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
<역단>
#화로
방거죽에극한이와다앗다. 극한이방속을넘본다. 방안은견듼다. 나는독서의뜻과함께힘이든다. 화로를꽉쥐고집의집중을잡아땡기면유리창이움폭해지면서극한이혹처럼방을눌은다. 참다못하야화로는식고차겁기때문에나는적당스러운방안에서쩔쩔맨다. 어느바다에조수가미나보다. 잘다저진방바닥에서어머니가생기고어머니는내아픈데에서화로를떼여가지고부억으로나가신다. 나는겨우폭동을기억하는데내게서는억지로가지가돗는다. 두팔을벌리고유리창을가로막으면빨내방맹이가내등의더러운의상을뚜들긴다. 극한을걸커미는어머니―기적이다. 기침약처럼딱근딱근한화로를한아름담아가지고내체온우에올나스면독서는겁이나서근드박질을친다.
#아침
캄캄한공기를마시면폐에해롭다. 폐벽에끄름이앉는다. 밤새도록나는몸살을알른다. 밤은참많기도하드라. 실어내가기도하고실어들여오기도하고하다가이저버리고새벽이된다. 폐에도아침이켜진다. 밤사이에무엇이없어젔나살펴본다. 습관이도로와있다. 다만내치사한책장이여러장찢겼다. 초췌한결론우에아침햇살이자세히적힌다. 영원히그코없는밤은오지않을듯이.
#가정
문을압만잡아단여도않열리는것은안에생활이모자라는까닭이다. 밤이사나운꾸즈람으로나를졸른다. 나는우리집내문패앞레서여간성가신게아니다. 나는밤속에들어서서제웅처럼작구만감해간다. 식구야봉한창호어데라도한구석터노아다고내가수입되여들어가야하지않나. 집웅에서리가나리고뾰족한데는침처럼월광이무덨다. 우리집이알나보다그러고누가힘에겨운도장을찍나보다. 수명을헐어서전당잡히나보다. 나는그냥문고리에쇠사슬늘어지듯매여달렷다. 문을열려고안열리는문을열려고.
#역단
그이는백지우에다연필로한사람의운명을흐릿하게초를잡아놓았다. 이렇게홀홀한가. 돈과과거를거기다놓아두고잡답속으로몸을기입하야본다. 그러나거기는타인과약속된악수가있을뿐, 다행히공란을입어보면장광도맛지않고않들인다. 어떤븬터전을찾어가서실컨잠잣고있어본다. 배가압하들어온다. 괴로운발음을다생켜버린까닭이다. 간사한문서를때려주고또멱살을잡고끌고와보면그이도돈도없어지고피곤한과거가멀건이앉어있다. 여기다좌석을두어서는않된다고그사람은이로위치를파헤처놋는다. 비켜스는악취에허망과복수를느낀다. 그이는앉은자리에서그사람이평생을살아보는것을보고는살작달아나버렸다.
#행로
기침이난다. 공기속에공기를힘들여배앗하놋는다. 답답하게걸어가는길이내스토오리요기침해서찍는구두를심심한공기가주믈러서삭여버린다. 나는한장이나걸어서철로를건너질를적에그때누가내경로를듸듸는이가있다. 압흔것이비수에버어지면서철로와열십자로어얼린다. 나는문어지느라고기침을떨어트린다. 우슴소리가요란하게나드니자조하는표정우에독한잉크가끼언친다. 기침은사념우에그냥주저앉어서떠든다. 기가탁막힌다.
#perspectives
이상의 연작시 「역단」은 1936년 2월 『가톨릭청년』에 발표된 작품으로, 당시 이상의 개인적 삶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이 시는 다방 '제비' 등의 사업 실패와 금홍과의 연애 파국 이후 '신당리 버티고개밑 오동나뭇골 빈민굴'에서 본가 식구들과 함께 살아가던 이상의 경험을 여실히 그려내고 있습니다.
## 역사적 배경
1930년대 한국은 일제 강점기 하에 있었으며, 이상이 활동하던 시기는 식민 지배가 강화되던 때였습니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 속에서 이상은 자본주의 체제의 이면에 놓인 빈민촌의 현실을 근경에서 그려내고 있습니다.
## 시 분석
### 화로
이 시는 극한의 추위와 싸우는 화자의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방거죽에극한이와다앗다"라는 구절은 방 안으로 스며드는 추위를 표현합니다. 화로는 추위를 견디는 유일한 수단이지만, 그마저도 충분치 않아 화자는 "적당스러운방안에서쩔쩔맨다"고 묘사됩니다. 어머니의 등장은 따뜻함과 위안을 상징하며, "기적"으로 표현됩니다.
### 아침
이 시는 밤과 아침의 대비를 통해 희망과 갱생의 이미지를 그립니다. "캄캄한공기"와 "폐에끄름이앉는다"는 표현은 밤의 어둠과 고통을 나타냅니다. 그러나 "폐에도아침이켜진다"라는 구절에서 새로운 시작에 대한 기대가 드러납니다.
### 가정
이 시는 가정의 의미와 소속감에 대한 갈망을 표현합니다. "문을압만잡아단여도않열리는것"은 화자의 소외감을 나타냅니다. "나는그냥문고리에쇠사슬늘어지듯매여달렷다"라는 구절은 가정에 대한 화자의 절실한 욕구를 보여줍니다.
