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행별곡(燕行別曲)>
원문:
연경(燕京)만리(萬里)예 / 륙샥(六朔)을 치(治行)야
지월(至月) 초삼일(初三日)의 / 북궐(北闕)의 하직(下直)고
갈 길을 도라보니, / 구름 밧긔 하일
군명(君命)이 지즁(至重)니, / 슈고(수고)를 혜아리랴 ?
모화관(慕華館) 사(査對)고 / 홍졔원(弘濟院) 드러오니,
서교(西郊)의 젼별(餞別) 졔, / 친귀(親舊) 만좨(滿座)로다.
삼공(三公)이 쥬벽(主壁)고 / 뉵죄(六罪) 버러안
쥬(酒杯)로 샹속(相續)야 / 원(遠行)을 위로(慰勞)니,
지친(至親) 졍경(情景)이 / 더옥 더 사오납다.
셔산(西山)이 진 후에 / 역마(驛馬)를 밧비 모라
벽졔관(碧蹄館) 적막(寂寞) / 대(大醉)코 너머드니,
연궐(燕闕) 단침(丹忱)의 / 가지록 로왜라.
파평관(坡平館) 슉쇼(宿所)고 / 임진강(臨津江) 건너와서셔
숑악산(松岳山) 보니, / 이거시 구되(舊都)로다.
만월(滿月臺)예 달만 고 / 선쥭교(善竹橋)의 졀(節)만 노파
쳥셕동(靑石洞) 험 길에 / 금쳔관(金川館) 계우 오니,
춍수(葱秀) 어드메오? / 동션령(洞仙嶺) 여긔로다.
쇼션(蘇仙) 젹벽(赤壁)을 / 이졔 와 다시 보니,
풍류(風流)도 거록샤, / 고젹(古蹟)이 방불(彷佛)다.
양관(生陽館) 말마(秣馬)고, / 숑관(栽松館) 도라드니,
슈(浿水)에 빙합(氷合) / 련광(練光) 어엿다.
긔(箕子)의 구봉(舊封)이오 / 팔조(八條)의 교민(敎民)인가?
셔관(西關) 쇄약(鎖鑰)이 / 이 히 거록다.
안쥬(安州)를 들어와셔 / 상누(百祥樓)를 올나보니,
쳥천강(淸川江) 건너 라 / 납쳥졍(納淸亭) 잠간 쉬니,
소쇄(瀟灑) 승상(勝狀)이 / 일(일배)의 다 드럿다.
경치(景致)도 죠커이와 / (行色)이 지리(支離)다.
의검졍(倚劍亭)의 칼을 집고, / 룡만관(龍灣館)의 드러가니,
압록강(鴨綠江) 작별시(作別時)예 / 풍셜(風雪)이 쟈 잇다.
소셔강(少西江) 지나셔 / 즁강(中江)을 건너 오니,
이거시 어듸메오? / 구련성(九連城)이 여긔로다.
몽고장(蒙古帳) 넓게 치고, 호표굴(虎豹窟)의 한둔(寒屯)니,
치음도 칩거니와 / 심(心事)도 이 업다.
동지(冬至)밤 계우 와 / 혈암(血巖)의 드러가니,
만상군관(灣上軍官) 장막 를 / 열품(熱風)에 거 노해.
잇틀을 노숙(露宿)고, / 봉황셩(鳳凰城)의 득달(得達)니,
안시셩(安市城)이 지쳑(咫尺)이오, / 문(柵門)이 예로고나.
인마(人馬)를 졍졔(整齊)야 / 참참이 헤여 갈 ,
회령령(會寧嶺) 계유 지나, / 쳥셕동(靑石洞) 너머드니,
그 아 뇨동(遼東)이 / 칠팔니(七八里)를 여러셰라.
탑(白塔)이 최외(崔嵬)니, / 이거시 화표쥬(華表柱)인가?
하(太子河) 둘너시니, / 연(燕太子)ㅣ 예 왓던가?
신셩(新城)도 조커니와 / 구셩이 거록다.
너른 벌 건넬 / 심양(瀋陽)을 드러가니,
두산(白頭山) 린 쥴기 / 이서시 쥬봉(主峰)일다.
셩곽(城郭)도 장려(壯麗)고 / 물화(物貨)더 은부(殷富)다.
영안교(永安橋) 지오며, / 의무려(醫巫閭)를 보니,
이 산 밧근 몽고ㅣ요, / 몽고 밧근 달(㺚子)ㅣ로다.
