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주가(勸酒歌)>
원문:
불로초(不老草)로 슐을 비져 만년(萬年盃)에 가득부어
잡으신 잔(盞)마다 비이다
남샨수(南山壽)를 이잔곳 잡으시면 만수무강(萬壽無疆)오리다
약산동(藥山東臺) 어즈러진바회 꽃을 꺽어 주(籌)를 노며
무진무진(無盡無塵) 잡으시오
인(人生)번 도라가면 뉘라잔(盞) 먹리
사랐실졔 이리노셰
년가사인인수(百年假使人人壽)라도 우락(憂樂)을 듕뷴미년(中分未百年)을
권(勸)젹에 잡으시오
우왈장홍문번쾌(羽曰壯士鴻門樊噲) 두치쥬(斗巵酒)을 능음(能飮)되
이슐잔(盞) 못먹었네 권(勸)젹에 잡으시오
권군진일쥬(勸君更進一盃酒)니 셔출양관무고인(西出陽關無故人)을
권(勸)젹에 잡으시오
만슈산만슈봉(萬壽山萬壽峯)에 만슈졍(萬壽井)이 잇더이다
그물노비즌슐을 만년쥬(萬年酒)라 더이다
진실(眞實)노 이잔곳 잡으시면 만슈무강(萬壽無疆)오리다
잡으시오 잡으시오 이슐잔(盞) 잡으시오
이슐잔 잡으시면 쳔만년(千萬年)이나 사오리다
이슐이슐이 아니라 무제승로반(漢武帝承露盤)에 이슬받은 것이오니
쓰나다나 잡으시오 권(勸)젹에 잡으시오
제것두고 아니먹으면 왕장군지고자(王將軍之庫子)이오니
약비아지박등(若飛蛾之撲燈)이며 사적자지입졍(似赤子之入井)이라
단불에 나븨몸이 아니먹고 무엇하리
살었실졔 이리노셰
명사십리당화(明沙十里海棠花) 꼿진다고 슬어마라
봄이오면 너는 다시 피려니와
가련(可憐)다 우리인생(人生) 뿌리없는 평초(萍草)로다
홍안발(紅顔白髮)이 졀노오니 긘들아니 셜단말가
약수동(藥水東臺) 여즈러진바회꽃을 꺽어
주(籌)을 노며 무궁무진(無窮無盡) 먹사이다
가일엽지편주(駕一葉之扁舟)야 거포준이상속(擧匏樽而相屬)이라
기부유어텬지(寄蜉蝣於天地)니 묘창해지일속(渺滄海之一粟)이라
애오생지슈유(哀吾生之須臾)고 션장강지무궁(羨長江之無窮)이라
협비선이오유(挾飛仙而遨遊)고 포명월이장종(抱明月而將終)이라
지불가호취득(知不可乎就得)일셰
새벽셔리찬바람에 외기럮이 슲이운다
임의 소식(消息) 바랏드니 창망(蒼茫) 구름밖에 뷔인소래뿐이로라
오동츄야(梧桐秋夜) 밝은에 임생각(生覺)이 새로워라
임도 나를 생각(生覺)는가
현대어 원본:
불로초(不老草)로 술을 빚어 만년배(萬年盃)에 가득 부어
잡으신 잔(盞)마다 비나이다
남산수(南山壽)를 이 잔 곳 잡으시면 만수무강(萬壽無疆)하오리다
약산동대(藥山東臺) 어지러진 바위 꽃을 꺾어 주(籌)를 놓으며
무진무진(無盡無盡) 잡으시오
인생(人生) 한 번 돌아가면 누가 잔(盞) 먹으리
살았을 제 이리 노세
백년가사인인수(百年假使人人壽)라도 우락(憂樂)을 중분미백년(中分未百年)을
권(勸)할 적에 잡으시오
우왈장사홍문번쾌(羽曰壯士鴻門樊噲) 두치주(斗巵酒)를 능히 마시되
이 술잔(盞) 못 먹었네 권(勸)할 적에 잡으시오
권군갱진일배주(勸君更進一盃酒)니 서출양관무고인(西出陽關無故人)을
권(勸)할 적에 잡으시오
만수산만수봉(萬壽山萬壽峯)에 만수정(萬壽井)이 있더이다
그 물로 빚은 술을 만년주(萬年酒)라 하더이다