### 역단
이 시는 운명과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담고 있습니다. "백지우에다연필로한사람의운명을흐릿하게초를잡아놓았다"는 구절은 불확실한 미래를 암시합니다. "간사한문서"와 "피곤한과거"는 화자의 내적 갈등을 나타냅니다.
### 행로
이 시는 화자의 고통스러운 여정을 그립니다. "기침"은 화자의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상징합니다. "철로와열십자로어얼린다"는 표현은 화자의 삶이 위기에 처했음을 암시합니다.
#change
이상의 「역단」 연작시를 현대적인 변환
## 화로
방 가장자리에 극심한 추위가 스며들었습니다. 추위가 방 안을 엿보고 있습니다. 방 안은 간신히 버티고 있습니다. 나는 책을 읽으려 하지만 힘이 듭니다. 화로를 꽉 잡고 집중하려 하면, 유리창이 움츠러들며 추위가 혹처럼 방을 누릅니다. 참을 수 없어 화로마저 식어 차가워지자, 나는 적당히 따뜻한 방 안에서 안절부절못합니다. 어느 바다에 조수가 밀려오는 것 같습니다. 잘게 갈라진 방바닥에서 어머니가 나타나 내 아픈 곳에서 화로를 가져가 부엌으로 나가십니다. 나는 겨우 소동을 기억하는데, 내게서는 억지로 가지가 자랍니다. 두 팔을 벌려 유리창을 가로막으면 빨간 방망이가 내 등의 더러운 옷을 두들깁니다. 추위를 물리치는 어머니 - 기적입니다. 기침약처럼 따뜻한 화로를 한아름 안고 와 내 체온 위에 올려놓으면 독서는 겁을 먹고 도망갑니다.
## 아침
어두운 공기를 마시면 폐에 해롭습니다. 폐벽에 검은 그을음이 앉습니다. 밤새도록 나는 몸살을 앓았습니다. 밤은 참 길기도 했습니다. 무언가를 실어내기도 하고 실어들이기도 하다가 잊어버리고 새벽이 됩니다. 폐에도 아침이 밝아옵니다. 밤사이에 무엇이 없어졌나 살펴봅니다. 습관이 돌아와 있습니다. 다만 내 초라한 책장이 여러 장 찢겼습니다. 초췌한 결론 위에 아침 햇살이 자세히 적힙니다. 영원히 그 코 없는 밤은 오지 않을 것 같습니다.
## 가정
문을 아무리 잡아당겨도 열리지 않는 것은 안에 생활이 모자라기 때문입니다. 밤이 사나운 구름으로 나를 조릅니다. 나는 우리 집 문패 앞에서 여간 성가신 게 아닙니다. 나는 밤 속으로 들어서서 제웅처럼 자꾸만 감해갑니다. 식구야, 봉한 창호 어디라도 한 구석 터놓아 달라고, 내가 들어가야 하지 않나. 집 안에서 서리가 내리고 뾰족한 곳에는 침처럼 월광이 묻었습니다. 우리 집이 알아보나 봅니다. 그러고 누가 힘에 겨운 도장을 찍나 봅니다. 수명을 헐어서 전당 잡히나 봅니다. 나는 그냥 문고리에 쇠사슬 늘어지듯 매달렸습니다. 문을 열려고, 열리지 않는 문을 열려고.
## 역단
그 사람은 백지 위에 연필로 한 사람의 운명을 흐릿하게 초를 잡아놓았습니다. 이렇게 허전한가. 돈과 과거를 거기다 놓아두고 잡답 속으로 몸을 집어넣어 봅니다. 그러나 거기는 타인과 약속된 악수가 있을 뿐, 다행히 공란을 입어보면 장광도 맞지 않고 들이지 않습니다. 어떤 빈 터전을 찾아가서 실컷 잠자고 있어 봅니다. 배가 압박해 들어옵니다. 괴로운 발음을 다 삼켜버린 까닭입니다. 간사한 문서를 때려주고 또 멱살을 잡고 끌고 와보면 그 사람도 돈도 없어지고 피곤한 과거가 멀겋게 앉아있습니다. 여기다 좌석을 두어서는 안 된다고 그 사람은 이로 위치를 파헤쳐 놓습니다. 비켜서는 악취에 허망과 복수를 느낍니다. 그 사람은 앉은 자리에서 그 사람이 평생을 살아보는 것을 보고는 살짝 달아나 버렸습니다.
## 행로
기침이 납니다. 공기 속에 공기를 힘들여 빼앗아 놓습니다. 답답하게 걸어가는 길이 내 이야기요, 기침해서 찍는 구두를 심심한 공기가 주물러서 삭여버립니다. 나는 한 장이나 걸어서 철로를 건너질 때 그때 누가 내 경로를 뒤따르는 이가 있습니다. 앞선 것이 비수에 베어지면서 철로와 열십자로 얼어붙습니다. 나는 무너지느라고 기침을 떨어뜨립니다. 웃음소리가 요란하게 나더니 자조하는 표정 위에 독한 잉크가 끼얹힙니다. 기침은 사념 위에 그냥 주저앉아서 떠듭니다. 기가 막힙니다.
#link:
2024.12.26 - [글쓰기 (Writing)/짧은 이야기 (Short story with AI)] - Short story) 조커의 역단
#ref.:
https://ko.wikisource.org/wiki/%EC%97%AD%EB%8B%A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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