있었다. 그의 얼굴은 차가운 공기 속에서도 긴장과 기대감으로 붉게 상기되어 있었다.

“이 패턴은 단순한 고대 장식이 아닙니다. 우크라이나 고대 기록에서 ‘시간의 열쇠’라 불렸던 기호입니다,” 안드리가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약간 떨렸지만 확신에 차 있었다.

에바는 손전등을 들어 패턴을 세밀히 관찰했다. 마치 그것이 그녀를 응시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시간의 열쇠…” 에바는 중얼거리며 노트에 적었다. “이건 단순히 고대의 유물이 아니에요. 에너지의 흐름을 조절하는 구조 같아요. 선과 원… 경계를 만드는 동시에 허무는 장치.”

하지만 그녀는 아직 이해하지 못했다. 그것이 인류의 가장 큰 시험이 될 것임을.


 

에바가 유물을 조사하고 있을 때, 대성당의 고요한 공기를 깨는 굵은 목소리가 들렸다.

“닥터 윌리엄스, 우리가 처음 만나는 건 아니군요.”

그녀가 고개를 돌리자, 검은 외투를 걸친 키 큰 남자가 입구에 서 있었다. 드미트리 이바노프. 러시아의 저명한 물리학자이자, 에바의 과거 논문 경쟁자였다. 그의 눈은 예리했고, 얼굴은 냉정해 보였지만 그 안에 묘한 긴장이 담겨 있었다.

“드미트리,” 에바가 차갑게 말했다. “여기서 당신을 만날 줄은 몰랐네요.”

드미트리는 천천히 걸어와 유물을 내려다보았다. 그의 시선은 오랫동안 유물 위를 맴돌더니, 마침내 에바에게 돌아왔다.

“러시아 정부는 이 유물에 대해 관심이 큽니다. 당신도 알겠죠? 이건 단순한 고고학적 유물이 아니에요. 에너지를 재구성할 가능성이 있는 기술입니다. 우리가 이런 발견을 잘못된 손에 넘길 수는 없죠.”

안드리가 드미트리의 말에 반발하며 앞으로 나섰다.

“잘못된 손이라니요? 이 유물은 우크라이나의 역사입니다. 우리 민족의 유산이고, 다른 나라의 정치적 도구가 될 수 없습니다!”

드미트리는 비웃듯 고개를 저으며 안드리를 바라보았다.

“민족의 유산이라니. 이 유물이 가진 힘을 당신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단순한 유물일 뿐입니다.”

에바는 그들의 말다툼을 잠시 지켜보았다. 그녀의 머릿속은 빠르게 돌아가고 있었다. 드미트리가 말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 유물은 단순한 학술적 호기심의 대상이 아니었다. 그것은 훨씬 더 위험한 가능성을 품고 있었다.

그녀가 대답하기도 전에, 유물 근처에 서 있던 한 젊은 연구원이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여기 이상한 게 있어요! 유물에서… 뭔가 움직이고 있어요!”

모두가 일제히 유물을 바라보았다. 중심부의 패턴이 서서히 빛을 내기 시작하더니, 기하학적인 선과 원이 희미하게 회전하기 시작했다. 대성당 안의 공기가 묘하게 뒤틀리며 차가워졌다.

“이건… 아직 활성화된 적이 없는 구조물이에요,” 에바가 속삭이듯 말했다. “어떻게 스스로 작동하지?”

안드리가 조심스레 뒷걸음질 치며 물었다. “혹시 우리가 뭔가를 건드린 건가요?”

드미트리는 유물 쪽으로 한 발짝 더 다가섰다. 그는 잠시 망설였지만, 호기심과 욕망이 그의 이성을 압도한 듯 보였다.

“닥터 윌리엄스, 당신이 해독하지 못했다면, 러시아가 직접 처리할 수 있습니다. 제가 이걸 연구하면…”

“안 돼요, 멈추세요!” 에바가 외쳤지만, 이미 늦었다.

드미트리가 유물의 중심에 손을 대는 순간, 강렬한 빛과 함께 대성당 전체가 진동하기 시작했다. 바닥이 갈라지고, 벽면에 새겨진 성화의 이미지는 마치 살아 움직이는 듯 뒤틀렸다.

에바는 바닥에 엎드리며 소리쳤다. “모두 물러서요! 균열이 생기고 있어요!”

빛이 점점 강해지더니, 갑자기 모든 것이 정지했다. 숨을 멈춘 듯한 침묵 속에서, 유물의 회전은 멈췄고, 대성당 내부는 고요 속에 휩싸였다.

