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말의 서울은 늘 그렇듯 차가운 비를 품고 있었다. 하늘은 흐렸고, 공기는 습했다. 내일도 비가 온다고 했다. 나에게 내일은 두 가지로 중요한 날이다. 하나는 종합소득세 신고 마감일, 또 하나는 오랫동안 기다려온 투자 기회의 결단을 내릴 날이다. 둘 다 쉬운 일이 아니다. 세무사로서의 일이 마감이 다가올수록 정신없이 바빠지는 건 당연한 일이고, 투자자로서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일은 언제나 나를 망설이게 만든다.오늘도 사무실에 앉아 수없이 많은 서류를 처리하고 있었다. 자영업자들, 중소기업 고객들이 하나같이 불안해하며 세금 문제로 나를 찾는다. 그들의 불안감이 고스란히 나에게로 전달되었다. “이번에 세금이 왜 이렇게 많이 나온 거죠?” 같은 질문을 반복해 듣는 것도 익숙해졌지만, 그럼에도 내 일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