진실(眞實)로 이 잔 곳 잡으시면 만수무강(萬壽無疆)하오리다
잡으시오 잡으시오 이 술잔(盞) 잡으시오
이 술잔 잡으시면 천만년(千萬年)이나 사오리다
이 술 이 술이 아니라 한무제승로반(漢武帝承露盤)에 이슬 받은 것이오니
쓰나 달거나 잡으시오 권(勸)할 적에 잡으시오
제 것 두고 아니 먹으면 왕장군지고자(王將軍之庫子)이오니
약비아지박등(若飛蛾之撲燈)이며 사적자지입정(似赤子之入井)이라
단불에 나비 몸이 아니 먹고 무엇하리
살았을 제 이리 노세
명사십리해당화(明沙十里海棠花) 꽃 진다고 슬퍼 마라
봄이 오면 너는 다시 피려니와
가련(可憐)하다 우리 인생(人生) 뿌리 없는 부평초(浮萍草)로다
홍안백발(紅顔白髮)이 절로 오니 어찌 아니 설단 말인가
약수동대(藥水東臺) 어지러진 바위꽃을 꺾어
주(籌)를 놓으며 무궁무진(無窮無盡) 먹사이다
가일엽지편주(駕一葉之扁舟)하야 거포준이상속(擧匏樽而相屬)이라
기부유어천지(寄蜉蝣於天地)니 묘창해지일속(渺滄海之一粟)이라
애오생지수유(哀吾生之須臾)하고 선장강지무궁(羨長江之無窮)이라
협비선이요유(挾飛仙而遨遊)하고 포명월이장종(抱明月而將終)이라
지불가호취득(知不可乎就得)일세
새벽서리 찬바람에 외기러기 슬피 운다
임의 소식(消息) 바랐더니 창망(蒼茫)한 구름 밖에 비인 소리뿐이로다
오동추야(梧桐秋夜) 밝은 달에 임 생각(生覺)이 새로워라
임도 나를 생각(生覺)하는가

#perspectives
시 분석 및 추가 정보
권주가는 12가사 중 하나로, 술을 권하며 만수무강을 기원하는 내용의 노래입니다1. 이 노래는 총 10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일정한 장단 없이 자유리듬으로 부릅니다3. 현재는 주로 제4장까지만 부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12.
구조와 특징
- 황종, 태주, 중려, 임종, 남려의 5음 음계로 구성
- 매우 느린 속도로 불림
- 장구 장단이 없는 불규칙한 박자로 자유롭게 부름10
주요 내용
- 술을 권하며 장수를 기원
- 인생의 덧없음과 현재의 즐거움 강조
- 중국 고사와 문학 작품 인용
역사적 맥락
권주가의 기원은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지만, 조선 중기에 문학 작품으로 창작되어 18세기 무렵 가사의 한 곡으로 자리 잡았다고 추정됩니다11. 현재 전승되는 권주가는 '신가' 또는 '현행가'라고 불립니다12.
현대적 의의
권주가는 한국의 전통적인 음주 문화를 반영하며, 술을 통해 인생의 덧없음과 현재의 즐거움을 강조합니다11. 이 노래는 우리에게 삶의 순간을 소중히 여기고 함께 즐기는 것의 중요성을 일깨워줍니다.
추가 정보
핵심 용어:
- 불로초(不老草): 불로장생의 약초
- 만년배(萬年盃): 만년 동안 사용할 술잔
- 남산수(南山壽): 남산처럼 오래 사는 것
- 만수무강(萬壽無疆): 오래 살고 건강한 것
황종, 태주, 중려, 임종, 남려란...
