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Literature)/한국 시 (Korean Poetry)

Poem) 연안 이씨, <부여노정기(扶餘路程記)>: 여성의 여행과 정서

sosohantry 2025. 4. 3.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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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안 이씨, <부여노정기(扶餘路程記)>

 


1
부여노정기(扶餘路程記)
 
 
2
황정경 한 글자를 어찌하여 잘못 알고
3
인간세계에 내려와서 평생에 병이 많아
4
북쪽 창 아래 누웠으니 뜻대로 하기 어렵도다
5
태평성대 꿈꾸었던가 오늘 아침 까치 소리 참으로 새롭도다
6
임금님 명령 전하는 소리 늘어지게 나는구나
7
갑인년(1794) 급제소리인 듯 을묘년(1795) 감관시험인 듯
8
홍문관 관직에 있는 아이 소식을 올리거늘
9
전하는 것 얼핏 들어 봉한 내용 떼어 보니
10
충청도 부여현감 후보 가운데서 지명을 받으니
11
어와 성은이야 갈수록 감축이도다
12
작년에 안악 영감 가문에 단비더니
13
오늘날 이 기쁜 소식 그 더욱 뜻밖이도다
14
비록 작은 읍이지만 너에게는 고향이라
15
착하도다 우리 아들 일마다 기특하다
16
좋은 약초 얻어내서 병든 어버이 쾌차하니
17
화창한 바람 집안에 가득하고 시절은 삼월이도다
18
친척은 뜰에 가득하고 철 맞춰 내리는 비 촉촉하여
19
배꽃도 향기롭다 바람이 어떨지 이야기 나누며
20
성은이 거듭되니 이 소임을 피하겠는가
21
산뜻한 여름 초하룻날 영양으로 행차를 떠나니
22
친척들이 기뻐하고 좋은 벗들이 축하하니
23
범같은 허다한 하졸 조수같이 밀려들어
24
기품 있는 좋은 말에 쌍가마를 높이 실어
25
맑은 바람 앞세우고 밝은 달 뒤에 두어 따르는 행렬 십리도다
26
좌우에서 지르는 소리 위풍이 볼 만하다
27
그때 듣던 소리 반갑기 그지없다
28
말 한 마리 끄는 가마를 뒤에 세우니 별 수는 전혀 없네
29
예천 땅 오천내를 발 아래 굽어보니
30
용궁읍을 얼른 지나 우두원에서 임시로 묵고
31
삼산을 잠깐 들러 옛 벗님 찾아보고
32
수향에서 배를 탈 때 어부된 기분 즐기는 듯
33
푸른 소나무 울창하고 푸른 대나무 무성한데
34
춘삼월 거의 가고 제비 참새는 더디오는데
35
행렬 깃발에 채색 구름이요 말 발굽에 향기로운 바람이라
36
층층 바위 맑은 계곡 몇 곳이나 지나가니
37
주렴을 잠깐 들고 멀리 가까이 살펴보니
38
산천도 수려하고 지세도 트였도다
39
사십 년 막혀 있던 가슴 이제야 트이는도다
40
함창 땅 태봉 주막 음식도 정결하다
41
상주는 큰 관아라 사람 물산도 번화하다
42
보은은 협곡 속이라 속리산 안줄기도다
43
옥천을 다시 보니 너럭바위 더욱 좋도다
44
삼십 년 떠나 있던 동생 옥성에 와 만나보니
45
힘든 일에 고생 많아 맑고 수려한 그 얼굴이 반백이 다 되었네
46
손 잡고 눈물 흘리니 마음속 쌓인 정 가슴을 덮는도다
47
앞길이 한참 남았으니 쌓인 얘기 다하겠는가 아쉬운 마음 그지없다
