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속의 꽃> 제1장. 눈이 내리던 그날겨울이 깊어가고 있었다. 하얗게 내린 눈은 거리를 고요하게 만들었지만, 이현수의 마음은 그 어느 때보다 요란했다. 철학 카페 ‘로고스’의 창문 밖, 바닥까지 길게 늘어진 커튼 사이로 흩날리는 눈발이 보였다. 그날의 기억은 너무 생생해서 마치 어제의 일처럼 그의 머릿속을 떠다녔다.“현수, 당신의 논리로는 이별을 해결할 수 없어.”그녀가 남긴 마지막 말은 그의 가슴에 깊은 틈을 남겼다. 최수진. 그녀는 평온하면서도 날카로운 목소리로 그렇게 말한 후, 그의 앞에서 떠났다. 아니, 정확히는 자신이 그의 뒤에 남겨졌다고 느꼈다. 눈발 속으로 걸어가던 그녀의 뒷모습은 흐릿해지다가 완전히 사라졌다.이현수는 철학자였다. 삶의 복잡한 감정을 논리의 언어로 분석하며, 이성을 통해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