황종, 태주, 중려, 임종, 남려는 한국 전통음악에서 사용되는 5음 음계의 구성음입니다3910. 이 음들은 평조 선법을 이루는 기본 음들로, 각각의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 황종(黃鐘, Eb): 기본음으로, 5음 음계의 첫 번째 음입니다. 평조에서는 요성(떨어주는 것)을 하는 음입니다16.
- 태주(太簇, F): 황종 다음의 음으로, 황종으로 하행할 때 퇴성(끌어내리는 것)을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16.
- 중려(仲呂, Ab): 황종과 함께 중요한 구조적 역할을 하는 음으로, 특히 황종-중려 음정이 국악에서 심리적으로 가장 중요한 구조를 갖습니다14.
- 임종(林鐘, Bb): 계면조에서 중려로 하행할 때 퇴성을 하는 음입니다16.
- 남려(南呂, C): 임종으로 하행할 때 퇴성을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16.
이 5음은 평조 음악의 기본 구조를 이루며, 각 음의 특성과 그들 사이의 관계가 한국 전통음악의 독특한 선율과 정서를 만들어냅니다316. 현대 국악에서는 이 5음 음계를 기본으로 하되, 때에 따라 협종과 무역 등의 음이 추가로 사용되기도 합니다20.
한국 전통음악에서 사용되는 12율(十二律)은 다음과 같습니다:
- 황종(黃鐘, Eb): 기본음으로, 5음 음계의 첫 번째 음입니다.
- 대려(大呂, E): 황종 다음의 반음 위 음입니다.
- 태주(太簇, F): 대려 다음의 온음 위 음입니다.
- 협종(夾鐘, F#/Gb): 태주 다음의 반음 위 음입니다.
- 고선(姑洗, G): 협종 다음의 반음 위 음입니다.
- 중려(仲呂, Ab): 고선 다음의 온음 위 음입니다.
- 유빈(蕤賓, A): 중려 다음의 온음 위 음입니다.
- 임종(林鐘, Bb): 유빈 다음의 반음 위 음입니다.
- 이칙(夷則, B): 임종 다음의 반음 위 음입니다.
- 남려(南呂, C): 이칙 다음의 반음 위 음입니다.
- 무역(無射, C#/Db): 남려 다음의 반음 위 음입니다.
- 응종(應鐘, D): 무역 다음의 반음 위 음입니다.
이 12율은 한 옥타브를 이루며, 각 음은 특정한 역할과 의미를 가집니다. 예를 들어, 황종은 평조에서 요성(떨어주는 것)을 하는 음이고, 임종은 계면조에서 중려로 하행할 때 퇴성(끌어내리는 것)을 하는 음입니다12.
현재 대부분의 한국 전통음악은 이 중 5음(황종, 중려, 임종, 남려, 무역)을 주로 사용하는 5음 음계를 기반으로 합니다. 그러나 시대와 장르에 따라 사용되는 음의 수와 구성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79.
특히 주목할 점은 18세기 말부터 19세기 초 사이에 많은 음악이 5음 음계에서 3음 또는 4음 음계로 변화했다는 것입니다. 이는 음악의 발전과 변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특징입니다9.
#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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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st) 십이가사는 무엇인가요? (조선 선비들의 정서와 자연을 담은 12곡의 서정적 노래)
12가사의 정의와 특징12가사는 조선시대에 발달한 가사문학을 바탕으로 한 음악 형식으로, 현재 12곡이 전승되고 있습니다. 이 곡들은 주로 한문시형, 가사체 문장, 민요풍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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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
http://www.davincimap.co.kr/davBase/Source/davSource.jsp?Job=Intro&SourID=SOUR001541
https://www.gugak.go.kr/ency/topic/view/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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