48
행렬무리 큰 숙소에 북풍이 마주 부니
49
보름 밤 밝은 달에 별들을 거느리고
50
흰 연꽃 한 가지가 가냘프게 날아들어
51
뭇 사람 우러르는 중 고갯마루에 나타날 때에
52
이 좋은 이 세계를 남에게 보이고 싶도다
53
수행하는 이들이 피곤해 하니 주막을 들러가며
54
가마 메어 끄는 말이 편하도록 영을 내리니
55
앞 뒤에서 다리 떠는 일 백 배나 더하구나
56
연산에서 말을 갈아 채찍질을 다시 하니
57
채석강 뱃머리가 여울을 만나는 듯
58
먼지에 모인 때를 백마강에서 없애니
59
품은 회포 뛰어나니 신선 연분이 적겠는가
60
고란사 청풍전은 본 듯이 알거니와
61
조령재 맑은 풍경을 앉아서 보겠노라
62
노성현 은진미륵 이제야 친히 보고
63
선경을 얼핏 보며 부여로 돌아드니
64
기생들 생글거리는 모습 범수염을 하고 선 무관들이
65
하룻날에도 기묘한데 세 번을 알현하네
66
오리정 넓은 뜰에 꿀벌이 모이는 듯
67
앞 뒤 사령 걸친 옷과 급창의 푸른 옷소매는
68
해어진 데 헝겊 대어 기운 곳에 오색이 어리었네
69
삼현 육각 소리에 천지가 진동하니
70
백제 시절 도읍이라 오히려 기풍 있도다
71
관아 문을 크게 열고 내아로 모실 때에
72
염정성 수양버들 그늘도 한가롭다
73
천천히 걸음을 옮겨 대청 가운데 올라서니
74
삼중석 위에 꾸민 방을 이리저리 놓았는데
75
자리잡고 앉은 후에 옛 일을 떠올리니
76
강릉의 좋은 풍경 어린시절에 즐겼더니
77
젖먹여 기른 좋은 음식 싫도록 먹어보고
78
황제의 좋은 성덕 몇 번을 입었더니
79
부여의 좋은 맛을 나이 들어 다시 보니
80
아이야 술 부어라 취하도록 마시리라
81
한나라 고조의 남궁연이 이같이 즐거웠겠는가
82
술마시는 중에 내어놓은 말이 옛 감회 적겠는가
83
임자년(1792) 계축년(1793) 굶주린 시절 차마 어찌 잊겠는가
84
자손 대대로 남길 귀한 유지인 것 옛글에도 있거니와
85
당당한 동생 방에 너를 어찌 못 앉히며
86
이 좋은 이 세계를 너에게 어찌 못 보이는가
87
내 안에 맺힌 한이 골수에 박혔으니 속마음 풀리겠는가
88
법에 따른 아내 품계를 관모 장식으로 쓴다는 말인가
89
뜬구름 같은 인생 꿈과 같으니 천당에서 만날 것인가
90
취중의 세상이요 한스러운 얼룩고양이로다
91
세월이 쉬이 흘러 경신(1800) 신유년(1801) 거의도다
92
십일월 이십육 일은 유학대감(남편) 회갑이라
93
효성스러운 자식 증손자에 행실 바른 지아비 지어미들
94
시절 좋고 풍년 드니 때 가장 좋다마는
95
팔도 신하 백성 생각 모두가 잔치 베풂이야 하겠는가
96
집안 사람들 모시게 되면 때로 효성 적겠는가
97
얹어서 주신 쌀을 예서제서 모았다가
98
남산같이 떡을 하고 한강 통째로 술을 빚어 종루같이 괴어 오르게 해
99
병부를 찬 현감 아이 허리 굽혀 술잔 올릴 때
100
동시에 급제한 진사 가운데아이 따라 하면서 잔을 받드니
101
배석하신 두 노인은 서로 돌아보시는 모습
102
평생에 못한 일을 자식에게 받게 되니 만고에 드물도다
103
음식 먹은 후 상 물려라 통인 급창 포식하도다
104
음력 정월 좋은 날에 고향 생각 더하더니
105
승정원 옥당 벼슬아치 수찬 교지 올리느냐
106
어와 성은이야 가지가지 망극하도다


