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나는 연구소 창가에 서서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빽빽한 도심 속에서 하늘은 늘 작고 좁았다. 하늘을 가로막는 건물이 많아서일까, 아니면 내가 더 이상 하늘을 제대로 보지 못할 만큼 바빠서일까. 반도체 기술의 최첨단을 달리고 있다는 자부심은 있었지만, 그 자부심의 이면에는 늘 무언가가 걸려 있었다."윤하 씨, 새로운 프로젝트 회의가 곧 시작합니다."비서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창밖에서 시선을 돌렸다. 프로젝트 이름은 ‘그린칩’. 기술 혁신과 환경 보호를 동시에 이룬다는 목표 아래 회사에서 대대적으로 준비한 야심 찬 계획이었다. 말은 그럴듯했지만, 실제로 그 목표를 이루는 건 쉽지 않았다.회의실에 들어가자 사람들은 이미 자리에 앉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