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 <모닥불>
원문:
<모닥불>
새끼오리도 헌신짝도 소똥도 갓신창도 개니빠디도 너울쪽도 집검불도 가락닢도 머리카락도 헌겁조각도 막대꼬치도 기와장도 닭의 짗도 개털억도 타는 모닥불
재당도 초시도 문장(門長)늙은이도 더부살이아이도 새사위도 갖사둔도 나그네도 주인도 할아버지도 손자도 붓장사도 땜쟁이도 큰개도 강아지도 모두 모닥불을 쪼인다
모달불은 어려서 우리 할아버지가 어미아비 없는 서러운 아이로 불상하니도 몽둥발이가 된 슳븐 력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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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어 변환 시도:
<모닥불>
새끼줄도, 버려진 신발도, 소똥도, 신발 밑창도, 개 이빨도, 널빤지 조각도, 짚불도, 마른 나뭇잎도, 머리카락도, 낡은 천 조각도, 막대기도, 깨진 기와장도, 닭 깃털도, 개 털도 모두 모닥불에 탄다.
육촌도, 초시(과거시험에 합격한 사람)도, 집안 어른도, 남의 집에서 사는 아이도, 새로 들어온 사위도, 새 사돈도, 나그네도, 주인도, 할아버지도, 손자도, 붓 파는 장사꾼도, 땜장이도, 큰 개도, 강아지도 모두 모닥불을 쬔다.
모닥불에는 어릴 적 우리 할아버지가 부모 없는 불쌍한 아이로, 가엾게도 몽둥이처럼 홀로 남아 살아온 슬픈 역사가 있다.
# perspectives

작가와 작품 분석
작가의 삶
백석(白石, 1912~1995)은 평안북도 정주 출신으로, 본명은 백기행(白夔行)입니다. 1930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그 모(母)와 아들」이 당선되며 문단에 데뷔했고, 일제강점기라는 격동의 시대를 살아가면서도 우리말과 토속적 정서를 지키려 했던 대표적인 시인입니다. 그의 작품들은 농촌과 민중, 그리고 민족의 아픔을 담담하면서도 따뜻하게 그려냅니다13.
작품의 정서, 상황, 시대적 배경
「모닥불」은 1936년 시집 『사슴』에 실린 작품으로, 일제강점기 농촌의 겨울 풍경을 배경으로 합니다. 시인은 모닥불을 중심으로 하찮고 버려진 것들, 그리고 신분과 나이, 지위가 다른 사람들이 둘러앉아 온기를 나누는 모습을 그립니다. 이 장면은 공동체의 평등과 화합, 그리고 소외된 이들의 연대를 상징합니다. 마지막 연에서는 '어미아비 없는 서러운 아이'였던 할아버지의 슬픈 역사를 통해, 개인의 고통과 민족의 아픈 역사를 동시에 암시합니다. 이처럼 시는 따뜻함과 슬픔, 공동체와 소외의 양면성을 동시에 담고 있습니다234.
작품의 흥미로운 뒷이야기
이 시는 표준어가 아닌 방언, 사투리, 토속어를 과감하게 사용해 향토적 정서를 강조합니다. '모닥불'이라는 소재는 실제로 농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지만, 시인은 이를 통해 민족의 운명과 공동체 의식을 상징적으로 드러냅니다. 또한, 시의 형식은 산문시적 어조와 열거법, 반복적 표현을 통해 운율과 리듬을 만들어내며, 전통적인 시조의 형식을 계승한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246.
영향력 분석
이 작품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
「모닥불」은 하찮은 것들이 모여 따뜻한 불길을 이루고, 다양한 사람들이 차별 없이 온기를 나누는 모습을 통해, 평등과 공동체의 소중함을 일깨워줍니다. 각자의 처지와 신분, 가치와 무가치의 경계를 넘어 모두가 함께 어울릴 때 비로소 진정한 온기와 위로가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또한, 개인의 아픔과 민족의 슬픈 역사를 함께 기억하며, 서로를 위로하고 연대하는 삶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234.
사람들이 자주 묻는 질문 선정 및 답변 제공
Q) 「모닥불」에서 모닥불은 무엇을 상징하나요?
A) 모닥불은 하찮고 버려진 것들이 모여 타오르며, 신분과 나이, 가치의 구분 없이 모두를 따뜻하게 해주는 공동체의 상징입니다. 동시에, 모닥불은 우리 민족의 아픈 역사와 개인의 슬픈 삶까지도 포용하는 이타적이고 평등한 세계를 상징합니다234.
용어 및 배경 설명
핵심 용어 및 어려운 용어 설명
- 새끼오리: 새끼줄(‘오리’는 ‘올’의 평안도 방언)
- 헌신짝: 버려진 신발
- 갓신창: 부서진 갓에서 나온 끈 또는 가죽신의 밑창
- 개니빠디: 개의 이빨
- 너울쪽: 널빤지 조각
- 집검불: 짚으로 만든 불쏘시개
- 가락닢: 가랑잎(마른 나뭇잎)
- 헌겁조각: 낡은 천 조각
- 막대꼬치: 막대기
- 닭의 짗: 닭의 깃털
- 개털억: 개의 털
- 재당: 재종, 육촌
- 초시: 초시(科試)에 합격한 사람, 또는 늙은 양반
- 문장늙은이: 한 문중에서 제일 위인 사람
- 더부살이아이: 남의 집에서 더부살이하는 아이
- 갖사둔: 새 사돈
- 몽둥발이: 딸려 있던 것이 다 떨어져 몸뚱이만 남은 물건
# link:
# ref.: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1624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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