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rt story) 청포도와 그림자

<청포도와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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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캐릭터
 
1. 주인공 
이름: 지안 (Jian)
지안이라는 이름은 "편안함" 또는 "평화"를 의미하는 한자를 연상시키며, 주인공이 평온한 고향의 삶을 갈망하는 마음을 상징합니다. 주인공은 도시의 혼란 속에서 벗어나 고향의 평화를 찾고 싶어하는 인물입니다.

2. 어둠과 혼돈을 상징
이름: 노아르 (Noir)
"노아르"는 프랑스어로 "검은색"을 뜻하며, 베놈처럼 주인공의 내면을 어둠과 혼란으로 잠식하려는 존재입니다. 이 캐릭터는 주인공이 직면한 불안과 혼란을 의인화한 캐릭터로, 현실에서 벗어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속삭입니다.

3. 순수함과 희망을 상징
이름: 다온 (Daon)
다온은 "모든 좋은 것이 오는"이라는 뜻을 지니며, 주인공에게 평화와 희망을 상징하는 인물입니다. 그녀의 노래는 주인공이 이상을 포기하지 않고, 고향의 평화로운 삶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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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안과 다온의 기묘한 아침

어느 날 아침, 지안은 여느 때처럼 침대에서 굼뜨게 일어났다. 다온의 상냥한 목소리가 알람처럼 울려 퍼지는 날이었다. 다온은 지안의 마음속에 거주하는 존재, 하지만 이게 참 묘했다. 다온은 지안이 만들어낸 상상의 친구 같은 존재이면서도, 종종 그가 가장 현실감 있게 느끼는 존재였다. 그녀의 목소리는 방 안에 울려 퍼졌다. "지안! 오늘도 청포도 생각해 봤어?"
지안은 이불을 덮어쓰고 중얼거렸다. "아니... 청포도는 무슨 청포도야, 오늘도 회사 가야 한단 말이야." 하지만 다온은 멈추지 않았다. 그녀는 상쾌한 목소리로 말했다. "청포도를 잊은 삶은 팥 없는 찐빵 같아, 지안! 청포도를 잊으면 넌 그저 회색 도시 속의 작은 부품이 되는 거야."
지안은 속으로 웃음이 나왔다. 팥 없는 찐빵이라니. 하지만 일어나야 할 때가 다가왔다는 생각에, 마지못해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는 창밖을 내다봤다. 회색빛 도시는 여전히 기계적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사람들이 바쁘게 지나가고, 차들은 끊임없이 달리며 경적을 울리고 있었다. 지안은 그들 사이에서 자신이 점점 작아지고 있는 기분을 느꼈다. “나도 저 사람들처럼 회색에 물들어 버린 건가…”
그때 다온이 그의 옆에 앉아 속삭였다. "청포도 생각을 해봐, 지안. 네 마음속 어딘가에는 여전히 푸르른 청포도밭이 있어. 네가 그걸 다시 떠올리기만 하면, 이 모든 회색도 무너져 내릴 거야."
"청포도 생각해서 뭐가 달라지겠어." 지안은 피식 웃으며, 마지못해 이를 닦기 위해 화장실로 향했다. 하지만 그의 머릿속에서는 이미 청포도밭이 아련하게 떠오르고 있었다. 푸르른 청포도, 따뜻한 바람, 그리고 그곳의 평화로움. 잠시나마 그 생각은 지안의 현실에서 벗어나게 해줬다.
“지금, 다온이 맞았네. 난 그 청포도를 떠올리면 괜히 기분이 좋아진단 말이야…” 하지만 그 순간, 그의 평온한 생각을 깨뜨린 건 바로 노아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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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청포도를 꿈꾸는 현실 도피