그러나 그 순간, 에바의 눈에는 분명히 보였다. 유물의 패턴 한가운데에 아주 미세한 금이 생긴 것을. 그것은 작은 결함처럼 보였지만, 그녀의 직감은 그것이 단순한 결함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이제 시작이군,” 에바는 속으로 생각했다.


제3장: 경계의 흐려짐


드미트리가 손을 뗀 유물은 여전히 고요했다. 대성당 내부의 진동은 멎었고, 공기마저 평온을 되찾은 듯 보였다. 그러나 모두의 직감은 그것이 끝이 아님을 경고하고 있었다.

“이제 뭐가 일어난 거죠?” 안드리가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물었다. 그의 목소리에는 두려움과 분노가 뒤섞여 있었다.

에바는 유물 쪽으로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유물의 패턴 중심에 생긴 금은 섬세했지만, 그것이 가진 의미는 결코 가벼워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노트를 꺼내 패턴을 그리며 중얼거렸다.

“선과 원의 중심이… 비틀린 거야. 균형이 깨졌어. 이건 그냥 문양이 아니라… 작동 원리였어.”

“닥터 윌리엄스,” 드미트리가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에바는 그가 안간힘으로 자신을 진정시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당신이 이걸 안정화시킬 수 있습니까?”

에바는 고개를 들지 않고 대답했다. “당신이 먼저 건드리지 않았다면, 더 많은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었을 겁니다.”

드미트리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책임을 묻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이 상황을 해결하는 게 우선 아닙니까?”

그들의 대화는 곧장 끊겼다. 대성당의 입구에서 바삐 걸어오는 발소리가 들렸기 때문이다. 그곳에는 안드리가 분명히 모르는 사람이 서 있었다. 짧게 깎은 머리에 검은 정장을 입은 남자가 있었다. 그는 주변을 둘러보며, 한눈에 상황을 파악하려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알렉스 로건. CIA 요원입니다,” 그가 짧게 자신을 소개했다. 그의 말투는 비즈니스적이고 냉철했지만, 그의 눈빛은 결코 단순하지 않았다.

“미국까지 관여하기엔 너무 이른 것 같은데요?” 드미트리가 비꼬듯 말했다.

알렉스는 드미트리를 무시하듯 에바를 바라보며 말했다. “닥터 윌리엄스, 유물에서 발생한 이 현상은 단순한 학술적 문제가 아닙니다. 위성 데이터를 통해 전 세계에서 이상 현상이 관측되고 있습니다. 시간 흐름이 왜곡되고, 공간 구조에 미세한 변화가 감지됐습니다.”

안드리가 입을 벌렸다. “그게 무슨 소리죠? 지금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겁니까?”

“정확히는 아직 초기 단계입니다. 하지만 확실한 건 이 현상이 여기서 시작됐다는 겁니다.” 알렉스는 유물을 가리키며 말했다.

에바는 알렉스의 말을 듣는 동안, 유물의 균열에서 희미하게 빛나는 패턴을 보았다. 그녀는 무릎을 꿇고 금 속을 응시했다.

“이건 단순한 물리적 균열이 아니에요…” 그녀가 낮게 말했다. “이 금은 시간과 공간의 균형을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있어요. 만약 이 균형이 무너진다면…”

“어떤 일이 일어납니까?” 알렉스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에바는 고개를 들고 그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에는 흔들리지 않는 결의가 서려 있었다.

“세상 전체가 무너질 겁니다.”


대성당 밖으로 퍼지는 균열의 영향

그들의 대화가 끝나기 무섭게, 대성당 밖에서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안드리가 창문을 통해 바깥을 보자,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숨이 멎었다.

성당 광장 한가운데, 사람들이 멈춘 듯 움직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의 모습은 자연스럽지 않았다. 마치 시간과 공간이 왜곡되어, 하나의 장면이 무한히 반복되는 것처럼 보였다.

“저게… 대체 뭐죠?” 안드리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알렉스는 무전기를 꺼내더니 본부로 신속히 보고를 시작했다. “여기는 키이우. 현지에서 시간 왜곡이 관찰되고 있습니다. 상황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어요. 추가 지원 요청합니다.”

그러나 그 순간, 유물의 패턴이 다시금 밝게 빛나기 시작했다. 에바는 그것을 멈추기 위해 움직이려 했지만, 빛은 이미 모든 것을 삼킬 준비를 하고 있었다.

“모두 물러서요!” 에바가 외쳤지만, 한순간의 강렬한 빛이 모든 것을 덮쳐 버렸다.