소항긔(小黃旗) 대항긔(大黃旗)를 / 죠반(朝飯站) 지와서,
일판문(一板門) 이도정(二道井)을 / 슛쇼(宿所)다혀 드러가니,
남(南海)를 겻 두고, / 십이산(十二山)이 버럿디,
대릉하(大凌河) 쇼릉하(小凌河) / 구뷔구뷔 둘너셰라.
송산(松山)이 어드메오? / 산(杏山)이 여긔로다.
홍군문(紅軍門) 뎐댱(戰場)의 / 골(白骨)도 하도 샤
풍진(風塵)을 무릅시고, / 녕원위(寧遠衛)를 드러오나,
죠슈(祖大壽) 셰훈업(四世勳業) / 냥루(兩牌褸)나도다.
홍포(紅袍) 옥교(玉橋)로 / 남(南海)예 들어가니,
졀의(節義)도 거록샤 / 셩명(姓名)이 그 뉘런고?
동관(東關)을 가려 두고, / 즁젼소(中前所)에 다르니,
오삼계(吳三桂)란 힌가? / 디셰(地勢)도 거록다.
팔니포(八里浦) 말마(秣馬)고, / 산관(山海館)을 라보니,
산형(山形)이 웅쟝(雄壯)고, / 분쳡(粉堞)이 만리(萬里)로다.
뎨(白帝子) 어 간고? / 몽념(夢念)의 헷슈괼다.
쥬근 역부(役夫)만컨 / 망부셕(望夫石)은 이 일.
텬하(天下) 제일관(第一館)을 / 거름의 드러 오니,
은구(銀鉤) 철삭(鐵削)이 / 니(李斯)의 글씨로다.
길 난 지 십일(四十日)애 / 무령현(撫寧縣)의 다르니,
챵녀현(昌黎縣)더 긔특(奇特)다. / 문필봉(文筆峰) 아
산셰(山勢)도 방벽(放辟)니, / 문쟝(文章)을 잉츌(仍出)가?
됴쥬(潮州) 팔쳔리를 / 블골표(佛骨表) 쟝일다.
영평부(永平府) 지나가셔 / 이제묘(夷齊廟)의 뎐알(展謁)니,
(百代) 쳥풍(淸風)이오, / 만고(萬古) 강상(綱常)이로다.
니참(里站)이 젼궐(前闕)고, / (行色)이 간초(艱楚)야
이제야 쇼(蘇州)와셔 / 어양교(漁陽橋)드러가니,
양귀비(楊貴妃)엇더 디, / 소샹(塑像)은 무 일고?
이 히 범연(凡然)랴? / 호하(滹沱河) 앏픠 잇다.
왕랑병(王郞兵)은 어듸 간고? / 한광무(漢光武)의 진젹(進跡)이라.
어와! 거록샤! / 통쥬(統州) 대도회(大都會)라.
대강(大江)을 둘너다기 / 지(太液池)로 인슈(引水)야
남경(南京) 소항쥬(蘇杭州)를 / 선로(船路)로 다 통(通)니,
물화(物貨) 퇴젹(堆積)고, / 인물(人物)도 거록다.
녀염(閭閻)이 년속(連續)야 / 십니(四十里)를 드러가니,
동악묘(東岳廟) 이거신가? / 어 예 짓던고?
각뎐(各殿)을 보려 면, / 로로셔 다 못 볼쇠.
황도(皇都)를 들녀 고, / 잠 쉬여 복(改服)니,
통관(通官輩) 젼도(前導)고, / 갑군(甲軍)이 후(後陪)로다.
졔화문(諸和門) 드리라 / 지화(祉和寺)의 뉴졉(留接)니,
삼각산(三角山) 졔일봉(第一峰)을 / 모로면 못볼노다.
만불뎐(萬佛殿)을 올 안져 / 황셩(皇城)을 구버보니,
장(壯)홈도 장(壯)시고, / 이 그르시 졍 크도다.
갑슐년(甲戌年) 샹원일(上元日)에 / 황극뎐(皇極殿)에 됴참(朝參)니,
명됴(明朝) 졔작(製作)인가? / 굉려(宏麗)홈도 굉려(宏麗)다.
방물(方物)을 쥰(遵査)고, / 문셔(文書)를 계유 챠
무건지 십일(四十日)에 / 오던 길노 도라드니,
젼뢰(前路)가 비록 머나, / 역(行役)을 니즐노다.
