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장: 도시의 빈 껍데기 2035년의 도시, 이름 없는 빌딩들이 하늘을 찌를 듯 솟아 있었고, 그곳을 덮은 네온 불빛과 홀로그램 광고는 끊임없이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거리 곳곳에서 AI 비서들이 흐릿한 홀로그램 형태로 떠다니며 사람들의 대화를 이어받고, 메신저 앱에서 나온 데이터 기반의 감정 분석을 통해 이들이 원하는 정보를 즉각 제공했다. 사람들은 편리함에 안주하며 감정 조작 장치의 도움을 받아 인공적인 안정감을 유지했다. 그러나 이 도시에선 진정한 감정은 점차 사라지고 있었다. 지우는 고급스러운 오피스 빌딩의 최상층 사무실에서 도시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하루를 마무리한 그의 손끝은 늘 그렇듯 감정 조작 장치로 향했다. 금속성의 차가운 디스크가 그의 손가락 끝을 스치자, 마치 정해진 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