제4장: 균열 속의 선택


에바는 자신이 떨어지는 듯한 느낌에 사로잡혔다. 모든 것이 빛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순간, 그녀는 대성당의 차가운 대리석 바닥에 있던 자신의 몸이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의식은 분명 깨어 있었지만, 눈앞의 모든 것이 일그러진 빛과 그림자 속에서 흔들리고 있었다.

그녀가 눈을 떴을 때, 주위는 더 이상 대성당이 아니었다.

끝없이 펼쳐진 회색빛 공간, 어디서 시작되고 끝나는지 알 수 없는 선과 원의 패턴이 허공에 떠다니고 있었다. 선은 곧게 뻗어 있었고, 원은 끊임없이 회전하며 서로 교차했다. 에바는 그 공간이 단순히 물리적 장소가 아니라, 시간과 공간의 경계가 뒤틀린 곳임을 직감했다.

“여긴… 균열 속이야,” 그녀가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멀리서 발소리가 들렸다. 에바는 뒤를 돌아보았고, 그곳에는 드미트리가 서 있었다. 그러나 그의 얼굴은 평소와 달랐다. 그는 경계심을 품고 있었지만, 그의 눈빛은 어딘가 흔들리고 있었다.

“당신도 여기로 끌려왔군요,” 에바가 말했다.

“그게 당신이 원하는 거였나요?” 드미트리가 비꼬듯 대답했다. “이 공간은… 대체 무엇입니까? 우리는 어디 있는 거죠?”

에바는 그에게서 조금 떨어져서 회전하는 패턴들을 가리켰다. “여긴 현실과 현실이 아닌 것의 중간지대 같아요. 유물이 시간과 공간을 뒤틀면서 만들어낸 균열 속입니다. 당신이 유물을 무리하게 건드리지 않았다면 여기까지 오진 않았겠죠.”

드미트리는 이를 악물고 반박하려 했지만, 그 순간 공간에 또 다른 목소리가 들려왔다.

“둘 다 잠시만 조용히 하시오.”

그 목소리는 알렉스 로건이었다. 그는 허공에서 점차 선명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차가운 표정과 단호한 태도로, 이 상황을 통제하려는 것처럼 보였다.

“유물이 우리를 시험하고 있는 겁니다.” 알렉스가 말했다. “이곳에서 살아남으려면 지금까지의 판단이 옳았는지 증명해야 할 겁니다.”

“증명?” 드미트리가 비웃었다. “무슨 초현실적인 게임이라도 하자는 겁니까?”

“그런 식일지도 모르죠.” 알렉스는 그를 똑바로 응시하며 말했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해야 할 건 서로 탓하는 게 아니라, 이 균열을 막는 방법을 찾는 겁니다.”


개인적인 시험

세 사람은 함께 이동하기 시작했지만, 곧 그들은 각자 다른 방향으로 끌려가며 홀로 시험받기 시작했다.

에바의 시험: 과거와의 대면

에바는 자신이 걷는 선이 서서히 구부러지며 거대한 원의 형태를 이루는 것을 보았다. 원의 중심부에는 그녀의 어린 시절 모습이 있었다.
어린 에바는 과학 실험 도구를 손에 들고, 한창 연구에 몰두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의 뒤에는 다른 아이들이 놀고 있었다.

“어린 시절의 선택이 당신을 여기로 이끌었습니다,” 목소리가 허공에서 들려왔다. “당신은 경계를 선택했죠. 성공과 탐구를 위해 원형의 순환을 끊고 직선만을 걸었습니다.”

에바는 자신이 그때 친구와 가족을 모두 뒤로한 채, 연구에만 몰두했던 시절을 떠올렸다. 그녀는 뒤돌아보며 조용히 말했다.

“나는 후회하지 않아요. 하지만 이제는… 협력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어요. 지금은 혼자서 풀 수 없는 문제예요.”

드미트리의 시험: 가족과의 재회

드미트리는 자신이 고향의 집에 서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벽난로 옆에는 그의 어린 아들이 앉아 있었고, 그의 아내가 미소를 지으며 식탁에서 차를 준비하고 있었다.

“드미트리, 우리를 지켜줘서 고마워요.” 아내가 말했다.

그러나 그의 눈에는 그것이 현실이 아니라 환영임을 알고 있었다. 균열 속이 만들어낸 시험이었다.

“나는… 너희를 지키지 못했어,” 드미트리가 중얼거렸다. “내가 그랬다면, 너희는 살아 있었을 텐데.”

아내의 모습은 희미해지기 시작했다. “드미트리, 너 자신만의 경계를 허물어야 해. 그것이 너를 구할 유일한 방법이야.”