구련셩(九連城) 다시 와셔 / 통군졍(通軍亭) 라보니,
홍분(紅粉)을 시러 / 션(彩船)을 빗겨 잇고,
가국(家國)이 평(太平)니, / 평곡(太平曲)을 말닐쏘냐?
아희야! 잔(盞) 득 부어라. / 쟝일(長日醉)를 리라.
연행별곡(燕行別曲)의 현대어 해석:
연경(북경) 만 리 길을 여섯 달 동안 다녀왔네.
동짓달 초사흘에 궁궐에서 하직하고
갈 길을 돌아보니 구름 밖에 하늘뿐이네.
임금의 명령이 지중하니 수고로움을 헤아리랴?
모화관에서 사대하고 홍제원에 들어오니,
서교에서 전별할 때 친구들이 가득하네.
삼공이 주빈이 되고 육재가 벽을 이루어
술잔을 돌리며 먼 길 떠나는 나를 위로하니,
지친의 정경이 더욱 더 사랑스럽구나.
서산에 해가 진 후에 역마를 서둘러 몰아
벽제관 적막함에 취해 넘어가니,
연경의 단침이 점점 멀어져 가는구나.
파평관에서 묵고 임진강을 건너와서
송악산을 보니 이곳이 옛 도읍이로구나.
만월대에 달만 밝고 선죽교에 대나무만 늙었네.
청석동 험한 길에 금천관에 겨우 오니,
총수는 어디메오? 동선령이 여기로구나.
소선 적벽을 이제 와 다시 보니,
풍류도 거룩하고 고적이 방불하구나.
생양관에서 말을 먹이고 송관을 돌아드니,
대동강에 얼음 얼어 맑은 빛이 어여쁘구나.
기자의 옛 봉토요 팔조의 교화받은 백성인가?
서관의 자물쇠가 이 땅을 거룩하게 하는구나.
안주에 들어와서 백상루에 올라보니,
청천강 건너에는 납청정에 잠깐 쉬니,
소쇄한 경치가 한 눈에 다 들어오네.
경치도 좋거니와 행색이 지리하구나.
의검정에서 칼을 잡고 용만관에 들어가니,
압록강 작별할 때 풍설이 자욱하구나.
소서강을 지나서 중강을 건너오니,
이곳이 어디메오? 구련성이 여기로구나.
몽고장 넓게 치고 호랑이 표범 굴에 한둔하니,
추위도 춥거니와 심사도 이 없구나.
동지 밤 겨우 와서 혈암에 들어가니,
만상 군관 장막 틈에 열풍에 거적 날리네.
이틀을 노숙하고 봉황성에 도달하니,
안시성이 지척이요 목책문이 여기로구나.
인마를 정제하여 차례로 헤어질 때,
회령령 겨우 지나 청석동 넘어드니,
저 멀리 요동이 칠팔 리를 뻗어 있구나.
백탑이 우뚝 솟으니 이것이 화표주인가?
태자하가 둘러 있으니 연 태자가 여기 왔던가?
신성도 좋거니와 구성이 거룩하구나.
넓은 들판 건널 때 심양에 들어가니,
백두산 뻗은 줄기 여기가 주봉일세.
성곽도 장려하고 물화도 풍부하구나.
영안교를 지나며 의무려를 보니,
이 산 밖은 몽고요 몽고 밖은 달지로다.
소황기 대황기를 조반참에 지나서,
일판문 이도정을 숙소 삼아 들어가니,
남해를 곁에 두고 십이산이 벌여 있네.
대릉하 소릉하가 구비구비 둘러 있네.
송산이 어디메오? 행산이 여기로구나.
홍군문 전장에는 백골도 하도 많아.
풍진을 무릅쓰고 영원위에 들어오나,
조대수 사세 훈업 양패루나 되었구나.
홍포 옥교로 남해에 들어가니,
절의도 거룩하고 성명이 그 누구인고?
동관을 가려 두고 중전소에 다다르니,
오삼계란 말인가? 지세도 거룩하구나.
팔리포에서 말 먹이고 산해관을 바라보니,
산형이 웅장하고 분첩이 만 리로다.
백제자는 어디 갔나? 꿈속에 헛수고로다.
죽은 역부만큼이나 망부석은 이 뿐일세.
