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무>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파르라니 깎은 머리
박사(薄紗) 고깔에 감추오고,
두 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빈 대(臺)에 황촉(黃燭)불이 말없이 녹는 밤에
오동(梧桐)잎 잎새마다 달이 지는데,
소매는 길어서 하늘은 넓고
돌아설 듯 날아가며 사뿐이 접어 올린 외씨버선이여.
까만 눈동자 살포시 들어
먼 하늘 한개 별빛에 모두오고,
복사꽃 고운 뺨에 아롱질 듯 두 방울이야
세사(世事)에 시달려도 번뇌(煩惱)는 별빛이라.
휘어져 감기우고 다시 접어 뻗는 손이,
깊은 마음 속 거룩한 합장(合掌)인 양하고,
이 밤사 귀또리도 지새우는 삼경(三更)인데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perspectives
조지훈의 시 "승무"는 한국 현대시의 대표작 중 하나로, 불교 무용인 승무를 통해 한국의 전통문화와 정신세계를 아름답게 표현한 작품입니다. 이 시를 통해 우리는 한국의 역사적 배경과 다양한 관점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 역사적 배경
"승무"가 쓰인 시기는 일제강점기 중반으로, 한국의 전통문화가 억압받던 시기였습니다. 이 시기에 조지훈은 한국의 전통 예술을 통해 민족의 정체성을 지키고자 했습니다. 승무라는 불교 의식무용을 소재로 선택한 것은 한국의 문화적 뿌리를 재확인하고 그 아름다움을 노래하고자 하는 의도였습니다.
## 당시 한국인의 관점
일제강점기 당시 한국인들에게 이 시는 민족의 정서와 미의식을 담은 작품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승무를 추는 무녀의 모습을 통해 한국인들은 억압된 현실 속에서도 잃지 않은 민족의 혼과 정신적 아름다움을 느꼈을 것입니다. 특히 "세사에 시달려도 번뇌는 별빛이라"라는 구절은 고난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한국인의 정신을 표현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현대 한국인의 관점
현대 한국인들에게 "승무"는 한국 전통문화의 아름다움을 재발견하게 하는 작품으로 여겨집니다. 현대화와 서구화가 진행된 오늘날, 이 시는 한국의 전통적 미의식과 정신세계를 되새기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한국어의 음악성과 리듬감을 잘 살린 시로 평가받아 문학적 가치도 높이 인정받고 있습니다.
## 현대 미국인의 관점
미국인들에게 "승무"는 한국의 전통문화와 불교적 요소를 담은 이국적인 작품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특히 승무라는 불교 의식무용을 통해 표현된 한국의 정신세계와 미의식은 동양 문화에 관심 있는 미국인들에게 흥미로운 탐구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시의 섬세한 이미지와 리듬감은 언어의 장벽을 넘어 보편적인 예술적 감동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 시 분석
"승무"는 승무를 추는 무녀의 모습을 통해 한국의 전통적 미와 정신세계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1. **시각적 이미지**: "얇은 사 하이얀 고깔", "파르라니 깎은 머리", "복사꽃 고운 뺨" 등의 표현을 통해 무녀의 아름다운 모습을 묘사합니다.
2. **청각적 이미지**: "귀또리도 지새우는 삼경"이라는 표현으로 고요한 밤의 분위기를 전달합니다.
3. **동적 이미지**: "돌아설 듯 날아가며", "휘어져 감기우고 다시 접어 뻗는 손"과 같은 표현으로 승무의 동작을 생생하게 표현합니다.
4. **상징**: "별빛"은 번뇌를 초월한 깨달음을, "합장"은 불교적 정신세계를 상징합니다.
5. **리듬감**: 3음보를 기본으로 한 리듬감 있는 시행은 승무의 춤사위를 연상시킵니다.
## 현대적 해석
현대어로 풀어쓴 "승무"의 일부:
하얀 얇은 비단으로 만든 고깔을 조심스레 접어 날개처럼 펼치네.
짧게 깎은 머리를 얇은 비단 고깔로 감추고,
두 볼에 흐르는 빛이 너무나 아름다워 서글프네.
빈 무대에 노란 촛불이 말없이 녹아내리는 밤,
오동나무 잎 하나하나에 달빛이 스며들 때,
긴 소매자락은 넓은 하늘을 향해 펼쳐지고,
날아갈 듯 돌아서며 사뿐히 들어 올린 버선발이여.
까만 눈동자를 살며시 들어 먼 하늘의 한 별을 바라보고,
복숭아꽃처럼 고운 뺨에 눈물 두 방울이 맺히네.
세상일에 시달려도 고뇌는 별빛처럼 맑고 아름답구나.
#link:
https://sosohantry.tistory.com/entry/Short-story-별빛-아래-나빌레라-–-다채로운-승무의-해탈
#ref.:
1939년 12월호 《문장(文章)》지에 발표
https://namu.wiki/w/%EC%8A%B9%EB%AC%B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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