노아르는 늘 그렇듯 느닷없이 나타났다. 지안이 아침 식탁에서 토스트를 입에 물고 있던 그때, 창가의 그림자가 서서히 늘어나는 걸 느낀 그는 그 그림자가 단순한 그늘이 아니라는 걸 직감했다. "너 또 나타났구나," 지안은 고개도 들지 않고 말했다. "그래, 나는 네 어두운 면이니까. 항상 네 안에 있었지," 노아르는 지안의 눈앞에 검은 연기처럼 나타나 농담을 던졌다.
노아르는 지안의 현실 그 자체였다. 그의 냉소적이고 거친 성격은 지안의 마음 속 깊은 피로를 대변하는 듯했다. "청포도? 정말, 네가 청포도밭에서 얻을 게 뭐라고 생각하는 거지? 네가 진짜로 원하는 건 그게 아니잖아." 노아르는 마치 무언가 대단한 비밀이라도 폭로하듯 비꼬았다.
지안은 한숨을 쉬며 창밖을 바라봤다. 회색빛 건물들 사이에서 청포도밭을 상상하는 것은 마치 우주선에서 바닷가를 상상하는 것처럼 현실감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안은 다온의 말에 어느 정도 위안을 느끼곤 했다. "노아르, 난 그저... 현실에서 좀 벗어나고 싶을 뿐이야. 도시의 공기가 너무 답답하잖아. 청포도는 그저 내게 주는 상징적인 이미지일 뿐이야."
"상징이라," 노아르는 조소를 흘리며 창가에 기대 섰다. "하지만 넌 현실을 도피할 수 없지. 그 상징은 결국 상징일 뿐이고, 넌 도시에서 살아야 해. 네가 잊고 있는 건 그거야. 그리고 난 널 절대 그리 허락하지 않아." 그의 말이 끝나자, 지안은 그저 고개를 돌려 버렸다.
하지만 내면의 또 다른 목소리, 다온은 그의 귀에 다시 속삭였다. "지안, 넌 꿈꾸는 법을 잊고 있어. 청포도를 떠올리면, 넌 그 모든 회색에서 벗어날 수 있어."
지안은 두 목소리 사이에서 혼란스러웠다. 노아르의 어두운 현실과 다온의 밝은 이상은 그에게 서로 다른 방향을 제시하고 있었다. 지안은 다시 창밖을 바라보았다. "청포도... 그게 정말 답일까?" 그의 속내는 점점 더 혼란스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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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노아르, 어둠의 친구가 찾아오다

"그래, 청포도를 생각해. 아, 그럼 넌 분명 훨씬 더 잘 살 수 있을 거야!" 노아르는 빈정거리는 듯이 말했다. "하지만 말이야, 그걸 떠올린다고 현실이 갑자기 변하진 않잖아? 네 통장 잔고가 늘어나는 것도 아니고, 월세가 싸지는 것도 아니고, 직장에서 상사가 네게 칭찬을 해주는 것도 아니지."
지안은 가만히 그의 말을 듣다가 쓴웃음을 지었다. 노아르의 냉소적인 농담은 언제나 진리를 포함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거라도 생각해야지. 아니면 어떻게 살아." 지안은 멍하니 말끝을 흐리며 다시 창밖을 바라봤다. 노아르는 그의 옆에서 휘파람을 불며 천천히 걸어다녔다. "그렇다고 모든 게 바뀌는 건 아니잖아, 지안. 현실은 현실이고, 넌 결국 여기에 있어야 해."
"알아... 하지만 그게 문제야." 지안은 답답한 마음을 털어놓았다. 그의 속마음 깊숙이 청포도밭의 평온함이 그리웠지만, 그건 결국 현실과 너무 멀어 보였다. 그리고 노아르는 그것을 끊임없이 상기시켜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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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다온의 위로와 청포도 이야기