알렉스의 시험: 실패의 과거

알렉스는 어둠 속에서 오래전 자신의 팀이 실패했던 작전을 다시 목격했다. 그로 인해 많은 동료들이 희생되었고, 그는 그들의 마지막 표정을 다시 봐야 했다.

“너는 다른 사람을 신뢰하지 않았고, 그것이 팀의 붕괴를 불러왔다,” 목소리가 차갑게 말했다.

알렉스는 두 주먹을 꽉 쥐며 말했다. “이번엔 다를 거야. 이번엔, 나는…”


세 갈래의 선택, 하나의 해답

세 사람은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아왔다. 그들 앞에는 선과 원이 동시에 새겨진 빛나는 문양이 떠 있었다.

“우리는 각각 시험받았어요,” 에바가 말했다. “그런데 이 문양은 우리가 모두 같은 선택을 해야만 작동할 겁니다. 협력 없이는 여기서 나갈 수 없어요.”

드미트리는 잠시 침묵하더니 손을 뻗어 말했다. “좋습니다. 이번만은 믿어보죠. 하지만 다음번엔…”

“다음번은 없을 겁니다,” 알렉스가 단호하게 말했다.

세 사람이 동시에 손을 문양 위에 올리자, 강렬한 빛과 함께 균열 속의 공간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제5장: 균열 너머의 진실


눈부신 빛 속에서 깨어난 에바는 대성당의 차가운 대리석 바닥 위에 누워 있었다. 숨이 거칠게 오르내렸고, 몸은 마치 몇 시간 동안 내내 긴장을 풀지 못한 것처럼 피로감에 휩싸여 있었다.

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주변을 살폈다. 드미트리와 알렉스도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두 사람은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한 듯 보였다. 유물은 중앙에서 고요히 빛나고 있었다. 선과 원의 패턴은 여전히 돌아가고 있었지만, 이전처럼 불안정하거나 위험해 보이지 않았다.

안드리가 에바에게 달려왔다. 그의 얼굴에는 안도와 두려움이 동시에 섞여 있었다.

“당신들… 괜찮은 겁니까?” 안드리가 물었다.

에바는 그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지만, 입으로는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그녀는 여전히 머릿속에서 균열 속에서 본 것들을 떠올리고 있었다.

드미트리가 신음하며 깨어났다. 그는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유물을 바라보았다. 그의 표정은 복잡했다. 분노와 후회, 그리고 알 수 없는 슬픔이 뒤섞여 있었다.

“이게 끝난 겁니까?” 드미트리가 낮게 물었다.

“아니요,” 에바가 조용히 대답했다. “끝난 게 아니라 시작됐어요.”


균열의 잔재

그들이 대성당 밖으로 나갔을 때, 광장은 고요했지만 낯설게 느껴졌다. 주변에는 이상한 흔적들이 남아 있었다. 시간의 흔적이라고밖에 표현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

사람들은 광장에서 한순간 정지되었던 듯 보였고, 시간이 다시 흐르면서도 그들은 자신이 멈춰 있었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했다.

멀리서, 알렉스는 무전을 받았다. 그의 표정이 점점 굳어졌다.

“상황이 더 심각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시간 왜곡과 공간 왜곡 현상이 보고되고 있어요. 뉴욕, 모스크바, 런던… 그리고 도쿄. 균열이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잔재가 남아 있어요.”

“잔재라니요?” 안드리가 물었다.

알렉스는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 “유물이 작동했을 때 만들어진 균열이 완전히 복구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지금도 균열의 파편이 세계 곳곳에 남아 있다는 뜻이죠.”

에바는 그의 말에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유물은 우리의 선택을 시험했어요. 하지만 그것이 끝났다고 해서 문제를 해결했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균열은 우리가 만든 것이고, 우리가 치유해야만 합니다.”


각자의 선택, 그리고 새로운 길

에바

에바는 뉴욕으로 돌아가 연구를 재개하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그녀는 이제 혼자가 아니었다. 그녀는 테오를 비롯한 젊은 학자들과 함께 균열의 잔재를 연구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찾기 시작했다.

드미트리

드미트리는 조국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그는 러시아 정부와 거리를 두고, 자신만의 길을 찾기로 했다. 그는 과학자로서, 그리고 개인으로서 자신의 상처를 극복하며 새로운 협력을 위한 연구를 시작했다.

안드리

안드리는 우크라이나에서 유물의 역사적 가치를 알리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더 이상 파괴를 주장하지 않았다. 대신, 유물이 가진 힘을 인류가 이해하고 다룰 수 있도록 돕고자 했다.