천하 제일관을 한 걸음에 들어오니,
은구 철삭이 이사의 글씨로다.
길 난 지 사십 일에 무령현에 다다르니,
창려현이 더욱 기특하다. 문필봉 높이 솟아
산세도 방벽인데 문장을 이어 낼까?
조주 팔천 리를 불골표 장식하네.
영평부 지나가서 이제묘에 전알하니,
백대의 청풍이요 만고의 강상이로다.
이참이 전궐하고 행색이 간고하여
이제야 소주 와서 어양교 들어가니,
양귀비 어떠한지 소상은 무엇인고?
이 땅이 범연할까? 호타하가 앞에 있네.
왕랑병은 어디 갔나? 한광무의 진적이라.
어와! 거룩하구나! 통주는 대도회로다.
대강을 둘러 다가 태액지로 물을 끌어
남경 소항주를 배길로 다 통하니,
물화가 쌓여 있고 인물도 거룩하다.
여염이 연속하여 사십 리를 들어가니,
동악묘가 이곳인가? 어느 때에 지었던고?
각전을 보려 하면 하루로는 다 못 보겠네.
황도를 들어가고 잠시 쉬어 옷을 갈아입으니,
통관배가 앞서 가고 갑군이 뒤따르네.
제화문 들어가서 지화사에 머무르니,
삼각산 제일봉을 모르면 못 볼 것을.
만불전에 올라앉아 황성을 굽어보니,
장함도 장하거니와 이 규모 정 크구나.
갑술년 상원일에 황극전에 조참하니,
명조의 제작인가? 굉려함도 굉려하다.
방물을 준사하고 문서를 거듭 차서
무건지 사십 일에 오던 길로 돌아오니,
전로가 비록 멀어도 행역을 잊으리라.
구련성 다시 와서 통군정 바라보니,
홍분을 가득 실어 채선을 비껴 있고,
가국이 태평하니 태평곡을 말하리라.
아이야! 잔에 가득 부어라. 장일취를 하리라.

# perspectives
연행별곡(燕行別曲)
연행별곡(燕行別曲)은 조선 시대에 중국 연경(燕京, 현재의 베이징)으로의 사행(使行) 여정을 담은 기행 가사입니다.
작품 개요
작자미상, <연행별곡(燕行別曲)>
창작 연대: 1694년(숙종 20년) 또는 1695년으로 추정됩니다1.
작품 구성 및 내용
연행별곡은 3단락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1:
- 서사(序詞): 여행 동기를 노래
- 본사(本詞): 모화관에서 출발하여 연경에 이르는 노정과 견문 기술
- 결사(結詞): 목적지에서 용무를 마치고 돌아옴을 표현
주요 경유지: 벽제, 송도, 안주, 압록강, 봉황성, 심양, 홍군문, 산해관, 이제묘, 동악묘 등1
작품의 의의
- 현전하는 연행계 사행가사 중 가장 오래된 작품으로 평가됩니다1.
- 홍순학의 「연행가(燕行歌)」보다 172년을 앞선 연행가사로서 역사적 가치가 있습니다4.
- 조선 후기 기행가사의 발전 과정을 보여주는 중요한 작품입니다.
작자 논란
작자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습니다:
역사적 및 문화적 배경
연행별곡은 조선과 청나라의 외교 관계를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입니다. 당시 조선의 사신들이 청나라 수도를 방문하며 겪은 경험과 관찰을 통해 17세기 말 동아시아의 정치, 문화적 상황을 엿볼 수 있습니다.
현대적 의의
연행별곡은 오늘날 한중 관계의 역사적 맥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며, 조선 시대 지식인들의 세계관과 문화 교류의 양상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 활용됩니다.
영향력 분석
연행별곡은 후대의 연행가사 창작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 작품을 시작으로 다양한 연행가사가 창작되었으며, 조선 후기 문학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 link:
2025.04.03 - [문학 (Literature)] - List) 기행가사 목록: 시대의 반영과 감정의 표현
List) 기행가사 목록: 시대의 반영과 감정의 표현
기행가사 목록 일부 :백광홍, , 1556년정철, , 1580년조우인, , 1617년경조우인, , 1623년경송주석, , 1675년작자미상, , 1694년박권, , 1695년노명선, , 1698년경권섭, , 1704년위세직, , 1707년 이전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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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f.:
http://www.davincimap.co.kr/davBase/Source/davSource.jsp?job=Body&SourID=SOUR001991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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