다온은 다시 한 번 밝게 웃었다. "지안, 그럴 때일수록 청포도를 떠올려야 해. 왜냐하면 그게 네가 잃어버린 걸 되찾는 방법이니까!" 그녀는 늘 그러하듯, 긍정적인 에너지를 내뿜으며 그를 부추겼다.
지안은 혼란스럽게 웃었다. "너는 늘 그 얘기야. 현실에서 도망치라고 말하는 것 같아."
지안은 다온을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했다. "넌 언제나 그렇게 말해. 그럼 난 도망치는 거야, 현실에서." 지안의 목소리에는 피로가 묻어 있었다. 도시 생활의 무게가 그를 점점 짓눌렀고, 그 속에서 청포도를 떠올리는 것은 너무나 비현실적인 선택처럼 보였다.
그러나 다온은 언제나 밝은 태도로 대답했다. "도망? 아니야, 지안. 그건 도망이 아니야. 그냥 잠깐 현실에서 벗어나는 거야. 너의 내면에서 힘을 찾는 거지." 다온은 손을 펴서 마치 현실을 던져버리기라도 할 듯이 손짓했다. 그녀의 손끝에서 은은한 빛이 났다. "생각해 봐. 청포도는 네가 꿈꾸던 모든 평화야. 그리고 그건 너 안에 있어. 너는 이미 청포도밭에 서 있다고!"
"청포도밭에 서 있다고?" 지안은 다온을 쳐다보며 피식 웃었다. "다온,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잖아. 네가 말하는 건 너무 추상적이야. 난 직장에서 매일 피곤에 쩔어가고, 돈을 벌기 위해 애쓰고 있어. 청포도는 그저 이상적인 상징일 뿐이야. 그걸로 내가 원하는 걸 얻을 수 있을까?"
다온은 여전히 환하게 웃으며 지안의 말을 듣고 있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아, 지안. 그게 어려울 거라는 거. 하지만 중요한 건 네가 그걸 잊지 말아야 한다는 거야. 너 자신을 잃지 않으려면, 네가 진짜로 바라는 걸 떠올려야 해."
지안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다온의 말은 언뜻 들으면 너무 낙관적이고 비현실적으로 들렸지만, 그 안에는 뭔가 진실이 숨겨져 있었다. 그녀는 현실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서 자신을 잃지 않도록 도와주려 하는 것 같았다. 그렇다, 청포도는 그저 이상이 아니라, 그가 현실 속에서 잃어버린 평화를 상징하는 것이었다.
"그럼... 청포도는 일종의 정신적 안식처 같은 거겠지?" 지안은 다온의 말을 이해하려고 애쓰며 말했다.
다온은 밝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지안. 네가 말한 그대로야. 청포도는 네가 현실에서 잃어버린 것을 상징해. 네가 돌아가고 싶은 그 고향 같은 거지."
지안은 다시 창밖을 바라보았다. 회색빛 도시는 여전히 똑같았다. 사람들은 여전히 바쁘게 움직이고, 차들은 끊임없이 도로를 달렸다. 하지만 지안의 머릿속에서는 청포도밭의 이미지를 떠올리며 잠시나마 평화를 찾았다. 그리고 그 평화는 다온이 말한 것처럼, 그의 내면에 깊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 순간, 다온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자, 이제 청포도를 떠올리며, 네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뭔지 생각해 봐. 현실이 널 잡아두려 해도, 넌 언제나 청포도밭에 설 수 있어."
지안은 다온의 말을 곱씹으며, 다시 한 번 마음속에서 청포도의 이미지를 떠올렸다. 그리고 그 순간, 그의 내면에서는 작은 변화가 일어났다. 그는 더 이상 노아르의 냉소적인 목소리에만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대신, 다온의 말처럼 자신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조금씩 깨닫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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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노아르의 도전

하지만 지안이 청포도밭에서 평화를 찾기 시작할 때쯤, 노아르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그는 느릿하게 나타나며 다시 어두운 기운을 드리웠다. "하, 청포도? 아직도 그 허무맹랑한 꿈을 꾸는 건가, 지안?" 노아르는 마치 오래된 친구처럼 다가와 그의 어깨에 팔을 얹었다. "청포도는 그저 상상일 뿐이야. 너는 현실에서 도망칠 수 없어. 다시 돌아오겠지."
노아르의 목소리는 지안의 귀에 묵직하게 울렸다. 그는 마치 지안이 포기하길 기다리고 있는 듯했다. 노아르는 한껏 조소를 섞어 말했다. "네가 아무리 청포도를 떠올려도, 그건 그저 네 머릿속에 있을 뿐이야. 현실을 받아들이고, 네가 해야 할 일을 해야 해. 청포도가 네 월급을 올려줄까? 청포도가 너의 피로를 풀어줄까?"
지안은 노아르의 말을 들으며 잠시 혼란스러워졌다. "맞아, 그건 사실이야..." 그는 잠시 고민에 빠졌다. 현실을 부정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다온의 말도 쉽게 버릴 수 없는 소중한 것이었다. 그는 잠시 고개를 숙이며 노아르와 다온 사이에서 갈등했다.
"자, 현실로 돌아와. 난 네가 도망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게 참 재미있거든," 노아르는 지안의 머릿속에서 끝없이 속삭였다. 그의 목소리는 점점 더 강렬해지며, 지안을 짓눌렀다. "네가 지금 하고 있는 건 도망일 뿐이야. 현실을 피할 수 없어. 결국 다시 나에게 돌아오겠지."
그러나 그 순간, 다온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다시 한 번 그의 마음속에 울려 퍼졌다. "지안, 넌 청포도에서 평화를 찾고 있어. 그 평화는 너 안에 있어. 노아르의 말에 휘둘리지 마."
지안은 노아르의 목소리와 다온의 목소리 사이에서 다시 한 번 갈등했다. 노아르는 그를 현실로 끌어내려 하고 있었지만, 다온은 그에게 내면의 평화를 찾으라고 속삭였다. 이 갈등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지안의 마음속에서는 현실과 이상이 충돌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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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다온과 지안의 이상한 계획

