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47

Short story) 히든페이스의 비밀

나는 집에서 나오는 순간부터, 내가 무슨 이유로 숲을 걷고 있는지 생각하고 있었다. 어쩌면 단순히 벗어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수능이 이제 한 달도 남지 않았다는 사실이 내 머릿속을 꽉 채우고 있었으니까. 모의고사가 끝난 후 며칠 동안은 숨이 막힐 듯한 압박 속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나는 왜 이토록 평범할까? 왜 특별하지 못할까?** 같은 고민이 매일같이 머리를 짓눌렀다. 오늘은 더 이상 못 참겠다는 생각에 숲으로 나왔다. 익숙한 산책로를 걸으며 마음이 조금이라도 가벼워지기를 바랐지만, 기분은 한층 더 무거워질 뿐이었다. 왜인지 알 수 없었다. 걷던 길이 점점 낯설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나뭇잎이 흔들리는 소리가 귀에 크게 울려 퍼졌고, 나무들 사이로 어둠이 짙어졌다. 그 순간, 누군가 내 앞을 막아섰..

Poem)김영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5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네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ref.:1934년 4월, 《문학》3호에 발표https://ko.wikisource.org/wiki/%EC%98%81%EB%9E%91%EC%8B%9C%EC%A7%91/%EB%AA%A8%EB%9E%80%EC%9D%B4_%ED%94%BC%EA%B8%B0%EA%B9%8C%EC%A7%80..

Q) 인덕션 자동소화장치 필요한가요?

주거용 자동소화장치 일단 설치하세요. 왜냐고요? 당신과 가족의 안전을 위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준을 알고 싶다면 아래 사항을 참고해 주세요.행정규칙입니다. (현재 기준 2024.10.15)소화기구 및 자동소화장치의 화재안전기준(NFSC 101)[시행 2018. 11. 19.] [소방청고시 제2018-14호, 2018. 11. 19., 일부개정]~ 제3조(정의) 이 기준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4. "자동소화장치"란 소화약제를 자동으로 방사하는 고정된 소화장치로서 법 제36조 또는 제39조에 따라 형식승인이나 성능인증을 받은 유효설치 범위(설계방호체적, 최대설치높이, 방호면적 등을 말한다) 이내에 설치하여 소화하는 다음 각 목의 것을 말한다. 가. "주거용 주방자동소화장치"란 ..

Inbox/Q&A Inbox 2024.10.15

Poem) 홍사용, <나는 왕이로소이다>

나는 왕이로소이다> 나는 왕이로소이다. 나는 왕이로소이다. 어머님의 가장 어여쁜 아들, 나는 왕이로소이다. 가장 가난한 농군의 아들로서…….그러나 시왕전(十王殿)에서도 쫓기어 난 눈물의 왕이로소이다. “맨 처음으로 내가 너에게 준 것이 무엇이냐?” 이렇게 어머니께서 물으시며는“맨 처음으로 어머니께 받은 것은 사랑이었지요마는 그것은 눈물이더이다” 하겠나이다. 다른 것도 많지요마는…….“맨 처음으로 네가 나에게 한 말이 무엇이냐?” 이렇게 어머니께서 물으시며는“맨 처음으로 어머니께 드린 말씀은 ‘젖 주셔요’ 하는 그 소리였지마는, 그것은 ‘으아!’하는 울음이었나이다” 하겠나이다. 다른 말씀도 많지요마는……. 이것은 노상 왕에게 들리어 주신 어머니의 말씀인데요.왕이 처음으로 이 세상에 올 때에는 어머니의 흘리..

Short story) When That Day Comes

I’ve always been the quiet one. I didn’t really care what people thought of me. Every morning, I’d look in the mirror, see my brown, messy hair, and think, "What’s going to be different today?" The answer was always the same: "Nothing."That day didn’t seem any different either. I slung my backpack over my shoulder and headed to school. It was fall, and the leaves had turned a brilliant red, but ..

Short story) 종로의 요리사

서울의 겨울은 잔인했다. 차가운 바람이 얼굴을 찌를 듯 날카롭게 불어오고, 그 얼어붙은 공기는 마치 내가 사는 이 시대의 고통을 그대로 담아내는 것 같았다. 종로 한복판에 자리 잡은 내 작은 식당 '대정식당'. 이름은 거창하지만, 내 마음은 결코 이 식당을 사랑할 수 없었다. 내가 요리를 내놓는 사람들은 조선의 땅을 짓밟는 자들이었으니까. 오늘도 어김없이 일본 관리들이 들어섰다. 그들의 얼굴은 언제나처럼 거만하고, 그들이 나를 볼 때마다 눈에는 그 특유의 비웃음이 서려 있었다. 나는 익숙하게 허리를 굽혔다. 속으로는 삼켜야 할 말들이 줄줄이 떠올랐지만, 입 밖으로 내지 않았다. 이곳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침묵이 나를 보호해줄 유일한 무기였다.  하지만 그 침묵의 뒤엔 다른 무기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저..

Poem) 심훈,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면은삼각산(三角山)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한강(漢江)물이 뒤집혀 용솟음칠 그날이,이 목숨이 끊지기 전에 와 주기만 하량이면,나는 밤하늘에 날으는 까마귀와 같이종로(鍾路)의 인경(人磬)을 머리로 드리받아 울리오리다,두개골(頭蓋骨)은 깨어져 산산(散散)조각이 나도기뻐서 죽사오매 오히려 무슨 한(恨)이 남으오리까. 그날이 와서 오오 그날이 와서육조(六曹) 앞 넓은 길을 울며 뛰며 딩굴어도그래도 넘치는 기쁨에 가슴이 미어질 듯 하거던든드는 칼로 이 몸의 가죽이라도 벗겨서커다란 북(鼓)을 만들어 둘처메고는여러분의 행렬(行列)에 앞장을 서오리다,우렁찬 그 소리를 한 번이라도 듣기만 하면그 자리에 꺼꾸러져도 눈을 감겠소이다   #ref.:1930년https://ko.wikisource.o..

Short story) The Hunt for the Undervalued Stock

Tyler sat in the back of his high school economics class, tapping his pencil against his notebook. His friends were all half-asleep, but Tyler’s mind was racing. He wasn’t thinking about what to get for lunch or which game to watch after school. He was thinking about stocks. Specifically, undervalued stocks—those forgotten gems just waiting for someone smart enough to pick them up.The teacher dr..

Short story) 저가 매수 대상을 찾아라 - 내 인생의 첫 투자, 그리고 마지막 야구 경기

오늘도 난 여느 때와 다름없이 증권사 사무실에 앉아 모니터를 응시하고 있다. 화면 속 숫자들이 끊임없이 움직이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문득 10년 전 고등학교 시절이 떠오른다. 그때의 나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 투자는커녕 돈 관리도 제대로 못하던 평범한 고등학생이었지. 하지만 그때의 경험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날은 평범한 주말이었다. 친구 영호가 갑자기 전화를 걸어왔다. "야, 민수야! 오늘 저녁에 LG랑 삼성 경기 보러 갈래?" 솔직히 야구에 대해서는 1도 모르는 상태였다. 하지만 그날따라 왠지 모르게 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래, 가자. 근데 난 야구 룰도 잘 모르는데..." "괜찮아! 내가 다 설명해줄게. 그리고 야구장 분위기는 진짜 끝내준다고!" 야구장에..