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랑캐꽃의 전설"할머니, 이 꽃은 왜 오랑캐꽃이에요?" 까만 눈동자를 반짝이며 일곱 살 한별이가 물었다. 소해 할머니는 텃밭 한켠에 피어있는 보랏빛 꽃을 바라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는 뒤뜰 평상에 앉아 있던 손자를 무릎에 앉혔다."옛날 옛적에, 우리 마을에 오랑캐들이 쳐들어왔단다. 그때 마을 사람들은 모두 도망쳤지. 하지만 한 소녀가 있었어. 그 소녀는 다리를 다쳐서 혼자 남겨질 수밖에 없었지."한별이는 할머니의 이야기에 푹 빠져들었다. 소해 할머니는 손자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이야기를 이어갔다."그런데 말이다, 그 소녀를 발견한 오랑캐 장수가 있었어. 누구나 그 장수를 무서워했지만, 그는 의외로 소녀를 돌봐주었단다. 전쟁이 끝나고 장수는 떠나면서 주머니에서 보랏빛 씨앗을 꺼내 소녀에게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