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프롤로그: 고뇌의 막이 오르다 어스름이 깔린 늦은 오후, 지우는 텅 빈 연습실 거울 앞에 서 있었다. 커다란 거울에는 그동안 수많은 연습과 공연으로 익숙해진 자신의 모습이 비추고 있었지만, 이 순간만큼은 그 모습이 낯설게 느껴졌다. 그의 얼굴에는 강한 이목구비가 빛나고 있었고, 몸은 무수한 반복 연습으로 단련된 긴장감과 유연함을 동시에 담고 있었다. 현대무용과를 수석으로 졸업한 그는 곧바로 이름난 무용단에 스카우트되어 주역을 맡았다. 수많은 공연에서 찬사를 받으며 관객의 열광 속에 섰지만, 그의 내면에는 쉽게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갈채와 환호 속에서도 어쩐지 무언가가 빠져나간 듯한 느낌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이게 내가 정말 원하는 춤일까?” 지우는 거울 속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