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왕 고딩의 좌충우돌 투자일기>
"야, 너 주식으로 돈 벌었다며? 비결이 뭐야?"
친구 민수의 질문에 나는 피식 웃었다. 그래, 지금은 학교에서 '주식왕'이라고 불리지만, 1년 전만 해도 나는 그저 평범한 고등학생일 뿐이었다. 아니, 어쩌면 평범하지도 않았을지도 모른다. '투자 바보'라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일 거다.
"너희에게 들려줄 이야기가 있어."
나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
"그게 말이야, 작년 이맘때쯤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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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고3이었던 나는 대학입시에 지쳐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TV에서 주식으로 대박 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게 되었고, '나도 한번 해볼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엔 정말 신나게 시작했다. 부모님께 용돈을 모아 100만원을 만들어 투자를 시작했는데, 어찌나 운이 좋던지 2주 만에 150만원이 되었다. 나는 그 순간 나 자신이 천재 투자자라도 된 것 같은 착각에 빠졌다.
"와, 대박이다! 이거 진짜 쉽네!"
하지만 그때 내가 얼마나 큰 착각을 하고 있었는지 몰랐다. 리스크라는 게 뭔지도 모른 채 무작정 돈을 쏟아부었다.
그렇게 한 달, 내 계좌 잔고는 80만원으로 줄어들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식은땀이 흘렀다. '이대로 다 잃는 건 아니겠지?'라는 두려움이 엄습했다.
"아냐, 분명 다시 오를 거야. 지금 팔면 손해잖아?"
그렇게 자기합리화를 하며 버텼지만, 상황은 점점 더 나빠졌다. 50만원, 30만원, 그리고 마지막 10만원.
나는 절망에 빠졌다. 밤마다 식은땀을 흘리며 잠에서 깼고, 학교에서도 집중할 수 없었다. 부모님께 어떻게 말씀드려야 할지, 대학은 어떻게 가야 할지... 모든 게 캄캄했다.
그때, 우연히 도서관에서 '가치투자의 정석'이라는 책을 발견했다. 절박한 마음에 책을 펼쳤고, 그 안에서 워렌 버핏의 말을 읽게 되었다.
"썰물일 때만 누가 벌거벗고 수영하는지 알 수 있다."
그 순간, 번뜩 깨달음이 왔다. 나는 그동안 리스크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가격과 가치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한 채 무작정 달려들었던 것이다.
그날부터 나는 미친 듯이 공부했다. 주식에 대해, 리스크에 대해, 가치 투자에 대해. 밤을 새워가며 공부했고, 끊임없이 분석했다.
"리스크를 인식하라."
"가격과 가치의 관계를 파악하라."
"과도한 낙관을 경계하라."
이 세 가지를 가슴에 새기고, 나는 다시 도전했다. 이번엔 달랐다. 모든 투자에 신중을 기했고, 리스크를 철저히 분석했다.
처음엔 더디게 올랐다. 하지만 꾸준했다. 10만원이 15만원이 되고, 20만원, 30만원...
6개월이 지나자 드디어 100만원을 회복했다. 그때의 기쁨이란!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하지만 나는 예전처럼 들뜨지 않았다. 오히려 더 냉철해졌다.
"리스크 프리미엄을 높이자. 기회 손실에 대한 집착은 버리자."
그렇게 1년. 나의 100만원은 300만원이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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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너 지금 얼마나 벌었어?"
민수의 질문에 나는 빙그레 웃었다.
"글쎄, 그건 중요하지 않아. 중요한 건 내가 배운 교훈이야."
친구들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리스크를 인식하는 것, 그게 바로 진정한 투자의 시작이야.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야. 앞으로 우리는 더 많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될 거야. 그때마다 리스크를 잘 파악하고, 가치 있는 선택을 하는 게 중요해."
친구들의 눈이 반짝였다. 나는 웃으며 말을 이었다.
"그리고 기억해. 우리 모두는 지금 인생이라는 가장 큰 투자를 하고 있는 거야. 우리의 시간과 열정을 투자하고 있지. 그러니 현명하게, 그리고 용기 있게 도전하자고!"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며 환하게 웃었다.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내가 겪은 모든 시련과 실패, 그리고 성공이 이렇게 값진 교훈이 되어 친구들과 나누게 될 줄은 몰랐다고.
"자, 이제 우리 함께 인생 투자에 성공해보자!"
우리의 웃음소리가 교실에 가득 퍼졌다. 그 순간만큼은 우리 모두가 인생의 승자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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