"좋아, 그럼 내가 말한 게 맞다면," 지안은 다온을 바라보며 말했다. "우리 고향으로 돌아가서 청포도를 따자고. 다온, 네가 말한 그 청포도밭에서 평화를 찾을 수 있다면, 진짜로 가서 따 보는 거야."
다온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럼 출발하자. 하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을걸?" 그녀는 장난스럽게 말했다. 지안은 다온의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알았다. 현실을 벗어나 청포도밭으로 가는 길은 결코 단순하지 않았다. 도시의 복잡함과 현실적인 문제들은 여전히 그의 앞길을 막고 있었기 때문이다.
"노아르가 분명 또 나타날 거야. 그놈은 내가 뭘 하든지 항상 끼어들지." 지안은 피곤한 표정으로 말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한 번쯤은 청포도를 따보고 싶어."
다온은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 한 번쯤은 해봐야지. 그게 너의 평화를 찾는 첫걸음이니까.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지금이야!"
지안은 다시 창밖을 바라보며 마음을 다잡았다. 그가 꿈꾸던 청포도밭은 그저 상상 속의 장소가 아니라, 이제는 그가 현실을 뛰어넘을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상징하고 있었다.
지안과 다온은 마침내 결정을 내렸다. 도시의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청포도밭으로 돌아가는 모험을 시작하기로 한 것이다. 그들의 계획은 사실 단순해 보였다. "청포도밭에 가서, 청포도를 따는 거야!"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쉬울까? 지안은 출발 전부터 의구심에 사로잡혔다.
"다온, 청포도밭이 정확히 어디 있는지 알아?" 지안은 다온을 바라보며 질문했다. 다온은 활짝 웃으며 대답했다. "물론이지! 네 마음속에 있어. 네가 그걸 잊지 않는 한, 어디서든 찾을 수 있어." 지안은 머리를 긁적이며 한숨을 쉬었다. 다온은 언제나 이렇게 추상적으로 말하곤 했다.
"그게... 그게 실질적인 답은 아니잖아, 다온." 지안은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우리가 갈 곳은 정확히 어디야? 지도를 찍을 수는 없잖아." 그러자 다온은 장난기 어린 표정으로 대답했다. "길이 네 마음속에 있지! 네가 걸으면 그게 바로 청포도밭으로 가는 길이 될 거야."
지안은 어이가 없다는 듯 웃음을 터트렸다. "그러니까 결국, 내 마음이 청포도밭을 만드는 거네? 그럼 난 맨날 집에서 청포도밭에 있을 수 있잖아?" 그는 다온의 엉뚱한 논리에 당황했지만, 그 속에서 뭔가 중요한 깨달음을 얻은 듯도 했다. 어쩌면 진짜 문제는 그가 마음속에서 이미 청포도밭을 포기하고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아, 일단 출발해 보자.” 지안은 결심했다. 다온이 그토록 자신만만하다면, 한번 믿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는 가벼운 마음으로 다온과 함께 청포도밭을 향한 상징적 여정을 시작했다.
그러나 출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예상치 못한 난관들이 지안을 기다리고 있었다. 첫 번째 문제는 도로였다. 고향으로 가는 길은 먼지투성이에 웅덩이로 가득했고, 지안은 순식간에 신발이 젖고 말았다. "이게 네가 말한 청포도밭으로 가는 길이냐?" 그는 젖은 발을 툭툭 털며 다온을 바라봤다.
하지만 다온은 전혀 개의치 않고 말했다. "당연하지! 이 길은 네가 원하는 방향으로만 나아가니까. 조금 지저분하긴 해도, 결국엔 청포도를 찾을 수 있을 거야." 지안은 다온의 말을 반신반의하면서도 어쩐지 그 말을 믿고 싶었다. 결국 중요한 건 길이 아니라, 그 길 끝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느냐였으니까.
하지만 길 위에서 또 다른 존재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바로 노아르였다. 그는 도시의 회색빛 연기로 변해 그들 앞에 나타났다. "청포도밭으로 간다고? 정말 웃기네. 현실도 제대로 못 챙기면서 무슨 이상을 찾겠다는 거야?" 노아르는 언제나처럼 냉소적인 말투로 그들을 비웃었다.
지안은 잠시 멈칫했다. 노아르의 말은 그에게 늘 무겁게 다가왔다. 현실을 무시할 수는 없었다. "내가 무슨 청포도밭에서 평화를 찾겠어? 그냥 현실을 살아가야지..." 그는 마음속에서 흔들리고 있었다. 그러나 다온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었다.
"노아르, 우린 네 말을 들을 필요 없어. 청포도밭은 현실 속에 있지 않더라도, 우리의 마음 속에 있어!" 다온은 단호하게 대답하며 지안의 팔을 끌었다. "가자, 지안! 넌 이미 청포도밭에 가까워졌어. 그걸 포기하지 마!"
지안은 다온의 말을 듣고 다시 결심을 굳혔다. 그는 노아르의 말에 흔들리지 않기로 했다. "그래, 청포도는 내 마음속에 있는 거야. 이 길이 얼마나 험하든, 난 계속 갈 거야." 그가 노아르를 지나쳐 발을 내딛자, 길 위에 마치 청포도밭의 향기가 느껴지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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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결정의 순간, 청포도를 따다

