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구나무의 날개> 1장: 내전의 그림자혼란은 갑작스러웠다.지우는 새벽부터 이어진 긴 진료를 마치고 병원의 낡은 복도를 걸어가고 있었다. 밖에서는 총성과 비명이 간헐적으로 들려왔고, 곳곳에서 타오르는 불빛이 병원 창문을 통해 붉게 스며들었다.외곽의 작은 병원이었지만, 난민들과 부상자들로 가득 찬 병원은 이미 통제 불가능한 상태였다. 의료진은 턱없이 부족했고, 들어오는 환자들은 하루가 다르게 늘어났다.“지우, 수술실 쪽 좀 도와줘!”간호사 민정이 절박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지우는 피로를 떨치고 달려갔다. 수술대 위에는 중년 남자가 심각한 총상을 입은 채 놓여 있었다.“지금 상태로는 수혈이 필수예요. 하지만…”민정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병원에는 수혈에 필요한 혈액이 거의 남아있지 않았다.“방법이 없으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