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rt story) 주기에 주의를 기울여라 – 투자와 인생의 파도를 타다

<주기에 주의를 기울여라 – 투자와 인생의 파도를 타다>

 

“주식이 이렇게 무서울 줄은 몰랐지.”

처음 주식 시장에 뛰어들었을 때, 난 세상을 내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작은 돈으로 시작했지만, 곧 거대한 성공이 뒤따를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 내 손에 남은 것은 땀에 젖은 스마트폰과, 끝없이 하락하는 그래프뿐이었다. 숨을 고르고, 내가 이 게임에서 무엇을 놓쳤는지 천천히 되짚어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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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주식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인터넷에서 우연히 본 “10대 주식 천재의 성공기”라는 글 때문이었다. 그 천재 소년은 마치 게임을 하듯 돈을 굴리며 거대한 수익을 올렸고, 나는 그에게 매료되었다. ‘나도 할 수 있겠지.’ 할머니가 생일에 주신 용돈과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을 들고 주식 시장에 발을 들였다.

처음엔 모든 게 순조로웠다. 운이 좋았다. 주식 커뮤니티에서는 서로의 성공담을 자랑하며, 작은 수익에도 열광하는 투자자들로 가득했다. 나도 그 대열에 섰고, 마치 내 손끝에서 돈이 자라나는 것만 같았다. 그때부터 나는 매일 밤 차트를 보며 잠들었다. 더 오르겠지? 더 오를 거야. 나쁜 소식은 들리지 않았고, 경제는 번영으로 가는 듯했다.

“모두가 돈을 벌고 있어. 이 기회를 놓치면 안 돼.” 친구들도, 선생님도, 심지어 동네 가게 사장님도 나와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금융기관들은 대출을 쉽게 해주고, 자본을 늘리며 시장 점유율을 경쟁적으로 넓혀가고 있었다. 금리는 점점 낮아졌고, 대출 조건도 완화되었다. 사람들은 더 많은 자본을 쉽게 빌렸고, 그 돈은 다시 시장에 쏟아졌다. 그 누구도 리스크를 두려워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그 거품은 오래가지 않았다. 나는 어느 날 갑작스러운 하락을 마주하게 되었다. 차트는 하루아침에 무너졌다. 자산이 날아가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사람들은 하나둘씩 돈을 빼기 시작했고, 주식 커뮤니티도 점차 침묵에 휩싸였다. 그때 깨달았다. 이건 단순한 조정이 아니었다. 이것은 버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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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블의 붕괴는 순식간이었다. 내가 투자한 주식들은 곤두박질쳤고, 금융기관들도 대출 회수에 나섰다. 그전까지 넉넉히 빌려주던 돈이 이제는 그리 쉽게 나오지 않았다. 금리는 상승했고, 대출 조건은 엄격해졌다. 이제는 대출을 받으려면 철저한 신용 검사를 통과해야만 했다. 돈이 돌지 않으니 기업들은 자금난에 빠졌고, 그중 일부는 파산했다. 내가 투자한 기업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나는 그들의 몰락을 지켜보며 무력감을 느꼈다. 마치 내가 한없이 깊은 바다에 빠져드는 느낌이었다.

이때 석현이가 해줬던 말이 떠올랐다. “모든 것엔 주기가 있어. 오를 때가 있으면 내려갈 때도 있는 법이지. 넌 그걸 봐야 해.” 그 말이 그제서야 머릿속에 맴돌았다. 나는 그동안 너무 들떠 있었다. 성공의 순간에 취해, 그 반대편에 도사리고 있는 하락의 그림자를 전혀 보지 못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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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 날, 내 방 책상 위에 놓인 책 한 권이 나를 끌어당겼다. 더푸드랩이었다. 요리책이라 별 관심 없이 집어 들었지만, 책을 읽다 보니 요리와 투자, 그리고 인생이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리는 재료를 준비하고, 불의 세기를 조절하고, 충분히 기다리는 과정이었다. 급하게 불을 세게 하면 음식이 타버리듯, 투자도 성급하면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 나는 주식에서 그리 실패한 이유가 바로 그 성급함 때문임을 깨달았다.

그 후로 나는 채권과 상품 투자에도 눈을 돌렸다. 채권은 주식보다 안전하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나는 마음의 안정감을 찾고 싶었다. 채권에 투자했을 때는 마치 잔잔한 호수에 떠 있는 것 같았다. 큰 폭의 수익은 없었지만, 비교적 예측 가능한 흐름에 안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안정성 뒤에 숨어 있는 그 '지루함'이 나를 다시 위험한 길로 이끌었다.

나는 더 큰 수익을 기대하며 원유와 금에 투자했다. 상품 시장은 주식과는 또 다른 세계였다. 원유 가격은 국제 정치와 경제에 따라 춤을 췄고, 금은 세계 경제가 불안정할 때마다 급등했다. 나는 그 변동성에 다시 한 번 빠져들었다. 하지만 곧바로 똑같은 문제가 나타났다. 단기적으로 이익을 봤을 때는 좋았지만, 그 뒤엔 항상 손실이 따라왔다. 결국, 이 역시 주기의 일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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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시금 석현이의 조언을 떠올렸다. “주기를 기억해. 사람들은 주기를 잊었을 때 가장 큰 실수를 해.” 그 말은 단순한 투자 조언이 아니었다. 나와 같은 사람들이 주기를 망각하고 욕심을 낼 때, 그것이 바로 실패의 씨앗이었다. 나는 실패를 통해서야 그 말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됐다. 버블은 경제 번영이라는 허울 아래 사람들의 욕심이 키우고, 그 버블이 터지면 남는 건 좌절뿐이었다.

그때 나는 또 하나의 책, 어른의 어휘일력 365를 읽으면서 투자의 주기뿐 아니라, 언어와 감정에도 주기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사람들과의 대화에서도, 인생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감정과 말도 너무 서두르면 오해를 낳고, 잘못된 타이밍에 큰 실수를 하게 된다. 언어의 주기처럼, 투자의 주기도 마찬가지였다. 타이밍이 중요한데, 나는 그 타이밍을 항상 놓쳤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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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나는 다시 차트를 보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르다. 예전처럼 급등하는 그래프에 흥분하거나, 하락하는 그래프에 좌절하지 않는다. 주식, 채권, 상품을 모두 경험해 본 나는 이제 모든 것에 주기가 있다는 것을 충분히 이해하게 됐다. 때로는 급등하는 순간도 있고, 때로는 바닥을 칠 때도 있다. 중요한 것은 그 주기를 받아들이고, 준비하며 기다리는 것이다.

석현이가 했던 말처럼, 주기를 잊는 순간이야말로 가장 큰 기회를 잡을 수 있는 때다. 나는 이제 그 기회를 잡기 위해 준비가 되어 있다. 투자와 인생 모두, 결국 주기의 흐름 속에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배웠으니까.

 

투자와 인생의 파도를 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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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sosohantry.tistory.com/entry/Book-투자에-대한-생각-주기에-주의를-기울여라

Book) 투자에 대한 생각 - 주기에 주의를 기울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