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Literature)/한국 시 (Korean Poetry)

Poem) 백석, <고향>: 타향에서 만난 따뜻한 고향의 정

sosohantry 2025. 5. 6. 12:00
반응형

백석, <고향>

원문:
<고향>

나는 북관에 혼자 앓어 누어서
어늬 아츰 의원을 뵈이었다
의원은 여래같은 상을 하고 관공의 수염을 들이워서
먼 녯적 어늬 나라 신선같은데
새끼손톱 길게 도은 손을 내어
묵묵하니 한참 맥을 잡드니
문득 물어 고향이 어데냐 한다
평안도 정주라는 곧이라 한즉
그렇면 아무개 씨 고향이란다
그렇게 아무개 씨-ㄹ 아느냐 한즉
의원은 빙긋이 우슴을 띄고
막역지간이라며 수염을 쓰ᇎ다
나는 아버지로 섬기는 이라 한즉
의원은 또다시 넌즛이 웃고
말없이 팔을 잡어 맥을 보는데
손길은 따스하고 부드러워
고향도 아버지도 아버지의 친구도 다 있었다.


 

---

현대어 변환 시도:

<고향>


나는 북관에 혼자 앓아 누워서
어느 아침 의사를 만났다
의사는 여래 같은 모습을 하고 관우의 수염을 기르고 있어서
먼 옛날 어느 나라 신선 같은데
새끼손톱 길게 다듬은 손을 내어
묵묵히 한참 맥을 짚더니
문득 물어 고향이 어디냐 한다
평안도 정주라는 곳이라 하자
그렇다면 아무개 씨 고향이라 한다
그렇게 아무개 씨를 아느냐 하자
의사는 빙긋이 미소를 띠고
막역지간이라며 수염을 쓰다듬는다
나는 아버지로 섬기는 이라 하자
의사는 또다시 은근히 웃고
말없이 팔을 잡아 맥을 보는데
손길은 따뜻하고 부드러워
고향도 아버지도 아버지의 친구도 다 있었다.

 


물빛 수채화 풍으로 그려진 이 그림은 병상에 누운 청년과 그의 맥을 짚는 한복 차림의 노의원을 묘사한다. 창문을 통해 부드러운 햇살이 들어오고, 의원은 온화한 미소를 띤 채 청년의 손목을 부드럽게 잡고 있으며, 두 사람 사이에 따뜻하고 조용한 정서가 흐른다.
고향

 

# perspectives

 

작가와 작품 분석

 

작가의 삶
백석(본명: 백기행, 1912~1996)은 평안북도 정주에서 태어나 일제강점기라는 격동의 시대를 살았습니다. 그는 오산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일본 유학을 다녀온 뒤, 1935년 조선일보에 등단하며 시인으로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백석은 고향과 민족의 정서를 깊이 노래한 시인으로, 일제강점기에도 친일시를 쓰지 않고 우리말과 방언, 토속적 정서를 지키려 노력했습니다1395.

 

작품의 정서, 상황, 시대적 배경
<고향>은 타향(북관)에서 병든 몸으로 외롭게 지내던 화자가 의원을 만나면서 시작됩니다. 의원과의 우연한 대화에서 ‘고향’과 ‘아버지’를 매개로 인간적 유대와 따뜻함을 느끼게 됩니다. 이 시는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적 배경 속에서, 고향과 공동체에 대한 상실감과 그리움을 담고 있습니다. 고향은 단순한 출생지가 아니라 가족, 공동체적 유대, 따스한 정이 깃든 공간으로 그려집니다2312.

 

작품의 흥미로운 뒷이야기
백석의 고향 정주(定州)는 실제 그의 출생지로, 평생 그리워했던 곳입니다. 그는 고향의 방언과 풍물을 시에 적극적으로 사용했는데, 이는 일제의 민족 말살 정책에 대한 문화적 저항이기도 했습니다. <고향>은 1938년 <삼천리문학> 2호에 발표된 작품으로, 실제로 백석이 타향에서 느꼈던 외로움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반영되어 있습니다57.

 

영향력 분석

 

이 작품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
<고향>은 고향과 가족, 그리고 인간적 유대의 소중함을 일깨워줍니다. 타지에서 외로움과 고통을 겪는 상황에서도, 작은 인연과 따뜻한 정이 곧 고향의 위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 시는 현대인에게도 공동체적 연대와 정서적 치유의 가치를 다시 생각하게 만듭니다21012.

 

이 작품에게 영향을 받은 분야

  • 한국 현대시에서 ‘고향’과 ‘향토적 정서’를 다루는 전통
  • 지역 방언과 토속어를 활용한 문학적 실험
  • 민족 정체성과 공동체 의식의 문학적 표현51115

 

사람들이 자주 묻는 질문 선정 및 답변 제공
Q) 백석의 <고향>에서 ‘고향’은 단순한 공간인가요?
A) 아닙니다. 이 시에서 고향은 단순한 지리적 공간이 아니라, 가족, 공동체, 인간적 유대, 그리고 정서적 위안이 모두 어우러진 상징적 공간입니다. 타지에서 만난 따뜻한 손길을 통해 화자는 고향의 정과 아버지, 그리고 공동체적 유대를 다시 느끼게 됩니다712.

 

용어 및 배경 설명

  • 북관(北關): 만주와 가까운 북쪽 지방, 타향을 의미함.
  • 의원(醫員): 한의사, 당시 시골에서 흔히 볼 수 있던 의사.
  • 여래(如來): 부처를 뜻하는 말, 자애롭고 인자한 인상을 묘사.
  • 관공(關公): 삼국지의 관우, 긴 수염으로 유명한 인물. 의원의 인상 묘사에 사용됨.
  • 막역지간(莫逆之間): 허물이 없는 아주 가까운 사이.
  • 정주(定州): 평안북도에 위치한 백석의 고향.

 

시 제목의 의미 및 한자 설명

  • 고향(故鄕)
    • ‘고(故)’: 예전, 옛날, 돌아갈 곳
    • ‘향(鄕)’: 마을, 고을, 고향
    • 즉, ‘고향’은 태어나고 자란 곳, 마음의 뿌리이자 그리움의 대상임을 뜻합니다.


# link:

 

 

 

# ref.: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1624368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