마침내, 지안과 다온은 청포도밭에 도착했다. 그곳은 상상 속 그대로였다. 푸른 들판에 가득 찬 청포도 나무들, 그리고 그 위로 부드럽게 불어오는 바람. 하지만 이 모든 것이 현실인지, 아니면 여전히 그의 상상 속인지는 분명치 않았다. 그러나 지안에게는 상관없었다. 그는 그 순간이 진짜로 느껴졌다.
"우리가 드디어 도착했어!" 다온은 기쁨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 그녀는 그동안의 모든 여정이 이 순간을 위한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지안은 주변을 둘러보며 깊은 숨을 내쉬었다. "청포도... 정말 여기에 있었네." 그는 다온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러나 바로 그때, 노아르가 다시 나타났다. "정말 청포도를 따겠다고? 너는 여기에 있으면서 현실에서 도망친 거야. 청포도는 그저 너의 상상 속에서나 있을 뿐이지." 노아르는 여전히 지안을 붙잡으려 했다. 그의 목소리는 이제 더욱 절박해졌다.
지안은 잠시 멈춰서 노아르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다온을 한 번 더 돌아보며 말했다. "맞아, 노아르. 너 말대로 청포도는 상상 속에 있을지도 몰라. 하지만 중요한 건, 내가 그 상상을 놓지 않으려 한다는 거야." 그는 천천히 손을 뻗어 청포도를 따기 시작했다. 그의 손끝에서 푸른 포도 송이가 부드럽게 떨어졌다.
그 순간, 노아르의 존재는 점점 희미해졌다. 그는 더 이상 지안을 붙잡을 수 없었다. 지안은 청포도를 한 입 베어 물며, 다온과 함께 자신이 이룬 작은 승리에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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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지안의 새로운 길

지안은 청포도를 따고 나서, 자신의 삶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더 이상 노아르의 말에 휘둘리지 않았다. "내가 원하는 건,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거였어." 지안은 이제 그것을 깨달았다. 그는 도시의 회색빛 현실 속에서도 자신의 마음속 청포도밭을 잃지 않기로 결심했다.
"이제 어떻게 할 거야?" 다온이 웃으며 물었다.
지안은 한참을 생각하다가 대답했다. "뭐, 일단 다시 현실로 돌아가야겠지. 하지만 이번엔 달라. 더 이상 도망치지 않을 거야. 내가 현실 속에서 청포도를 찾을 거야."
다온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게 바로 네가 찾던 답이었어. 네가 어느 곳에 있든, 네 마음속에는 청포도밭이 항상 있을 테니까."
지안은 새로운 다짐을 하며, 도시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 그가 더 이상 혼란 속에서 방황하지 않게 된 건 아니었지만, 이제는 자신의 내면에서 힘을 찾는 법을 알게 된 것이었다. 그리고 그 힘은 언제나 그에게 평화를 줄 것이다. 청포도는 그에게 영원한 상징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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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의 빛, 청포도를 향해

 
 
#ref.:
https://sosohantry.tistory.com/entry/Poem-이육사-청포도
  

Poem) 이육사, <청포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