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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과 현대의 조화 2

Short story) 남도의 길을 걷는 나그네, 수미

# 1장: 서막 - 떠나는 수미 "아, 진짜 미치겠네."  수미는 휴대폰을 가방 깊숙이 집어넣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마지막으로 걸려온 전화는 회사 동료였다. 갑자기 사표를 던지고 떠난다는 그녀를 걱정하는 목소리였지만, 귀에는 그저 잔소리로만 들렸다. "수미야, 너 정말 괜찮은 거 맞아? 그래도 우리 회사가..." "아니, 전 정말 괜찮아요. 오히려 지금이 제일 좋네요." 마지막 통화를 끝내고 수미는 어깨에 걸친 낡은 배낭을 고쳐 맸다. 이 배낭은 대학생 때 산 것으로, 지난 10년간 옷장 구석에서 먼지만 뒤집어쓰고 있었다. 터미널에 도착하자 방송이 울려 퍼졌다. "남도행 버스 곧 출발합니다." 창가에 기대앉은 수미는 피식 웃었다. 사람들은 다들 미쳤다고 했다. 연봉 좋은 회사를 때려치우고, 남도의 시골길..

Short story) 오랑캐꽃의 빛, 세계를 비추다

1. 오랑캐꽃의 전설"할머니, 이 꽃은 왜 오랑캐꽃이에요?" 까만 눈동자를 반짝이며 일곱 살 한별이가 물었다. 소해 할머니는 텃밭 한켠에 피어있는 보랏빛 꽃을 바라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는 뒤뜰 평상에 앉아 있던 손자를 무릎에 앉혔다."옛날 옛적에, 우리 마을에 오랑캐들이 쳐들어왔단다. 그때 마을 사람들은 모두 도망쳤지. 하지만 한 소녀가 있었어. 그 소녀는 다리를 다쳐서 혼자 남겨질 수밖에 없었지."한별이는 할머니의 이야기에 푹 빠져들었다. 소해 할머니는 손자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이야기를 이어갔다."그런데 말이다, 그 소녀를 발견한 오랑캐 장수가 있었어. 누구나 그 장수를 무서워했지만, 그는 의외로 소녀를 돌봐주었단다. 전쟁이 끝나고 장수는 떠나면서 주머니에서 보랏빛 씨앗을 꺼내 소녀에게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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