수채화 스타일의 그림으로, 조선 시대의 고위 관리가 파란색 도포를 입고 밤색 말에 올라 있다. 행렬에는 가마를 운반하는 하인들과 깃발을 든 수행원들이 함께하고 있으며, 배경에는 잔잔한 강과 푸른 언덕이 펼쳐져 있다. 흐르는 붓터치가 부드러운 색감을 더하며, 붉은 깃발과 주황색 가마가 풍경 속에서 강조된다.

 

# perspectives

 

시 분석 및 비평

부여노정기는 연안 이씨가 1802년에 지은 국문 기행가사로, 작자의 아들이 부여현감으로 부임하는 여정을 기록한 작품입니다. 이 시는 여성 작자와 창작 연대가 확실한 규방가사 중 가장 오래된 작품 중 하나로, 사대부 여성으로서의 자부심과 권위적 태도가 드러납니다12.

시의 내용은 하회에서 부여 관아까지의 여정을 통해 지역의 풍물과 정취를 묘사하며, 아들의 부여현감 제수 소회와 도임잔치, 남편의 회갑연 등을 노래합니다. 또한, 반백이 된 동생과의 만남과 같은 개인적인 감정을 표현합니다12.

 

시인 프로필

연안 이씨는 예조판서 이지억의 딸로, 유성룡의 8세손 유사춘의 아내입니다. 그녀는 재주와 문필이 뛰어난 인물로 알려져 있으며, 생애에 대한 자료는 드물지만 작품을 통해 그녀의 문학적 재능을 엿볼 수 있습니다1.

 

역사적 배경

이 시는 조선 영조∼순조 시대에 창작된 작품으로, 당시 사회적 제도와 여성의 문학 향유가 기행가사 창작의 배경이 되었습니다. 특히, 여성들이 국문을 통해 문학을 향유하게 된 점이 중요한 요소입니다3.

 

그 당시 한국인의 관점으로 이 시를 설명

당시 한국인들은 부여노정기를 통해 여성 작자가 여행을 통해 자신의 역할과 지위를 재확인하는 모습을 보았을 것입니다. 이 시는 여성의 정서 표현과 풍경 묘사를 통해 당시 사회적 배경을 반영합니다3.

 

현대 한국인의 관점으로 이 시를 설명

현대 한국인들은 부여노정기를 통해 과거 여성 작자의 문학적 재능과 사회적 위치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 시는 여성의 여행 체험과 정서 표현을 통해 당시 여성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작품으로 평가됩니다3.

 

현대 미국인의 관점으로 이 시를 설명

현대 미국인들은 부여노정기를 통해 한국의 전통적인 문학 형식과 여성 작자의 독특한 시각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 시는 문화적, 역사적 배경을 통해 한국의 과거 사회와 여성의 역할을 엿볼 수 있는 창구로 작용할 것입니다.

 

이 시의 영향력

부여노정기는 여성 기행가사로서의 특성을 보여주며, 이후 여성 작가들에게 문학적 영감을 주었습니다. 또한, 이 시는 한국의 전통적인 문학 형식과 여성의 정서 표현을 통해 문화적, 역사적 가치를 지닙니다3.

 

사람들이 이 시에 대해 많이 하는 질문

작가의 배경: 연안 이씨는 누구이며, 어떤 삶을 살았나요?

연안 이씨는 예조판서 이지억의 딸로, 유성룡의 8세손 유사춘의 아내입니다. 그녀는 재주와 문필이 뛰어난 인물로 알려져 있으며, 생애에 대한 자료는 드물지만 작품을 통해 그녀의 문학적 재능을 엿볼 수 있습니다13. 연안 이씨는 1737년에 태어나 1815년에 사망했으며, 부여노정기는 그녀의 대표작으로 알려져 있습니다23.

시의 주제: 부여노정기는 어떤 주제를 다루고 있나요?

부여노정기는 작자의 아들이 부여현감으로 부임하는 여정을 기록한 기행가사입니다. 이 시는 아들의 부여현감 제수 소회, 도임잔치, 남편의 회갑연, 반백이 된 동생과의 만남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또한, 여행 중 마주친 지역의 풍물과 정취를 묘사하며, 여성 작자의 정서와 경험을 표현합니다34.

문학적 의의: 이 시는 한국 문학사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나요?

부여노정기는 작자와 창작 연대가 확실한 규방가사 중 가장 오래된 작품 중 하나로, 한국 문학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이 시는 여성 작자가 여행을 통해 자신의 역할과 지위를 재확인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당시 여성의 문학 향유와 창작을 반영합니다25. 또한, 이 시는 여성 기행가사로서의 특성을 잘 보여주며, 이후 여성 작가들에게 문학적 영감을 주었습니다5.

 

기타 설명

부여노정기는 두루마리에 쓰인 형태로 전승되었으며, 다양한 이본이 존재합니다. 이 시는 여성 기행가사로서의 특성을 잘 보여주며, 당시 여성의 삶과 정서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 활용됩니다3.

 

핵심 용어 및 어려운 용어 설명

  • 기행가사: 여행을 통해 경험한 것을 시로 읊은 형식의 문학.
  • 규방가사: 여성 작자가 창작한 가사.
  • 부여: 충청남도 부여군, 조선 시대 부여현감이 부임하는 지역.

 

 


# link:

2025.04.03 - [문학 (Literature)] - List) 기행가사 목록: 시대의 반영과 감정의 표현

 

List) 기행가사 목록: 시대의 반영과 감정의 표현

기행가사 목록 일부 :백광홍, , 1556년정철, , 1580년조우인, , 1617년경조우인, , 1623년경송주석, , 1675년작자미상, , 1694년박권, , 1695년노명선, , 1698년경권섭, , 1704년위세직, , 1707년 이전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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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f.:

http://www.davincimap.co.kr/davBase/Source/davSource.jsp?job=Body&SourID=SOUR005360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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