알렉스

알렉스는 자신의 과거 실수를 극복하기 위해 균열의 잔재를 추적하고, 이를 관리하기 위한 국제 기구를 조직했다. 그는 이전보다 더 인간적인 접근으로 동료들과 협력하며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새로운 경계

대성당의 유물은 다시 조용히 잠들었지만, 그것이 남긴 메시지는 명확했다.

“선은 경계를 만들고, 원은 경계를 허문다.”

그것은 단순한 기호가 아니었다. 그것은 인류가 선택해야 할 길이었다. 경계를 세워 서로를 구분할 것인지, 아니면 원을 그려 함께 순환할 것인지.

에바는 연구소의 창문을 통해 멀리 하늘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균열은 비록 사라지지 않았지만, 그것은 희망의 여지를 남겼다.

“결국, 선택은 우리에게 달려 있어.” 그녀는 속삭였다.


에필로그: 새로운 순환의 시작


뉴욕, 2043년.

에바는 책상 위에 펼쳐진 노트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20년이 흘렀지만, 그녀의 기억 속에는 여전히 그날의 선과 원이 생생히 남아 있었다. 균열 속에서 본 시험, 자신이 내려야 했던 선택, 그리고 그 선택이 만들어낸 결과들.

“교수님.”

문을 두드리며 들어온 테오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의 손에는 두꺼운 보고서가 들려 있었다. 에바는 고개를 들며 그를 맞았다.

“키이우에서 보고된 이상 현상, 그리고 모스크바의 공간 왜곡까지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테오가 보고서를 내려놓고 잠시 말을 멈췄다. 그는 무엇인가를 설명하기 어려워하는 듯했다.

“뭔가 발견한 게 있나?” 에바가 물었다.

테오는 화면을 켜며 말했다. “이 잔재들은 단순한 균열의 흔적이 아니에요. 각각의 현상은 서로 연결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모두 하나의 중심점으로 수렴하고 있어요.”

화면에는 세계 지도가 떠 있었고, 그 위에는 균열이 남긴 흔적들이 점으로 표시되어 있었다. 뉴욕, 모스크바, 키이우, 도쿄… 각 점들이 하나의 거대한 원을 이루고 있었다.

“이게…” 에바는 말을 잇지 못했다.

“그렇습니다,” 테오가 말했다. “유물의 작동은 끝났다고 생각했지만, 어쩌면… 여전히 진행 중인 것일지도 모릅니다.”

에바는 보고서와 화면을 번갈아 보며, 자신이 감당해야 할 새로운 책임을 깨달았다. 균열은 단순한 경고로 끝나지 않았다. 그것은 인류가 앞으로 나아갈 길을 가리키고 있었다.

“선과 원…” 그녀는 다시 한 번 속삭였다.


또 다른 곳: 균열의 중심

멀리 떨어진 폐허 같은 장소, 아무도 찾지 못한 공간의 중심에서 또 다른 유물이 빛나고 있었다. 그것은 키이우에서 발견된 유물과는 다른 형태를 하고 있었지만, 동일한 선과 원의 패턴이 그 위를 감싸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앞에는 한 남자가 서 있었다.

드미트리는 조용히 유물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눈에는 깊은 고민과 결단이 서려 있었다. 그는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아직 끝나지 않았군.”

그는 주머니에서 오래된 기록을 꺼내, 그것과 유물을 비교하기 시작했다. 그 순간, 유물이 미세하게 진동하며 희미한 빛을 내뿜었다.

“이건 새로운 시작이야.”


마무리와 새로운 가능성

세상은 여전히 균열의 잔재 속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혼란이 아니라, 새로운 가능성을 향한 경고이자 초대장이었다.

선은 경계를 만들고, 원은 경계를 허문다.

이제 인류는 그 경계를 넘어 새로운 원형의 순환으로 나아가야만 했다.


끝.


선과 원의 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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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30 - [문학 (Literature)/한국 시 (Korean Poetry)] - Poem) 이상, <삼차각설계도 - 선에 관한 각서 3>

 

Poem) 이상, <삼차각설계도 - 선에 관한 각서 3>

이상,    1 2 31 ᆞ ᆞ ᆞ2 ᆞ ᆞ ᆞ3 ᆞ ᆞ ᆞ  3 2 13 ᆞ ᆞ ᆞ2 ᆞ ᆞ ᆞ1 ᆞ ᆞ ᆞ∴nPh=n(n-1)(n-2)‥‥‥(n-h+1)(뇌수는부채와같이원(圓)까지전개되었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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